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미국과 이란이 시리아 내전 개입을 점차 노골화하고 있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이란은 18일(현지시간) 시리아를 향해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미국도 같은 날 시리아 상공에서 시리아 정부군 전투기를 격추했다. 이란과 미국은 각각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을 지원하면서도 중동의 갈등 고조와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겉으로 드러나는 충돌을 삼갔다. 그러나 최근에는 양국의 군사 활동이 점차 표면화되는 양상이다.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는 이란 케르만샤주에서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주를 향해 중거리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이 국외로 미사일을 쏜 건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후 처음이다. 이란은 지난 7일 테헤란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보복이라는 입장이다. IRGC는 “무고한 피의 원수를 반드시 갚겠다”면서 “테헤란을 침입한 테러조직의 근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IS 보복을 명분으로 내전 개입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라크에 본부를 둔 미국 주도의 연합군은 시리아 북부 타브카 인근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수호이(Su)-22호기 1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연합군은 이번 공격이 동맹군인 시리아민주군(SDF)에 대한 집단 자위권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앞서 SDF가 주둔하는 타브카를 폭격했다. 연합군은 이에 따른 방어 행위였다는 입장이다. 미국 국방부는 “시리아 정부군이나 러시아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미군은 지난 8일에도 시리아 남부에서 드론을 격추하는 등 내전에 손을 뻗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시리아 개입을 강화하면서 양국의 충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란은 IS뿐 아니라 미국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반군도 테러조직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국가들이 이란 견제 수위를 높여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미국과 이란이 내전 개입을 확대하다가 맞부닥친다면 전쟁도 피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