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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부채 사상 최대… 中 가계빚 ‘시한폭탄’

신흥국을 중심으로 부채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세계 금융위기 재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가 28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전 세계 부채총액은 약 217조 달러(약 24경7054조원)로 추산됐다. 이는 전 세계 각국의 명목기준 국내총생산(GDP)을 모두 합친 총액의 327%에 육박하는 막대한 규모다.

IIF는 “(국가별·산업별) 부채 부담이 균등하게 배분되지 않았다”면서 “일부 국가와 업종에서는 자기자본 대비 차입 비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확인됐지만, 다른 한편(주로 신흥국)에서는 여전히 부채를 큰 폭으로 늘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선진국 경제에서는 부채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신흥국에서는 부채비율이 평균 5%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민간 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5조7000억 달러(약 6497조원) 줄어든 97조7000억 달러(약 11경1368조원)를 기록하며 꾸준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반면 중국과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의 총 부채는 같은 기간 9000억 달러(약 1026조원) 늘어난 23조6000억 달러(약 2경6915조원)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가계 부채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국가 경제에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1분기 중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4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신흥시장 평균인 35%를 훨씬 웃돈다.

신흥국이 깔고 앉은 막대한 빚더미에 대해 IIF는 “부채가 누적된 국가들의 경우 장기 경제성장률에 역풍을 맞게 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금융 안정성에 대한 위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엄중한 현실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발언을 무색하게 만든다. 옐런 의장은 27일 니콜라스 스턴 브리티시아카데미 회장과의 대담에서 “연준이 금융위기에서 교훈을 얻어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킨 결과, 은행들의 재무 구조가 매우 좋아졌다”면서 “우리 생애에 또 다른 금융위기가 다시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옐런 의장의 발언이 시기상조였다고 지적한다. 투자그룹 ING의 카스텐 브르제스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미 CNBC에 “높은 부채 수준은 부채 위기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아시아와 신흥국 경제의 부채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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