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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기술 ‘초고도화’… ICBM만 남았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완성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첫선을 보였던 미사일들을 하나씩 쏘아올리고 있다. 열병식에 등장했던 무기가 모두 실전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다. 이 추세대로라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날도 멀지 않은 셈이다.

북한이 8일 발사한 미사일 기종이 무엇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이라는 점만 확인됐을 뿐이다. 북한이 보유한 대함 순항미사일은 우선 중국제 실크웜 미사일을 개량한 ‘KN-01’이 있다. 이외에 북한은 2015년 러시아제 아음속 대함 순항미사일인 ‘Kh-35’와 유사한 모양을 가진 미사일을 함정에서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한 적도 있다.

이번 미사일은 기존 대함 미사일을 이동식발사대(TEL)에서 쏠 수 있게 개량한 기종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김일성 생일 열병식 당시 ‘군종로켓종대’ 행렬 끄트머리에 미사일 발사관 4개를 장착한 무한궤도 차량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열병식 때 나왔던 무기의 실제 발사 모습을 공개해온 북한의 최근 행태를 미뤄볼 때 이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Kh-35를 북한이 자체 카피한 미사일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순항미사일이어서 KN-01로 볼 수는 있으나 다른 신형 미사일을 예상해 본다”면서 “김일성 생일 열병식에는 KN-01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발사관 4개를 단 지대함 미사일로 보이는 신형이 공개됐는데 이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대함 순항미사일의 핵심은 정확한 유도 기술이다. 북한은 사거리와 함께 정확히 유도해 명중시키는 데 집중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발사는 미국 항공모함을 겨냥한 무력시위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자 경고 차원에서 핵추진 항공모함인 칼빈슨호와 로널드레이건호를 한반도에 전개했다. 이에 맞서 북한은 지난달 29일 강원도 원산에서 지대함·지대지 겸용으로 추정되는 스커드 계열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북한의 의도는 여러 종류의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고 미 항모전단의 연합해상훈련과 관련해 대함 정밀타격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무력시위”라면서 “북·미 관계와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 등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증원 병력을 차단하는 능력을 갖추는 데 집중해 왔다. 미군 증원 병력이 들어오는 통로인 한반도 남부를 시작으로 주일미군기지, 괌, 하와이 등 위협 범위를 넓혔다. 최근에는 미군 항공모함을 미사일로 직접 격침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중국의 대미(對美) 해상전략인 ‘반접근·지역거부(A2AD)’를 나름대로 모방한 셈이다.

이제 남은 것은 ICBM뿐이다. 북한은 지난달 14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 12형’ 발사를 성공시켜 ICBM 기술 확보를 거의 완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은 화성 12형 엔진 3∼4개를 묶는 식으로 ICBM을 만들어 조만간 쏘아올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하면서 북·미 간 직접 대화를 요구하려는 속셈이다.

글=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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