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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vs G19, 기후변화·자유무역 ‘함부르크 힘겨루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예상 밖의 다정한 악수에 놀란 듯 재미있는 표정을 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17일 미국 백악관에서 회동할 때는 메르켈 총리의 악수 요청을 거부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이날 정상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AP뉴시스


제12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7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개막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0%,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G20의 정상들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상호 연계된 세계 구축(Shaping an Interconnected World)’이라는 주제 아래 무역과 기후변화,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참석한 이번 G20 회의는 그와 반(反)트럼프 진영의 격전장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하고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결정했다. 반면 나머지 19개국 정상들은 자유무역과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G20 회의가 ‘19대 1의 싸움’이라는 전망마저 나왔다.

G20 정상들이 현안을 놓고 첨예하게 맞붙은 가운데 만장일치로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무역과 관련해서는 “시장 개방을 유지하고 보호주의를 배격하되, 모든 불공정한 통상 관행에 단호하게 맞선다”는 지난 5월 이탈리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수준의 공동선언문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공동선언문 초안에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미국의 기후협정 탈퇴 결정을 주목한다’는 문구와 ‘미국은 세계의 접근법에 헌신한다’는 문구가 함께 들어갔다.

이번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정상들과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놓고서도 이견을 노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대중 연설을 갖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증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문제는 과연 서방이 생존하려는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과 유럽의 이익을 대변하겠다”고 맞붙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G20 회의 개막에 앞서 정상회담을 갖고 ‘묵직한 악수’를 나눴다. 두 정상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비롯해 무역, 기후변화, 우크라이나, 중동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과 시리아 내전, 우크라이나 사태 등 온갖 악재로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함부르크에서 짧게라도 보자”고 매달려 미·일 정상회담 일정을 잡았다고 산케이신문은 보도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독일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이번 회의에 G20 정상 중 유일하게 불참했다. 앞서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장관은 사우디 등 수니파 국가의 카타르 단교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함부르크 시내에서는 G20 반대 시위대가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 주최 측은 “G20이 기아, 전쟁 등 지옥 같은 상황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 ‘스트롱맨’의 방문 소식에 시위는 과격하게 변했다. 시위대는 돌과 유리병을 던졌고, 경찰은 최루액과 물대포를 쐈다. 이 과정에서 수백명이 부상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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