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입지가 좁아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동남아시아로 근거지 확장을 시도하면서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 국가는 이웃 동남아국인 필리핀이 남부 민다나오섬 마라위시에 계엄령을 내리고 IS 추종단체와 전쟁을 벌이는 모습을 남의 일처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방콕포스트는 8일 태국이 지난 6일부터 군부 최고지도자인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지시에 따라 말레이와 맞닿은 남부 국경 통문 6곳을 잠정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남부 통문 1곳은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국경을 관리하는 제15보병여단 위짠 숙쏭 단장은 “국경 폐쇄는 IS와 반군의 불법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라면서 “평화를 지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말레이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말레이는 자국이 IS 예비대원들이 거치는 중간 정착지가 되고 있다고 보고 경계하고 있다. 현지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쓰레기 매립장이 되고 있다”면서 IS 대원이 되기를 원하는 상당수가 이슬람 인구가 많고 다양한 국가와 무비자협정을 체결한 말레이를 들러 시리아로 들어가거나 가입에 실패해 자국을 떠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젊은이들이 IS에 줄지어 가담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4일 랴미자르드 랴쿠두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은 “필리핀에서 활동하는 IS 추종자 1200명 중 40명이 인도네시아 출신”이라고 발표했다. 지난달 자카르타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의 용의자들도 IS와 연계된 극단주의 테러단체 ‘자마 안샤룻 다울라(JAD)’ 대원으로 드러났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 필리핀 3개국은 IS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필리핀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지난 3일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 국방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6차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오는 19일부터 3개국 군이 공동해역에서 합동 해상 순찰을 실시한다”며 “합동 항공 순찰도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