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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 손정의 ‘로봇의 미래’에 베팅하다… 구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또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았던 손 회장의 이번 타깃은 로봇이다.

소프트뱅크는 알파벳의 자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샤프트를 인수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두 회사 인수금액이 1억 달러(약 1124억원)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인수는 소프트뱅크가 최근 930억 달러 규모의 IT 기술펀드 ‘비전펀드’ 설립을 발표한 이후 첫 번째 결과물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인간이나 동물 형태의 로봇을 만드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사가 만든 로봇은 실제로 동물처럼 보행할 수 있고, 넘어졌을 때 스스로 일어나는 것도 가능하다. 인간처럼 직립 보행하는 ‘아틀라스’, 네 발로 걷는 ‘스팟’ 등이 대표적이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시작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13년 구글에 인수됐다. 하지만 구글이 알파벳으로 새 출범한 뒤 지난해부터 매각 논의가 본격화됐다. 당장 수익을 올릴 만한 로봇을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한 투자를 해왔던 손 회장은 로봇의 미래에 큰 기대를 걸고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인간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있다”면서 “스마트 로봇 공학은 정보혁명 다음 단계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2040년에는 스마트 로봇이 전 세계 인구보다 많은 100억대 수준이 될 것”이라며 “AI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나타날 것”이라고 로봇의 미래를 내다보기도 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손 회장의 비전은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지난해 복귀하면서 IoT기기의 폭발적 증가를 예상하며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234억 파운드(약 34조원)에 전격 인수했다. IoT기기가 늘어나면 반도체 수요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AI를 탑재한 스마트 로봇도 넓은 범주에서는 IoT로 볼 수 있다. 손 회장은 통신망(소프트뱅크, 스프린트)-칩셋(ARM)-디바이스(보스턴 로보틱스)를 모두 갖춰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손 회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진보된 로봇의 기술 리더”라며 “삶을 보다 풍요롭고 안전하게 하는 로봇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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