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과 삶] 블루 오션

동해 바다


어린시절 내륙 지방에서 나고 자란 탓에 중학교 1학년이 돼서야 처음으로 바다를 보았다. 미술대회에 참가하느라 읍내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2시간 넘게 걸려 도착한 곳이 바로 마산 앞바다였다. 책에서나 봤던 바다를 대면하던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수평선이 선명하게 펼쳐진 바다는 가슴 뛰는 충격 그 자체였다. 바야흐로 7월에 들어서면서 남쪽지방부터 차례로 해수욕장이 개장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바다는 역시 여름이 제격이다.

지구 표면의 70%를 바다가 차지하고 있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대기와 바다 때문에 푸른 보석처럼 빛난다. 물은 그 자체로 색깔이 없지만, 깊이를 더할수록 파란색을 띤다. 일상에서 보는 물체 대부분은 햇빛이나 조명의 가시광선 일부를 흡수하고 나머지를 반사한다. 반사한 색이 물체색이다. 무지개색 가시광선 중에서 파장이 긴 빨강이나 보라는 물속에서 쉽게 산란한다. 깊은 물에 들어가서도 잘 흩어지지 않는 파랑 파장이 물 입자에 반사하면서 바다는 파랗게 보인다. 그러나 침전물이 많은 서해, 해조류가 많은 홍해, 해저 침전물이 떠오른 흑해, 플랑크톤이 풍부한 제주도 초록 바다와 같이 성분이나 생물에 따라서 바다색은 차이가 난다.

블루오션은 경쟁이 없거나 미약한 분야로, 혁신을 통해 독자적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시장이란 의미로 활용한다. 푸른색 이미지와 통한다. 반대로 경쟁 업체의 기존 고객을 빼앗아야 하는 산업을 레드오션이라 부른다. 뜨거운 경쟁이 붉은색과 어울린다. 블루오션이 어찌 기업만의 문제이겠는가. 개인 역시 자신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바다로 나아가야 한다. 어차피 경쟁의 굴레를 못벗어나는 현대인은 자기만의 능력을 발휘해야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올여름에는 파란 물결 넘실대는 바닷가에서 나 자신의 블루오션이 어디인가를 모색해볼 참이다.

성기혁(경복대 교수·시각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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