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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라면완전정복’ 펴낸 지영준씨 “지구촌 라면 1000여종 맛봐… 상품 정보 집대성”




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유별나다. 세계라면협회의 2015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1년간 팔린 라면은 36억5000만개다. 1인당 라면 소비량은 76개로 2위 베트남(55.1개), 3위 인도네시아(52.8개)를 압도한다.

그렇다면 한국인 가운데 가장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도 이 청년을 빼놓을 순 없을 듯하다. 주인공은 청주교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지영준(28)씨. 그는 2013년부터 한 포털사이트에 ‘라면정복자피키’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필명은 서서히 유명해졌고, 지난해에는 ‘수요미식회’(tvN) 등에도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급기야 지씨는 최근 ‘라면완전정복’(북레시피)이라는 책까지 펴냈다. 시판 중인 라면들의 역사와 각각의 평점 등 수많은 라면 정보를 집대성한 내용이다.

지씨는 21일 본보와 통화에서 “라면 조리법 등을 담은 책은 많지만 시판되는 라면들의 정보들을 소개한 책은 처음”이라며 “라면을 좋아하는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라면의 세계에 빠져든 건 2012년 군에 입대하면서부터. 지씨는 한 부대 지휘통제실에서 작전행정병으로 복무했는데, 이틀이나 사흘에 한 번씩 밤샘 근무를 섰다. 당시 그에게 둘도 없는 친구이자 허기를 달래준 음식이 바로 라면이었다.

‘(군 복무 시절) 여러 종류의 라면을 하나하나 먹어가던 나는 오묘하고도 매력적인 라면의 세계에 더욱 깊숙이 빠져들게 되었다. …제대하고 사회에 나가면 군대에서 먹어보지 못한 이 세상의 모든 라면들을 먹어보아야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게 되었다.’

책은 인기 있는 라면 30여종에 대한 소개를 각각 늘어놓는다. 라면 맛있게 끓이는 방법, 인스턴트 라면의 역사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책 중간에 등장하는 라면 100여종에 대한 저자의 평점(5점 만점 기준)은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핵심 내용이다.

지씨는 라면에 평점을 매길 때 세 가지 원칙이 있다고 한다. ①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배고플 때는 절대로 라면을 먹지 않는다 ②직접 사먹고 평가하며, 가격이나 구입의 편리성 등 맛 외적인 부분도 따진다 ③주변 사람들과 온라인의 소비자평도 고려한다.

“교대생인 만큼 졸업한 뒤에는 선생님이 될 겁니다. 하지만 한 명의 소비자로서 계속 라면에 대한 글을 쓸 거예요. 지금까지 국내외 라면 800∼1000개를 먹어봤습니다. 신제품이 계속 나오니 ‘라면완전정복’ 개정판도 언젠가 낼 생각이에요. 기회가 되면 해외 유명 라면을 찾아다니는 여행기도 써보고 싶네요(웃음).”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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