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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지구 열 받게 하는 세력 배후엔 기득권층 있다



2015년 12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기후변화협정 당사국총회(COP21).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 기후협정’이 채택되자 외신들은 일제히 “인류의 화석시대가 점진적 종언을 고했다”라고 보도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2도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목표인 이 국제협약에는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총 195개 국가가 서명했다. 오늘날의 기후가 생존에 위협을 주는 수준까지 변화된 것에 대해 선진국이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하고, 개발도상국도 일부 책임이 있음을 밝힌 것이었다.

하지만 그 ‘역사적인 책임’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장본인은 지난 1일 적신호를 켠 미국의 새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나온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부제가 ‘거짓 선동과 모략을 일삼는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에게 보내는 레드카드’라서 더욱 그렇다.

지구촌 과학자들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한 목소리로 경고하는데도 그 파국을 막기 위한 정책적 실행은 지지부진하기만 한 실정이다. 왜 일까. 저자들은 그 배후에 ‘과학과의 전쟁’을 기획하고 주도하는 기득권 세력이 존재한다고 폭로한다.

과거 담배산업과 화학산업의 유해성 논란이 일자 해당 업계가 전방위적으로 펼쳤던 로비 활동 및 허위정보 유포작전이 대표적이다. 이번에는 기후변화 논쟁의 장에서 화석연료산업계가 주도로 나섰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그 대표적 부정론자들에 관한 숨겨진 진실을 폭로한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이 불필요하다는 주장을 ‘6단계 부정론’으로 요약하고 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해나간다. 세계적인 기후과학자와 퓰리처상에 빛나는 시사만평가가 의기투합해 쓴 이 책은 지구촌 구성원 모두가 기후변화에 반드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과학자들을 공격하며 대중을 혼란에 빠뜨리고 심지어 기후변화는 음모라고까지 주장하는 특정 이익집단들과 정치인의 행태를 예의 주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헤친다.

트럼프가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하자 주중 미국대사가 이에 반대하며 전격 사임하는 등 그 후유증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이 책 말미에 저자들은 이렇게 외친다. “집에 불이 났다. 여기가 우리 집이다. 우리 집이라는 생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할 때이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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