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앞으로 크고 작은 선물보따리 보내주자”… 다음 카드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가운데 검은색 복장)이 4일 실시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4형’ 발사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국방과학원과 군 관계자들로 추정된다. 촬영 장소와 시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4형’을 미국에 보내는 ‘선물 보따리’라고 칭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은) 우리에게서 받은 선물 보따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할 것 같다.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를 자주 보내주자”고 말했다. 또 다른 ICBM급 미사일 발사나 6차 핵실험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선 북한이 다음 ‘도발 카드’로 꺼내들 무기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ICBM급 미사일로 예상된다. 최근 북한은 액체연료 엔진과 고체연료 엔진을 각각 사용해 비슷한 성능의 미사일을 개발하는 ‘투 트랙’ 전략을 취해 왔다. 북한은 지난 5월 1주일 간격으로 액체연료 미사일 ‘화성 12형’과 고체연료 미사일 ‘북극성 2형’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 처음 선보인 미사일을 하나씩 시험발사해 왔다. 당시 공개된 ICBM급 미사일은 2종이다. 이 중 이동식발사대(TEL)에 실린 미사일이 화성 14형일 것으로 추정된다. 트레일러에 탑재돼 있던 다른 미사일은 고체연료 엔진을 실은 ‘북극성’ 계열 ICBM급 미사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5일 “북한이 지난 열병식에 등장했던 ICBM 2종 중 아직 등장하지 않은 고체연료 엔진 ICBM, 일명 ‘북극성 3형’을 시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이 ICBM 완성이나 실전배치를 주장하지 않는 점을 보면 추가로 화성 14형을 발사할 수도 있다”고 했다.

고체연료 엔진은 연료를 충전한 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발사 전 연료주입 절차가 필요한 액체연료 엔진보다 준비시간이 짧아 도발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기 더 어렵다.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 ICBM까지 획득한다면 더욱 은밀하고 신속하게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2015년 5월 SLBM을 처음 쏘아올린 뒤 수차례 시험발사한 사실이 확인됐으나 지난해 8월 이후에는 별다른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다. ‘노동’과 ‘스커드’ 등 구형 미사일 개량 작업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스커드-ER 계열에 카나드(보조날개)를 달아 정확성을 높인 개량형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그 사례다.

가장 강도 높은 북한의 도발은 6차 핵실험이다. 북한은 ICBM 시험발사 성공 직후 충격파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핵실험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단정적으로 말하기 힘들지만 국가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