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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아진 韓·美 기준금리… 한국경제 비상등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같아졌다. 연말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까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은 가계부채라는 ‘폭탄’을 안고 있는 우리 경제를 압박한다. 실물경제로 위험이 전이될 수도 있다. 여기에다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외국인 투자자금 ‘엑소더스(대탈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국은행은 잇따라 회의를 열고 시장 동향 등을 점검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충격파가 제한적이라고 봤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한국시간으로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면서 0.75∼1.00%인 기준금리를 1.00∼1.25%로 올렸다. 기준금리 범위의 상단이 우리 기준금리와 맞닿는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3월 이후 3개월 만이다. 한 해에 두 번 이상 금리를 올리기는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온건한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실업률이 16년 만에 최저인 4.3%로 떨어지는 등 노동시장이 강세를 보인 점도 반영됐다. 또 연준은 4조5000억 달러 규모의 보유 자산(밸런스시트)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적완화’를 펼치면서 사들인 채권 등을 매각하면 미국의 장기 금리는 더 빠르게 올라가게 된다.

우리 정부와 한은은 15일 거시경제금융회의, 금융대책반회의, 합동리스크점검회의를 열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 연준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면 ‘금리 역전’이 불가피하다.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고,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부채 압력이 거세지게 된다.

하지만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예상했던 일”이라며 “가계부채 등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8월 말까지 가계부채 종합 대책을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시장은 차분하게 반응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99포인트(0.46%) 내린 2361.65, 코스닥지수는 1.77포인트(0.26%) 하락한 669.82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0.2원 상승한 1124.1원에 마감했다.

한편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쏠리고 있다. 금리 역전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연말쯤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직 미약한 경기 회복세, 136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규모를 감안할 때 내년으로 늦출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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