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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 문제 해결에 시진핑 노력 효과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두 번째)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취재진에 “웜비어에게 일어난 일은 수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AP뉴시스


북한에서 풀려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의 노력이 북한 문제 해결에 효과가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로 중국에 실망을 표시하기는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정책의 변화를 시도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시 주석과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고맙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시도한 것은 알고 있다”고 덧붙였지만 중국에 대한 실망감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백악관에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웜비어에게 일어난 일은 수치”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정책의 기조를 바꿀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당장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 수위는 예전보다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미 국무부는 21일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중국과의 외교안보대화 등을 통해 석유공급 제한, 금융거래 축소 등 강도 높은 대북 제재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중국을 통한 대북 제재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들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이미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돕는 중국의 기업과 개인 10여명의 명단을 중국 정부에 통보한 뒤 중국이 자체적으로 이들 기업과 개인의 대북 거래를 제한하도록 요청했다. 중국이 스스로 대북거래 기업들을 단속하지 않으면 미국이 직접 중국 기업들을 제재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발끈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줄곧 중요하고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했다”며 “중국의 공헌에 대해선 모두 아는 사실이고 중국의 역할은 없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한반도 문제의 결정적 원인은 중국에 있지 않다”면서 “중국에만 일방적으로 의지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말의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날 가능성은 더 멀어졌다”고 말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올바른 조건’을 전제로 김정은을 만날 의향이 있다고 했는데,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여건은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의 석방 노력이 부족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 화살을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는 진작 석방돼 돌아왔어야 했다”며 “그가 일찍 돌아왔다면 결과가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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