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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컷] 北으로 간 항일 투사



너무 흐릿한 사진이다. 정장을 차려입은 초로의 신사가 난간 옆에서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사진 속 주인공은 해방 이후 북한으로 넘어갔던 독립운동가 박열(1902∼1974). 1968년 촬영된 사진으로 추정되는데, 남한에 알려진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한다.

박열은 항일 투사이자 패기 넘치는 혁명가였다. 일왕과 왕세자를 죽이려 했다는 혐의로 일본 법정에 섰을 때 그는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재판장, 수고했네. 내 육체야 자네들 맘대로 죽이려거든 죽여라. 그러나 나의 정신이야 어찌할 수 있겠는가.” 그는 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지만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22년 2개월이나 감옥살이를 했다.

책은 그동안 우리나라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박열의 일대기다. 이달 말에는 고인의 삶을 다룬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도 개봉할 예정이니 극장을 찾기 전 읽어본다면 좋을 만한 금주의 신간이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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