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 마이웨이’x‘수상한 파트너’ 두근두근 월화수목

KBS 2TV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왼쪽 사진)와 지창욱·남지현 주연의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의 극 중 장면들. 각 방송사 제공




한류를 불러일으킨 ‘드라마 강국’이란 미명 아래 수많은 사랑이야기가 만들어져 왔다. 가장 익숙한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로코)다. 흔한 만큼 시청자의 마음을 얻긴 쉽지 않다. 성패를 결정짓는 관건은 이야기를 얼마나 맛깔나게 버무려 내느냐다.

어지러운 시국에 한동안 뜸했던 로맨스물이 최근 봇물 터지듯 몰려나왔다. 핑크빛으로 물든 안방극장에서 눈에 띄는 작품은 두 편. 박서준·김지원 주연의 ‘쌈, 마이웨이’(KBS2)와 지창욱·남지현 주연의 ‘수상한 파트너’(SBS)가 여심(女心)을 뒤흔들고 있다.

‘쌈, 마이웨이’의 두 주인공은 그야말로 짠한 청춘이다. 전 태권도 국가대표였으나 타의로 운동을 그만두고 진드기 퇴치기사로 일하는 고동만(박서준)과 아나운서를 꿈꾸지만 밥벌이를 위해 백화점 안내원이 된 최애라(김지원). 그렇다고 이들의 인생을 ‘쌈마이’(삼류)라 치부할 순 없다. “못 먹어도 고(Go)”를 외치며 누구보다 당당히 ‘마이 웨이’를 걸어간다.

막역한 20년 지기였던 두 사람은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해주며 티격태격 사랑을 키워나간다. “나보다 고동만 잘 아는 사람은 없어. 넌 될 놈이야.” “큰일 났다. 이제 왜 너 우는 게 다 예뻐 보이냐.” 솔직하고 경쾌한 대사들은 보는 이의 심장을 쿵쿵 친다.

박서준은 “꿈을 가진 분들에게 자극이 되는 대사가 많다. 나 역시 배우의 길을 택하고 노력해왔던 시간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김지원은 “처음 대본을 봤을 때부터 결핍이 있는 캐릭터에 애정이 갔다”며 “바보 같다는 소리를 들을지라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가는 모습에 많이들 공감해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수상한 파트너’에는 여주인공을 위해 헌신하는 남주인공이 등장한다. 유능한 검사였던 노지욱(지창욱)은 수습검사로 만난 은봉희(남지현)가 살인 누명을 쓰자 물심양면 그를 돕는다. 사건을 함께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서로를 향한 마음이 커진다. 지창욱의 로코 연기가 빛을 발하면서 극의 달달함은 한층 짙어진다.

지창욱은 “요즘 야외촬영을 나가면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꽤 있어서 조금은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며 “지욱이라는 인물이 매력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진 덕에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뜨거운 반응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쌈, 마이웨이’는 11∼12%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극 1위를 달리고 있다. ‘수상한 파트너’는 ‘군주’(MBC)와의 수목극 경쟁에서 다소 밀려 있으나 상승세가 뚜렷하다. 화제성은 이미 압도적이다. TV화제성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집계한 6월 둘째주(12∼18일) 드라마 부문 TV화제성 순위에서 ‘수상한 파트너’는 1위, ‘쌈, 마이웨이’는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두 작품의 인기요인은 청춘물임에도 중장년층으로까지 공감대를 확대한 데 있다”며 “‘쌈, 마이웨이’는 취업 스펙 빈부격차 물질만능주의 등 현실적인 사회 문제를 건드리고, ‘수상한 파트너’는 법정물과 멜로 장르를 버무려 스릴러적 긴장감을 높인 동시에 식상함을 지웠다”고 분석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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