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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받은 뮬러 특검, 트럼프 직접 조사할까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중단·충성맹세 요구를 직접 폭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벌써부터 특별검사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데다 수사중단 요청이 ‘사법방해’ 행위로 결론난다면 탄핵소추 위기에 몰릴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버티면 현실적으로 탄핵이 쉽지 않아 ‘진실 게임’ 양상의 진흙탕 싸움만 계속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코미는 8일(현지시간) 미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지시했고 충성맹세를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그동안 나왔던 의혹을 육성으로 더 자세히, 더 강한 어조로 진술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코미는 할 얘기를 다 했고, 러시아 스캔들의 진위와 사법방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손으로 넘어갔다. 코미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가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그것은 뮬러 특검이 가려낼 문제”라고 답했다.

뮬러 특검은 광범위한 조사 권한을 갖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 직접 조사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수사 감독 권한을 넘겨받은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차관은 뮬러 특검에게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에서 파생되는 문제들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방해 시도는 당연히 조사 대상에 포함되고, ‘사법방해’ 여부를 가리기 위한 강제수사도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코미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중단 ‘명령’을 언급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히 코미는 청문회에서 특검에 수사 방향을 제시하듯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플린 전 보좌관은) 법적으로 유죄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나는 대통령의 수사중단 언급을 명령으로 받아들였다” “러시아 수사 때문에 내가 해임됐다는 게 나의 판단”이라고도 했다.

백악관은 수사중단 요청 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 기밀대화 유출 의혹으로 역공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 측 마크 카소위츠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코미에게 수사중단을 지시하거나 제안한 적이 없고, 충성 요구를 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코미가 친구들에게 기밀대화 메모를 유출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며 기밀대화 유출 혐의로 코미를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수많은 거짓 증언과 진술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결말은 코미가 기밀 누설자라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코미는 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친구 중 한 명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메모를 기자와 공유하라고 했다. 그렇게 하면 특검이 임명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의 친구는 컬럼비아대 로스쿨의 대니얼 리치맨 교수로 알려졌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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