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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美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가전 공장 세운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가전 공장을 짓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춰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첫 번째 사례다.

삼성전자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뉴베리 카운티에 가전 공장을 설립한다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삼성전자 가전사업을 이끄는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3년 전부터 현지 생산 공장 설립을 검토해 왔고 여러 후보지를 비교한 끝에 뉴베리 카운티를 최종 낙점했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장 설립 협상을 진행했다. 뉴베리 카운티는 지역 내 숙련된 인재, 발달된 공급망, 운송망 인프라, 지역사회와 기업 간의 원활한 파트너십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의 뉴베리 카운티 공장은 미국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의 공장을 인수해 리모델링하는 것이다. 총 투자 규모는 약 3억8000만 달러(4350억원)이며, 예상 고용 인력은 950명 수준이다.

공장 가동은 내년 초쯤으로 예상된다. 공장을 새로 지을 필요 없이 내부에 생산설비만 갖추면 되기 때문에 시간이 단축되는 것이다. 만드는 제품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세탁기가 될 전망이다.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대부분의 라인업을 이 공장에서 만들어 미국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향후 생산 품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가전 공장 설립을 계기로 미국 가전시장에서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가전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7.3%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세탁기의 경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 장벽에 부딪혀 미래가 불투명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내 공장 설립 압박이 더해지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하지만 이번 공장 설립으로 보호무역주의와 관련한 리스크는 사실상 사라지게 돼 미국 시장 공략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해 9월 인수한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와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주택, 건축 시장 등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데이코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뉴베리 카운티 공장과 함께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부근 대표는 “생산 거점 확보를 계기로 미국에서의 사업 확장은 물론 글로벌 가전 트렌드를 선도하는 미국 소비자, 기술자, 혁신 기업들과의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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