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삼성중공업에서 크레인이 붕괴하면서 9명의 사망자와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아직도 산업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산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산업재해는 한 사람의 노동자만이 아니라 가족과 동료의 삶, 지역공동체까지 파괴하는 사회적 재난이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안전에 대한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산업·생활안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3∼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제50회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 행사를 열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함께 지키는 안전보건, 함께 만드는 행복미래’를 슬로건으로 국제심포지엄, 국제안전보건 전시회, 안전보건 세미나, 안전보건 우수사례 발표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됐다. 안전연극, 안전특집 강연회, 안전보건 UCC 공모전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사업장에서 안전관리 업무를 하는 이희경(27)씨는 “매년 새로운 보호장구와 장치를 살펴보기 위해 전시장을 찾는다”며 “올해는 3D나 4D 안전체험 시설이 다양하게 있어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3일 열린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정부의 최우선 가치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어떤 것도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산업안전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선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다양한 정보 교류도 이뤄졌다. 안전보건 관련 기관과 기업체 관계자가 참석하는 세미나가 35회 열렸고, 안전보건 우수사례 발표대회도 16회 개최됐다. 국제안전보건전시회에서는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산업현장 안전장비들이 선보였다.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안전보건 체험부스도 설치돼 방문객들은 산업재해의 위험성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올해는 많은 시민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전연극과 전시회 등 일부 행사가 야간에도 진행된다. 이영순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의 급격한 진전을 반영해 안전보건 교육에도 VR, 증강현실(AR) 기술을 도입했다”며 “앞으로 근로자의 집중력과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가상체험형 콘텐츠를 확대·개발해 안전보건교육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안전보건 강조주간 행사는 올해로 50회를 맞았다. 국민들에게 안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산업재해 예방 문화를 확산시켜 건강한 일터를 만드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사진·글=이병주 기자 ds5ec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