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그렌펠 타워를 전소시킨 불이 4층에서 최초로 발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 불로 인한 사망자가 16일 현재 30명으로 늘었다.
현지 일간 더 선에 따르면 화재가 시작된 곳으로 알려진 타워 4층 입주민 마리안 애덤씨는 “이웃집 남자가 문을 두드려 잠을 깼는데, 자기 집에 불이 났다고 했다”면서 “일어나 문을 여니 그 남자 집 앞에 옷가지가 담긴 큰 가방이 보였다”고 기억했다.
신문은 “애덤씨를 깨운 남성은 같은 층 이웃집에 사는 베하이루 케베데씨로 확인됐다”면서 “화재의 최초 발견자들이 주방에서 난 작은 불이 24층 건물 전체를 집어삼키는 불기둥으로 변할 것이라곤 차마 상상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애덤씨는 더 선에 “(케베데씨) 집 문이 열려 있어 주방에서 작은 불이 난 것을 볼 수 있었다. 화재 경보도 없었다”고 말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케베데씨는 주방에 있던 냉장고 폭발음에 잠에서 깬 것으로 알려졌다. 케베데씨의 한 친구는 “케베데가 그 작은 불이 수많은 이웃의 목숨을 앗아간 것을 아직도 믿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화재 신고를 한 케베데씨는 소방관들이 오면 화재가 자기 집에서 그칠 것이라고 생각해 가방에 소지품을 챙겼고, 이웃들에게 자기 집에 불이 났다는 것을 알렸다. 케베데씨의 또 다른 친구 에셰테 메리에드씨는 일간 데일리 미러에 “그는 괜찮다. 하지만 어떤 것도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영국 경찰은 기자회견을 열어 화재로 숨진 사망자가 기존 17명에서 30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또 24명은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이 가운데 12명은 여전히 위독한 상태여서 사망자가 더 늘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