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스페셜/청춘리포트] 꼰대 소리 들을라… 상사들도 ‘SNS 좌불안석’



젊은 직장인들만 회사 사람들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이 괴로운 건 아니다. 직장 상사들도 젊은 사원들이 자신들의 SNS 사용을 불편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SNS 사용이 조심스럽다.

대기업 과장인 임모(37)씨는 부하 직원들이 먼저 친구 신청할 때에만 그들과 페이스북 친구를 맺는다. 그는 한 젊은 직원이 회식 자리에서 “상사가 먼저 친구 신청을 하면 어떻게 할지 난감하다”고 말한 것을 들은 이후부터 친구 요청을 조심하게 됐다. 또 부하 직원이 휴가지에서 찍은 사진에는 댓글을 달지 않는다. ‘휴가까지 간섭하는 꼰대’라는 얘기를 들을까 싶어서다. 그는 “SNS 사용 초기에는 차장, 부장이 젊어 보이려고 부하 직원과 SNS 친구를 많이 맺었지만, 요즘에는 조심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상사 직원의 불만도 없는 건 아니다. 광고대행업체에서 일하는 김모(36)씨는 한 젊은 직원이 상사의 페이스북 댓글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직장도 사람들이 일하는 곳인데 아무리 불편하다고 하지만 너무 예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상사들이 젊은 직원들과 친해지려는 마음에 SNS 친구도 맺고 댓글도 다는 건데, 젊은 직원들이 너무 배타적으로 보는 것만 같다”며 “SNS에서 세대별 끼리끼리 문화가 심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직장 내 SNS를 둘러싼 불편함에 대해 전문가들은 SNS를 사적 공간으로 보고 존중하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페이스북 등 SNS는 사생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면 상사가 부하 직원의 초대 없이 먼저 친구 신청을 하는 건 좀 이상한 모습”이라면서 “만약 부하 직원이 친구 신청을 받아줬다면 그 공간에서는 공적인 이야기는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부하 직원 입장에서도 상사의 친구 신청을 받아들였다면 페이스북은 더 이상 사적인 공간이 아니라 공과 사가 합쳐진 공간이라고 봐야하며, 이 경우에는 부하 직원도 게시할 것과 게시하지 말 것을 판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윤성민 손재호 기자,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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