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10년, ‘삶의 혁명’은 진행 중… 29일 아이폰 판매 10돌



오는 29일은 아이폰 판매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애플은 아이폰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었고, 열매도 독식했다.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인해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향후 스마트폰 시장은 누가 승자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아이폰은 2007년 1월 9일 고(故)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맥월드 행사에서 처음 공개했다. 잡스는 “애플이 폰을 새롭게 재창조한다”며 아이폰을 세상에 내놨다. 아이폰은 풀터치 스크린, 뛰어난 운영체제(OS) 등을 앞세워 스마트폰 시장을 열었다. 공개 6개월 만에 첫 판매가 시작된 아이폰은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0년간 10억대 이상의 아이폰을 판매했다. 2007년 139만대였던 판매량은 지난해 2억1188만대로 증가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감소하긴 했으나 단일 모델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은 여전히 아이폰이다.

매킨토시 이후 성공한 제품이 없었던 애플은 아이폰 덕분에 다시 미국 최고의 IT 기업으로 부상했다. 애플은 2011년 8월 당시 시가총액 1위였던 엑손모빌을 제쳤다. 올해 5월에는 시가총액이 8000억 달러(약 910조원)를 돌파하는 등 계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이익 90% 이상을 가져가고 있다.

아이폰의 등장은 IT 업계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 이전까지 독립된 영역을 구축했던 MP3 플레이어 등 멀티미디어 재생 기기는 시장에서 사라졌다. 스마트폰에서 영상,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기존 카메라 시장도 빠르게 잠식했다. 특별한 취미활동이었던 사진 촬영은 일상의 기록으로 다시 정의됐다.

IT 기기 시장은 쇠퇴한 반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개인 개발자도 앱스토어에 앱을 등록해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생태계가 활성화됐다. 초기만 해도 간단하고 재미 위주의 앱이 많았지만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쇼핑, 은행업무 등 생활 전반의 모든 것이 스마트폰에 흡수되고 있다. 게임 시장에서도 모바일이 대세로 급부상했다.

아이폰이 시장에 등장한 이후 휴대전화 시장은 스마트폰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 피처폰 시대 절대강자였던 노키아는 몰락했다. 모토로라는 구글에 인수됐다가 다시 레노버에 팔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소니에릭슨도 소니가 스마트폰 사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존재감은 미미하다.

반면 피처폰 시절 2위였던 삼성전자는 점유율 기준으로 스마트폰 시장 1위에 등극했다. 구글과 손잡고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갤럭시를 내놓으면서 스마트폰 시장에 강자로 급부상했다. 갤럭시 시리즈는 아이폰과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로 꼽힌다. LG전자도 피처폰 시절의 영광에는 못 미치지만 꾸준히 제품을 출시하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향후 스마트폰 시장은 AI 경쟁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구글, 삼성전자, 애플 등이 스마트폰 AI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10년간 아이폰 생태계를 구축했기 때문에 당장 시장 판도가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AI 등 새로운 기술이 스마트폰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글=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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