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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정보기관, 백악관 등 美 주요기관 도·감청”

독일 정보기관이 백악관 등 미국의 주요 기관, 각국 대사관, 기업 등을 도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미 국가안보국(NSA)이 자국 주요 인사를 도청한 사실이 알려지자 반발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할 말이 없게 됐다.

시사주간지 슈피겔 국제판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독일 해외정보기관인 연방정보국(BND)이 1998년부터 8년간 미 주요 기관을 도·감청하는 데 사용한 4000여개의 핵심단어 목록 등 관련 자료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자료에 따르면 BND의 사찰 대상에는 백악관과 미 국방부, 재무부, 미국 주재 각국 대사관 100여곳, 국제통화기금(IMF)과 아랍연맹 워싱턴사무소 등이 포함됐다.

또 독일과 미국 프랑스 등 일부 서방 정보기관만 접근해 온 극비 대테러 동맹의 존재도 밝혀졌다. BND가 2006년 이후에도 해당 기관의 전화와 팩스, 이메일을 지속적으로 도·감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2013년 NSA가 독일 정치인과 유럽연합(EU) 인사를 도·감청한 사실이 전직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에 의해 폭로되자 “친구 사이에 벌어진 스파이 행위는 그저 끝난 일이 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하지만 이후 독일 정부는 해당 사건에 대해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독일 정보기관이 NSA에 협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뭇매를 맞았다.

슈피겔은 “이번 문건으로 볼 때 당시 메르켈 총리의 발언은 빈말이었다”며 “BND 등이 우방국을 도·감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최소 의심은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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