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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위축 땐 더 많은 ‘론스타’ 한국 노릴 것”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재판이 우리 경제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리더십 부재가 길어지면 삼성그룹이 위축되고, 엘리엇 같은 단기 이익을 노리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더 많이 몰려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공화당의 전략가를 자처하는 존 버넷은 28일(현지시간) 인터넷전문매체 허핑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이 불확실성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정권 교체와 기업 내부의 변화는 미국 투자자에게 그 어느 때보다 큰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5년간 월가에서 경력을 쌓은 금융전문가다.

버넷은 “투자자들은 이 부회장 재판 진행 상황과 그가 유죄를 받았을 때 (삼성그룹에) 어떤 일련의 변화가 생길지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가장 반기는 쪽은 미국 투자자와 경쟁업체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엘리엇이 원하는 대로 됐다면 지금쯤 삼성전자는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되고, 사업회사는 나스닥에 상장돼 알리바바 이후 최대 신흥 아시아 기업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현재 진행되는 변화로 삼성이 위축된다면 더 많은 ‘론스타’ 같은 투자자가 한국 시장에 들어가 단기 이익을 추구하려 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지켜보며 약해진 한국 기업으로부터 이익을 취하기 위해 이동할 준비가 돼 있음을 이해하고 조심스럽게 상황을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텍사스에서 설립된 폐쇄형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우리나라에 진출했다. 스타타워, 극동건설, 외환은행 등을 인수해 큰 이익을 거뒀다.

반면 이런 주장은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반박도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삼성그룹과 삼성 경영진 일가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만약 이 부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는다고 해도, 행동주의 투자가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전 교수는 “투자와 판결은 무관하다. 이 부회장이 유죄를 받더라도 주식을 매각하기 전까진 주주인 것이 변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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