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웅 “스포츠는 정치 아래” 이용선 “남북 태권도 합쳐야”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겸 국제태권도연맹(ITF) 명예총재가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과 남북 동시입장, 북한 응원단 파견 등이 힘들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장 위원은 27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세계태권도평화통일지원재단(GTSF) 주최 만찬에서 “정치가 열려야 스포츠가 되지, (정치가 안 되면) 힘들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전북 무주에서 열린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 축사에서 제안한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 등에 대해서도 “스포츠를 해가지고 뭘 어떻게 열릴까 하고 애를 쓰는데 안 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장 위원은 앞서 개회식 직후에도 “정치가 스포츠 위에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장 위원은 “정치가 스포츠 위에 있다는 이야기는 철학”이라며 “탁구단일팀, 시드니올림픽 공동행진 등 많은 것을 했는데 그다음에 이어지지 않았다. 그저 역사에 남았을 뿐”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다만 북한 이용선 ITF 총재가 ITF와 남한이 주도하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이 합쳐야 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총재는 “태권도는 하나이니 빨리 ITF와 WTF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그것(ITF와 WTF의 통합) 때문에 (남한으로) 내려왔다”며 이미 통합 논의를 남측 WTF 관계자들과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24일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시범공연을 한 소감에 대해선 “온 천하를 얻은 것 같았다. 우리 민족이 만든 태권도가 하나가 되는 듯한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이 총재가 태권도 통합이 이뤄져야한다는 점을 강조한 만큼 오는 9월 ITF 주최로 평양에서 열리는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에 WTF 시범단이 참가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민족 전통의 무예인 태권도는 1970년대 이후 남한 주도의 WTF와 북한 주도의 ITF로 나뉘어 40년 넘게 각자의 길을 걸어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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