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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피해자 안 만나고 간 英 메이총리… 최악 위기 직면



테리사 메이(사진) 영국 총리가 최악의 정치 위기를 맞았다. 지난 8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에서 패하며 당내 설 자리를 잃은 데 이어, 일주일 새 테러와 대형 화재가 잇따라 벌어져 국정 운영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진상조사위원회를 설치해 민심을 돌려보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여론은 냉랭하다.

16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화재 현장을 방문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며 “시민들은 답을 들을 권리가 있다. 면밀히 조사해 답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상조사위가 구성되면 수사 과정이 대중에 공개되고 청문회가 열릴 경우 중계방송도 가능하다. 조사 과정이 끝나면 진상조사위는 정부에 권고안을 제시하고 정부는 수용 여부를 택하게 된다.

하지만 정부가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이번 사건을 키웠고, 집권당이 노후 아파트 안전기준을 강화하라는 시민사회 요구를 묵살하고 공공예산 지원금을 삭감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메이 총리가 화재 발생 직후가 아닌 이튿날에야 현장을 찾았고, 피해 주민을 만나지 않은 채 돌아갔다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사면초가에 놓였다. 닉 로빈슨 BBC 에디터는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민주연합당(DUP)과의 협상,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는 잊어라. 총리가 직면한 최대 위기는 화재”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19일부터 예정대로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하는 영국 정부가 정국 혼란으로 최소한의 논의 방향조차 정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메이 총리가 주장하던 유럽연합(EU)과의 완전한 결별,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는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평가다. CNN머니는 “영국은 여전히 어떤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며 “(총선 패배로) 협상 위치도 모호해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협상에는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과 미셸 바르니에 EU 집행위원회 수석대표가 나선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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