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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상위 1%를 위한 ‘짝퉁 자본주의’ 강하게 비판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세계 경제학계의 톱스타인 미국 컬럼비아대 조지프 스티글리츠(74) 교수의 신간이다. 야멸친 자본주의의 민낯을 확인하고 싶다면, 전작인 ‘불평등의 대가’(2013)를 인상 깊게 읽은 독자라면 흥미롭게 독파할 수 있는 금주의 책이다.

‘거대한 불평등’은 스티글리츠 교수가 지난 10년간 뉴욕타임스 등 유수의 매체에 기고한 칼럼을 한 권에 묶은 것이다. 상위 1%를 위한 ‘짝퉁 자본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기득권층을 싸고도는 정치계를 질타한 내용이다. ‘불평등의 대가’를 잇는 속편으로 읽힌다.

저자는 부유층의 부(富)가 늘면 저소득층 형편도 개선된다는 이른바 낙수효과(落手效果)에 반기를 든다. 부유층의 몫이 줄면 성장이 위축되고, 결국 서민들이 고통 받는다는 식의 논리는 잘못됐다는 것이다.

‘사회적 불평등을 옹호하기 위해 낡은 낙수효과 경제 이론을 21세기에 맞게 변형한 논리’라고 반박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유를 설명할 때는 레이건 행정부 때로 거슬러 올라가 정부의 잘못된 정책들을 하나씩 꼬집는다.

‘성장을 원한다면 좌파를 지지하라’ 같은, 귀가 솔깃해지는 제목의 칼럼도 확인할 수 있다. ‘성장은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지금 좌파는 성장과 사회 정의를 동시에 촉진하겠다는 논리 정연한 의제를 제시하고 있다. 반면 우파는 그렇지 못하다.’

‘21세기 자본’을 쓴 토마 피케티는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불평등을 당연한 결과로 여겼다. 하지만 스티글리츠 교수는 다르다. 불평등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정부는 적극적이면서도 균형 잡힌 조세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정치인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 자본주의를 향한 공세이지만 우리나라 상황과 포개지는 부분이 적지 않다.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지금껏 해온 행동을 멈추고 정반대로 행동해야 한다.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고, 기업 지원 정책을 축소하고,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안전망을 강화하고, 교육과 과학기술, 기간 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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