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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 돌발악재… 北·美 더 멀어지나



북한이 13일 혼수(coma)상태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22)를 석방한 배경에는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조지프 윤(사진)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교섭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북·미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웜비어의 석방을 끌어냈다”며 “나머지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위해서도 북한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조지프 윤 대표가 지난 월요일 방북해 웜비어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즉각적인 석방을 북한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자국민 석방을 위해 정부 고위 관계자를 북한에 보낸 것은 2014년 제임스 클래퍼 당시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방북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웜비어의 석방이 북·미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우선은 웜비어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 미 버지니아대에 재학 중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방북한 뒤 평양 호텔에서 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체포돼 중노동 15년형을 선고받았다. 북한은 웜비어가 1년 전 식중독 약을 먹은 이후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설명했지만, 미 정보 당국은 구타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밤 고향인 오하이오주에 도착한 웜비어는 신시내티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사례도 관계 개선 전망에 부정적이다. 2010년 8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해 아이잘론 말리 곰즈의 석방을 끌어냈고, 2009년 8월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로라 링, 유나 리 등 미국인 여기자 2명을 데리고 귀국했지만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핵 협상을 직접 담당하는 고위 인사가 방북한 것이어서 상황이 다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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