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메이저리그 홈런 레이스 ‘슈퍼루키 天下’



슈퍼루키들의 가공할 홈런쇼로 미국 메이저리그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LA다저스의 코디 벨린저와 뉴욕양키스의 애런 저지는 역대급 활약을 선보이며 루키 신분에 각각 양대리그 홈런 부문 선두에 나서 팬들을 흥분케 하고 있다.

류현진의 동료인 벨린저는 20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상대 선발 잭 휠러를 맞아 1회와 2회 연타석 홈런을 때렸다. 이 홈런 2개로 벨린저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51경기에서 21개의 홈런을 기록, 지난해 개리 산체스(뉴욕 양키스)가 세웠던 같은 기간 최다 홈런 기록(20개)을 경신했다. 벨린저는 또 시즌 다섯 번째 멀티 홈런 경기를 하면서 1993년 마이크 피아자가 세운 다저스 신인 한 시즌 최다 멀티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날 활약으로 벨린저는 에릭 테임즈(20개·밀워키)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홈런 단독선두로 나섰다.

벨린저는 마이너리그의 찬밥과 설움을 딛고 이 자리에 올라왔다. 2013년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124번째로 다저스에 지명됐다. 그저 그런 선수로 평가받았기에 루키리그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차근차근 마이너리그 싱글A+, 더블A, 트리플A로 승격했다. 이 기간 벨린저는 체중을 85㎏에서 10㎏을 찌웠고, 타격자세를 골프선수처럼 어퍼스윙으로 바꿨다. 이런 효과로 올 시즌 힘이 많이 실리며 홈런을 양산할 수 있게 됐다.

아메리칸리그의 애런 저지 활약상은 벨린저를 능가한다.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했지만 규정타석 미달(전년도 130타수 미만)로 올해도 루키로 인정받은 저지는 이날 현재 타율 0.335, 23홈런, 53타점으로 모두 리그 1위에 오르며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01년 이치로(당시 시애틀) 이후 16년 만에 신인왕과 MVP 동시 수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저지의 활약 덕분에 양키스는 동부지구 선두를 질주 중이다.

저지는 특히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한다. 지난달 19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선 6회말 무려 496피트(151m)짜리 초대형 홈런을 터트렸다. 2009년 ESPN이 홈런 비거리를 측정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장거리 신기록이었다.

지난해 저지는 천부적인 하드웨어(201㎝·128㎏)와 파워에도 불구하고 타격 컨택 능력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코치들의 조언에 따라 올 시즌 스탠스를 낮추고 타격하는 자세를 연습해 선구안을 키우면서 빅리그 최고의 타자가 됐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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