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文 대통령, 트럼프 설득 못하면 ‘北 선제타격’ 상황 올 수도”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한반도 위기를 현실로 만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외교전문 칼럼니스트 기던 라흐만은 26일(현지시간)자 신문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한국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면서 오는 29∼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제대로 설득하지 못할 경우 한반도 위기를 부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라흐만은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과 사업가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이 전혀 다른 지도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선호하는 안정적인 모습의 문 대통령과 무력 위협을 선호하고 ‘허풍이 센(bombastic)’ 트럼프 대통령이 소기의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북한 선제타격 같은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라흐만은 최근 만난 미 정부 관계자들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한 고위 관료는 “트럼프 대통령은 결과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지도 않고, 조용한 것을 싫어해 북한을 선제타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인사도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미국의 안보이기 때문에 미국 안보가 위협받을 경우 실제로 북한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더욱이 이런 위험한 생각이 워싱턴의 강경론자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조차 “더 이상 북한의 핵 위협을 묵과할 수 없다”면서 “한국에는 불행이지만 미국이 공격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북한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을 정도라는 것이다.

라흐만의 분석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같은 마초형 스타일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문 대통령의 신사적 이미지는 자칫 유약함으로 비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전쟁 당시 북한을 탈출한 난민의 가족이자 특전사 출신인 문 대통령이 중국을 통한 미국의 북한 통제가 실패한 상황에서 이 난국을 잘 조율해낸다면 도리어 외교적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다고 라흐만은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 등 7명의 의원이 이날 각각 본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문 대통령의 방미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로이스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방미는 중요한 시기에 이뤄진다”며 문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을 희망했다.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엘리엇 엥겔 의원은 “문 대통령의 방미가 한·미 관계 강화와 양국이 직면한 도전을 함께 극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브래드 스나이더 의원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차단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협력을 당부하는 한편 폴 라이언 하원의장에게 문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 성사를 위해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구성찬 기자,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ichthus@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