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모술에서 사실상 패퇴했다.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은 IS가 수도로 선포한 시리아 라카와 더불어 IS의 최대 근거지로, 이번 패배로 IS 세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군은 이날 오후 알누리 대모스크(사원)를 완전히 탈환한 뒤 모술 탈환 작전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라흐야 라술 이라크군 대변인은 “허구의 국가(fictitious state)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2014년 6월 29일 알누리 대모스크를 점령한 뒤 이곳에서 칼리프 국가 수립을 선포했다. 정확히 3년 만에 IS를 물리친 것이다.

IS는 지난 21일 12세기에 축조된 세계적 문화유산인 알누리 대모스크와 이 모스크의 상징인 기울어진 미나렛(첨탑)을 파괴했다.

이라크가 주축이 된 연합군은 지난해 10월 IS의 숨통을 죌 최대 군사작전인 모술 탈환전에 돌입했다. 지난 8개월간 지속된 공세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IS는 최근 서부 구시가지에서 최후의 저항을 펼쳤다. 자살 폭탄테러를 벌이는가 하면 주민을 인간방패 삼아 이라크군의 공세를 버텼다. 유독가스를 살포했고 학살을 자행했다. 이라크군은 며칠 안에 시가지 전투가 완전히 끝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술은 이라크 내 IS 퇴치의 최종 관문이다. 2014년 6월 점령 이후 라카와 함께 IS의 양대 축으로 기능했다. IS는 지난 3년간 모술에서 법원과 학교를 설립했고, 화폐를 발행하고 세금을 거둬 운영자금을 모았다. 모술 일대의 풍부한 유전은 IS의 돈줄 역할을 했다. 경제 수도로 불린 모술을 빼앗기면서 IS는 사실상 이라크에서 기반을 상실했다.

여기에 IS는 이번 패배로 군수물자를 실어 나를 보급로를 상실하면서 라카마저 내줄 위기에 처해 있다. 중동 지역에서 지지기반을 잃은 IS가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에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무차별적인 소프트타깃 테러를 자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