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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통령 뇌물 기소… 브라질 또 탄핵?



최악의 부패 스캔들에 휩싸인 미셰우 테메르(77·사진) 브라질 대통령이 취임 10개월 만에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다. 현직 대통령이 형사법정 피고인석에 서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경우 브라질 정국은 또 한번 탄핵 광풍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호드리구 자노 연방검찰총장은 테메르 대통령을 연방대법원에 기소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자노 총장은 대법원에 제출한 성명서에서 테메르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 출신 호드리구 호샤 로우리스 전 하원의원을 단죄할 것을 촉구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3∼4월 무렵 로우리스 전 의원을 통해 세계 최대 육류가공업체 JBS의 조슬리 바티스타 전 회장으로부터 뇌물 3800만 헤알(약 131억원)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통령궁은 기소와 관련한 논평을 거부했다.

앞서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3월 7일 바티스타 전 회장과의 대화가 녹음된 테이프가 지난달 18일 공개되면서 거센 퇴진 압박에 직면했다. 테메르 대통령이 세제 혜택과 불법 대출의 대가로 JBS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았으며,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에게 ‘입막음용’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이에 검찰과 경찰은 수사에 착수, 테메르 대통령을 기소하기에 이르렀다. 검찰은 사법방해, 범죄단체 연루 혐의 등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기소하며 여론전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공은 재판 개시 결정권을 가진 연방 하원으로 넘어갔다. 현직 대통령 기소는 하원 사법위원회와 전체회의 표결을 거쳐 성립된다. 전체회의 표결에서 재적의원 3분의 2(342명)가 찬성하면 재판이 시작된다. 테메르 대통령 측은 전체 하원 의석 513석 중 250∼300석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실제 재판이 열릴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재판 개시 결정 즉시 테메르 대통령은 피고인 신분으로 전환되며 180일간 직무가 정지된다.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이 대통령 집무를 대행한다.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10월 예정된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지지율 조사 결과, 좌파 노동자당 소속 룰라 전 대통령이 29∼30%로 선두를 지켰다. 여기에 지속가능네트워크의 마리나 시우바 전 상원의원(14∼27%)과 기독교사회당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하원의원(13∼18%)이 유력 주자로 거론된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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