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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따뜻한 감성’이 많이 읽혔다





독자들이 책을 통해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받고 싶은 것일까. 올 상반기 서점가에서는 독자들이 삶의 의지를 다잡도록 도와주거나 일상을 돌아보게 만드는 문학의 인기가 상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관련 서적의 판매량 증가도 눈에 띄는 현상이었다.

교보문고가 1월 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도서 판매 결과를 분석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에세이와 소설 분야 신장률은 각각 전년 대비 13.1%, 8.9%를 기록했다.

특히 감성적인 필치가 돋보이는 이기주 작가의 에세이 ‘언어의 온도’(왼쪽 사진)는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언어의 온도’는 지난해 8월 출간됐을 때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연말연시 SNS를 통해 알음알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소설의 인기도 상당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기린의 날개’가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각각 7위, 11위에 랭크됐다. 한국소설 중에서는 김훈의 ‘공터에서’(12위),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15위) 등이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100위권에 진입한 도서들을 봐도 소설이 22편으로 가장 많았다. 에세이도 19편에 달했다.

TV에 노출돼 판매량이 치솟는 이른바 ‘미디어셀러’의 영향력도 여전했다. tvN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한 김용택의 시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오른쪽 사진)는 3위에 올랐고, TV 출연으로 유명세를 얻은 역사강사 설민석의 책도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일본 여성 작가들의 에세이도 봇물을 이뤘다.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거나 결혼 출산 육아 문제 등을 심도 있게 풀어쓴 작품들이었다. 소노 아야코의 ‘약간의 거리를 둔다’, 이나가키 에미코의 ‘퇴사하겠습니다’,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등이 대표적이다. 교보문고는 “일본 여성 작가들의 당찬 삶의 모습에 국내 독자들이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책은) 20∼30대 여성 독자들의 인기를 끌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졌던 만큼 정치 분야 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서점가의 트렌드였다.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펴낸 ‘문재인의 운명’ 등이 독자를 사로잡았다. 인터넷서점 예스24가 지난달 31일 내놓은 상반기 서적 판매 통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표지를 장식한 미국 타임지 아시아판이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랭크됐다. 예스24는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가치가 공유되면서 사회·정치 분야 도서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47%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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