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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 코빈, 최대 승자로… 추락하던 노동당 부활시켜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 총선 결과가 나오자 “코빈이 당내 반대파와 여론조사 업체들에 또다시 한방 먹였다”고 보도했다. 집권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한 반면 제러미 코빈(68) 대표가 이끄는 제1야당 노동당이 기존 의석에 29석을 더하며 크게 선전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실제로 보수당 인기가 높았던 지난 4월 18일 조기 총선 일정이 확정됐을 때만 해도 노동당은 아주 힘든 선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됐다. 당내 반대파들은 선거 결과가 나쁘면 코빈의 사퇴를 요구할 작정이었고, 여론조사 업체들도 일제히 보수당의 압승을 예측했었다.

앞서 코빈은 2015년 9월에도 ‘당선 가능성 1%’라는 반대파와 여론전문가들의 조롱 속에서도 당대표로 깜짝 선출된 바 있다.

코빈은 이번 선거에 ‘노동당은 보수당에 반대만 하면 된다’는 해묵은 선거전략에서 벗어나 그야말로 정책 선거로 임했다. 보수당을 헐뜯는 대신 ‘미래’와 ‘희망’을 내걸고 자체 공약을 많이 내놨다. 긴축 정책을 축소하고 공공지출을 늘리자는 큰 목표를 내걸었고, 그중에서도 학교 지원, 교육비 지원, 건강보험 확대, 젊은층 복지 강화 등의 정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 결과 투표 기피층인 젊은층이 투표장을 많이 찾았고, 영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중도층도 노동당에 표를 던졌다.

코빈은 선거운동이 끝나자 “네거티브 대신 포지티브 선거를 펼치려 최선을 다했다”며 “우리가 정치를 바꿨다”고 강조했다. 또 “유권자가 원하는 것은 희망이고, 희망이 제시됐을 때 그들은 투표한다”고 말했다.

전기기사의 아들인 코빈은 전국공무원노조의 상임활동가로 일한 노동계 인사로 1983년 이즐링턴 북부 선거구에서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현재까지 지역구를 지키고 있다.

글=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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