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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터널버스 ‘세기의 발명품’서 ‘희대의 사기극’으로

만성적인 교통난의 해결사로 주목받았던 중국의 터널버스 ‘바톄’가 철거를 앞두고 허베이성 친황다오시에 위치한 시범트랙에 방치돼 있다. 아래 사진은 시범트랙이 봉쇄된 모습. 중국청년보


한때 미국 타임지가 ‘세계 50대 발명품’으로 꼽았던 중국의 터널버스 ‘바톄(巴鐵)’ 프로젝트가 희대의 사기극으로 막을 내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 사업이 투자자를 유인하는 미끼로 이용됐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5일 중국청년보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공안 당국은 불법 자금을 조달한 혐의로 바톄 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 등을 수사해 바이즈밍(47) 대표 등 관계자 32명을 지난주 체포했다.

바이즈밍 대표는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화잉카이라이’를 설립해 지난해 말 바톄 프로젝트 투자금 명목으로 수백억원의 자금을 불법 유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터널버스는 2010년 올해의 50대 발명품으로 선정됐으나 이후 잠잠하다 지난해 5월 국제과학기술박람회에서 바이즈밍이 터널버스 특허권을 쑹모씨로부터 5억 위안(약 840억원)에 양도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급부상했다. 당시 중국 인민일보도 ‘중국 제조업이 또 세계를 정복했다: 공중버스’라는 보도를 내보낼 정도였다.

이어 지난해 8월 초 300m 시범트랙에서 버스가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터널버스는 길이 22m의 차체 아래가 뚫려있어 일반 차량이 동시에 운행할 수 있다.

그러나 시범 운행 후 중국 언론들은 교차로를 운행하는 게 불가능하고, 회전 시 차체 아래의 차량들이 갇히는 데다 차체와 수많은 승객의 무게 등을 감안하면 하중을 견디기 힘들다는 등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 당국은 결국 투자 자금을 모으기 위한 사기로 보고 이 프로젝트 전반을 수사해 왔다. 중국 허베이성 친황다오시에 위치한 터널버스 시범트랙은 해체 수순에 들어갔고, 프로젝트는 사실상 폐기됐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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