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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작은 배려’… 미화원들 ‘함박웃음’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13일 부산 동아대 캠퍼스 곳곳에 있는 휴지통 등에는 이 같은 문구를 담은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학생들이 교내 환경미화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직접 만든 ‘작은 선물’이었다.

승학캠퍼스와 부민캠퍼스, 구덕캠퍼스 등 3곳의 동아대 캠퍼스에 일제히 부착된 스티커는 200여종에 달했다.

총학생회가 아이디어를 낸 뒤 학생들이 문구를 쓴 스티커에는 ‘사랑합니다. 오늘도 당신의 손길에 우리가 웃을 수 있습니다’ ‘언제나 안 보이는 곳에서 좋은 학교 환경을 만들어주시는 어머니 아버지 감사합니다’ ‘항상 먼저 밝게 웃어주시는 어머님 아버님의 미소로 학생들이 힘을 얻습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예상하지 못한 학생들의 ‘배려’와 ‘격려’에 환경미화원들은 큰 감동을 받고 모처럼 함박웃음을 지었다. 남녀 70여명의 환경미화원들은 “진짜 뭉클했다, 대박!”이라거나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노고를 알아주니 기쁘다”거나 “기특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학생들의 마음 씀씀이에 고마움을 전했다.

환경미화원 최고참으로 13년째 동아대에서 근무 중인 김명옥(55·여)씨는 “평소 먼저 살갑게 인사해주고 무거운 짐을 선뜻 들어주는 학생들이 있어 큰 힘이 된다”며 “우리 아들과 딸들이 청결한 데서 공부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청소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한석정 총장 취임식 때 가족처럼 배려하고 격려해준 총장님과 교직원, 학생들에게 감사한다는 내용의 축사를 하기도 했다.

앞서 학생들은 지난달 8일 어버이날에는 우산과 수건 200장을 준비해 환경미화원들에게 선물했다. 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감사의 마음을 적은 롤링페이퍼를 전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앞으로 강의실 음료수캔 치우기, 벽에 발자국 남기지 않기, 담배꽁초 지정된 장소에 버리기, 낙서 안 하기 등 캠퍼스 환경정화운동도 별도로 전개하기로 했다.

학생들의 배려에 환경미화원들은 “앞으로 적은 돈이지만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금 마련 등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화답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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