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나는 슈틸리케와 달라… 남은 두 경기 무조건 이긴다”

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긴장된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의) 남은 두 경기에서 잘못 되면 질타를 달게 받겠지만 그 전까지는 많이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뉴시스


“나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과 스타일이 다르다. 소속 리그를 불문하고 나의 축구에 맞는 선수들을 뽑아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무조건 꺾겠다.”

‘독이 든 성배’를 받아든 신태용(47)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취임 일성은 비장했다. 그는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축구가 힘든 시기에 감독을 맡아 영광스럽다”며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이 한 몸 불사르겠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남은 두 경기에 올인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신 감독은 우선 무능한 리더십과 소통 부재로 최근 경질된 슈틸리케 전 감독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슈틸리케 전 감독은 경기에 못 나가면 뽑지 않겠다고 했는데, 나는 ‘신태용 축구’에 적합하다면 경기에 못 나가더라도 발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슈틸리케 전 감독이 중용했던 선수를 나도 중용한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해외파라고 무조건 뽑히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최상의 경기력과 컨디션을 보유한 선수들을 발탁하겠다”고 덧붙였다. 일찌감치 슈틸리케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신 감독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지난달 끝난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공격 축구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리우올림픽과 U-20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각각 8강과 16강에 올려놓았지만 조금은 아쉬운 성적이었다. 공격에 비해 수비가 허술했기 때문이었다.

신 감독은 두 대회에서 수비가 불안했다는 지적을 받고 “올림픽과 U-20 월드컵을 거치며 좀 더 조심스러워졌다”며 “이번엔 1대 0으로 이기는 한이 있더라도 무실점 경기를 하겠다. 안정적으로 가면서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두 대회에선 수비 자원이 한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젠 최고의 선수들을 뽑아서 하기 때문에 수비 조직력만 다듬으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재 대표팀은 ‘에이스’ 손흥민과 ‘캡틴’ 기성용의 수술로 비상이 걸려 있다. 신 감독은 “최근 두 선수와 통화했다. 이들의 재활 상황을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며 “둘이 이란전에 출장하지 못한다면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을 뽑아 내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소속팀에서는 잘하는데 대표팀에 오면 왜 못하냐는 얘기가 많은데, 내가 따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전과 다른 움직임이나 활용법이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승점 13점을 쌓아 2위에 올라 있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바짝 쫓기고 있다.

신 감독은 다음 달 28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소집훈련을 한다. 이어 31일 이란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9차전을,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 원정 최종전을 치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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