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주인’은 누구일까? 감독을 꼽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들 하니까. 그러나 보통사람들에게 영화 하면 배우 아닐까. 위대한 배우들 없이 영화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최고의 흥행배우 순위는 의미가 깊다. 어떤 배우가 영화(각각의 영화는 물론 영화 전체)에 얼마나 큰 공헌을 했는지 말해주는 자료이므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연한 영화의 편당 평균 흥행수입을 기준으로 선정한 지난 10년간 최고의 흥행배우 순위를 보자. 괄호 안은 평균 흥행수입이다(단위 만 달러). ⑩크리스 에반스(1억3900) ⑨폴 워커(1억4000) ⑧로버트 패틴슨(1억4200) ⑦제니퍼 로렌스(1억5300) ⑥조니 뎁(1억5340) ⑤조쉬 뒤하멜(1억5400) ④조쉬 허친슨(1억7100) ③해리슨 포드(1억7700) ②리암 헴스워스(2억200) ①로버트 다우니 주니어(2억400).

이 리스트에서는 아주 뚜렷한 특징이 금세 눈에 띈다. 13위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1억2000만 달러)만 빼고 모든 배우들이 흥행에 크게 성공한 시리즈 영화(할리우드에서는 프랜차이즈 영화라고 한다)에 출연했다는 사실. 그런 만큼 이는 전적으로 배우 개인의 역량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한다. 1930년부터 최근까지 연도별 흥행배우 10걸에 얼마나 많이 이름을 올렸는지 보여주는 순위다. 이에 따르면 1위는 존 웨인이다. 그는 무려 25회, 즉 25년 동안 흥행배우 톱 10에 들었다. 그 다음은 이렇다. ②클린트 이스트우드 21 ③톰 크루즈 20 ④게리 쿠퍼 18 ⑤톰 행크스 17 ⑥클라크 게이블 16 ⑦빙 크로스비 15 ⑧폴 뉴먼 14 ⑨밥 호프/해리슨 포드/멜 깁슨 13 ⑫버트 레이놀즈 12 ⑬케리 그랜트 11 ⑭줄리아 로버츠 등 6명 10.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영화가 이만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닐까. 영화를 좋아하는 한 사람의 관객으로서 그들에게 크게 빚지고 있는 느낌이다.

김상온(프리랜서 영화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