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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지를 허하라” 폭염에 英 남중생들 ‘치마 시위’



영국의 남자 중학생들이 불볕더위에도 엄격한 복장 규정을 고수하는 학교 측에 맞서 치마를 입고 등교하는 시위를 벌였다.

23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영국 남서부 데번주 엑세터의 한 중학교 학생 일부는 무더워서 반바지를 입고 싶다고 교사에게 요구했다 거절당하자 지난 20일부터 회색 긴바지 교복 대신 여자 형제나 친구한테 빌린 치마를 입고 등교하고 있다(사진).

학생들은 날씨가 더워 긴바지를 입고 온종일 학교에 있기 힘들다며 반바지를 입고 싶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교사는 무심코 “규정상 안 된다. 차라리 치마를 입어라”고 말해 학생들의 시위를 촉발했다. 영국에서는 이번 주 연일 무더운 날이 계속됐다. 현지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1일은 34.5도로 1976년 6월 28일 이후 41년 만에 6월 중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학교장 에이미 미첼은 복장 규정을 검토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첼 교장은 “반바지는 남학생의 교복이 아니다. 학생·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누지도 않고 규정을 바꿀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지난 며칠이 전례 없을 정도로 더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폭염이 갈수록 늘어감에 따라 복장규정 변경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영국뿐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발생했다. 지난 20일 북서부 낭트의 버스 운전사 6명은 회사가 반바지 착용 요구를 거부하자 치마를 입고 출근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여성은 근무 중 짧은 치마를 입을 수 있는데 남성은 고온에도 긴바지를 입어야 해 불공평하다”며 “버스에 에어컨이 없어 운전석 주변 온도가 50도까지 오른다”고 하소연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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