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유럽축구 탈세 스캔들, 왜 스페인 리그에서만 불거지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이상 FC 바르셀로나) 그리고 조세 무리뉴 감독(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유럽축구가 잇단 탈세 스캔들에 휩싸이며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런데 이들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소속으로 활동하던 시절에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공통점이 있다. 탈세 의혹은 왜 프리메라리가에 집중돼 있을까.

조세 무리뉴 감독은 21일(한국시간) 자신의 탈세 의혹에 대해 “스페인 세무당국으로부터 탈세에 대한 어떠한 통보도 없었다. 스페인 세율에 따라 세금을 모두 냈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전날 스페인 언론들은 “무리뉴 감독이 2011∼2012년 330만 유로(약 42억원)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혐의로 검찰에 기소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무리뉴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이었다.

축구계 관계자들은 스페인 정부가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자 세율을 낮췄던 ‘베컴법’이 2014년 12월 폐지되면서 탈세 스캔들을 부추겼다고 입을 모은다. 스페인 정부는 2003년 당시 43%였던 세율을 외국 사업자에 한해 25%로 낮췄다. 개인사업자로 분류된 외국인 축구선수들도 같은 세율을 적용받았다. 2003년 6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데이비드 베컴이 수혜를 받으면서 베컴 법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 법이 폐지된 뒤 프리메라리가 선수들이 납부할 세금은 2배 가량 늘었다. 현재 스페인 정부는 자국 선수에게 52%, 외국인 선수에게 46%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감독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게다가 스페인 정부는 금융위기 이후 불황에 따른 세수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세무조사도 대폭 강화했다. 세무회계 방식을 엄격히 따지면서 베컴법 적용을 받았던 외국선수·감독들조차 토해내는 돈이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메라리가 스타들의 탈세 유혹은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스페인 세율 자체가 유럽 축구 빅리그를 운영 중인 이탈리아(43%)와 프랑스·잉글랜드(45%)보다 높기 때문이다.

박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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