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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웜비어를 살해했다”… 美 사회, 충격과 분노

15년 노동교화형을 받고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13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렁큰 공항에 도착해 의료진에 의해 들려진채 자동차로 옮겨지고 있다. 웜비어는 약 1년전부터 혼수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8개월만인 13일 웜비어를 전격 석방했다. AP뉴시스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석방 엿새 만에 사망하자 미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현지 언론은 “미국 전체가 슬픔에 빠졌다”고 했고, 정치인들은 “북한 김정은이 웜비어를 살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웜비어의 비극적 죽음에 슬픔을 가눌 수 없다”면서 “이번 사건을 간단히 얘기한다면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미국 시민을 죽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은 흉악한 정권들에 의한 무고한 시민들의 죽음을 묵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웜비어의 고향 오하이오주의 존 케이식 주지사는 “웜비어의 죽음은 북한 정권의 사악함을 다시금 증명해준다”면서 “그들이 웜비어에게 한 짓은 반인륜 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비록 혼수상태였지만 웜비어가 귀향한 사실만으로도 기뻐했던 지인들 역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웜비어가 다녔던 버지니아대 테리사 설리번 총장은 “웜비어를 알고 사랑했던 모든 이들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또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웜비어가 의식을 되찾길 희망하며 그의 집 주변에 흰색과 파란색이 어우러진 리본을 매달던 마을 주민들도 충격에 휩싸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김정은 정권은 웜비어를 뇌사상태에 빠뜨리곤 그 책임을 웜비어 부모에게 떠넘겼다”면서 “그들이 북한 주민들을 탄압해 온 방식과 마찬가지로 웜비어를 다루다 이런 비극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웜비어가 혼수상태에서 비행기를 타고 고향 오하이오주로 오는 모습을 ‘이상하고 슬픈 여행(strange and sad trip)’이라고 묘사했던 NBC방송은 그가 부모에게 목소리 한 번 들려주지 못한 채 숨진 사실을 부각시켰다.

미국 SNS에서도 웜비어의 죽음을 애도하고 북한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자식을 더 빨리 떠나보내고, 특히 웜비어처럼 다른 사람에게 폭행당해 처참한 상태에서 숨을 거둘 때 부모의 심정이 어떤지 상상이 가는가”라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은 “다시는 북한을 방문하지 말자”고 호소했다. 버락 오바마 전 정권을 비난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웜비어 사망 소식은 미국뿐 아니라 영국 BBC방송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언론 대부분이 비중 있게 다뤘다. 북한을 비난하는 보도와 사설도 잇따랐다. BBC 등은 북한의 비인권적인 감옥 실태를 심층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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