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자취 따라가는 색다른 여행… KBS 1TV 새 프로 ‘낭만 오디세이’

KBS 1TV ‘낭만 오디세이’의 제작진 심상구 PD(왼쪽 사진)와 나원식 팀장. KBS 제공


시청자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는 방증인 걸까. 요즘 방송가에는 여행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내외 아름다운 풍광을 소개하면서 여행의 가치를 되새기게 만드는 작품들이다. 이런 프로그램 중 맏형 격이라고 할 수 있는 건 KBS 1TV를 통해 매주 토요일 오전 9시40분에 방영되는 ‘걸어서 세계속으로’다. 이 프로그램은 2005년 11월부터 세계인의 일상을 잔잔하게 담아내며 적잖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지난 11일 ‘걸어서 세계속으로’와 닮은 듯 다른 프로그램이 첫 방송을 내보냈다. 바로 KBS 1TV가 이날 오전 10시10분에 방영한 ‘낭만 오디세이’다. ‘걸어서 세계속으로’와 비슷한 포맷이지만, 예술 작품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 것이 이 방송의 특징이었다.

최근 서울 여의도 KBS에서 ‘낭만 오디세이’를 만드는 나원식 팀장과 심상구 PD를 만났다. 두 사람은 “여행과 예술을 동시에 다루는 차별화된 방송을 선보이겠다”고 입을 모았다.

“1990년대 말까지 비슷한 콘셉트의 방송이 있었어요. ‘TV 문화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이었죠. 이 프로그램을 부활시키자는 논의가 계속 있었는데, 이번에 ‘낭만 오디세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선보이게 됐습니다. 여행과 예술의 가치를 전하고 싶어요.”(나 팀장)

“세계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겁니다. 가령 베토벤의 발자취를 더듬는 내용이라면, 베토벤을 다루면서 그곳의 먹거리나 여행지도 전할 거예요.”(심 PD)

제작진은 첫 방송에서 노래 ‘엘 콘도르 파사’를 중심으로 이 노래에 얽혀 있는 남미 고산 지대 사람들의 고된 일상과 과거 식민 시대의 아픔을 화면에 담았다. 오는 18일 방영될 2부에서는 이탈리아 음악가 주세페 베르디(1813∼1901)에 얽힌 이야기가 전파를 탄다.

‘낭만 오디세이’는 초고화질(UHD) 방송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이다. 나 팀장은 “정규 프로그램을 UHD로 제작한 건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UHD 방송이라는 게 쉬운 게 아니에요. 촬영분의 데이터양이 커서 관리하거나 작업할 때 어려운 점이 많죠. 이 점은 다른 나라에서 UHD 프로그램을 안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좋은 품질의 영상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UHD TV를 보유해야 초고화질의 영상을 즐길 수 있지만, 기존의 HD TV로도 다른 점을 체감할 수 있어요.”

‘낭만 오디세이’는 총 10부작으로 기획됐다. 제작진은 10편을 내보낸 뒤에는 후속 작업을 진행해 올해 안에 ‘시즌 2’ 성격의 프로그램을 또다시 선보일 계획이다.

“일요일 오전의 ‘알람’같은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합니다. 시청자들로부터 ‘낭만 오디세이’ 보려고 일요일에 늦잠을 못 자겠다거나 이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일요일을 기다린다는 말을 듣는다면 정말 기쁠 거 같아요(웃음).”(심 PD)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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