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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혜수 “가곡은 성악가의 순수한 예술성 잘 보여줘”




JTBC 예능프로그램 ‘팬텀싱어’가 화제를 모으면서 심사위원 6명 가운데 유일한 클래식 분야 전문가였던 베이스 손혜수(41·사진) 역시 대중적 지명도를 얻었다.

오페라 장르의 특수성과 오랜 해외 활동 탓에 그는 대중에게 낯선 존재였다. 하지만 방송을 거듭할수록 한국 대표 베이스 가운데 한 명인 그의 진가가 드러났고, 자연스럽게 팬들도 많이 생겼다. 그가 6월 1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단독 공연은 처음이다.

17일 서울 종로구의 카페에서 만난 그는 “‘팬텀싱어’의 제안을 받았을 때 하루 꼬박 고민한 뒤 출연을 결정했다. 자칫 아티스트의 순수성을 잃어버릴까봐 걱정이 됐지만 새로운 분야를 경험하는 재미와 함께 대중에게 클래식을 알리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클래식이 대중음악은 아니지만 대중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면서 “성악가로서 오랜 경력에도 불구하고 내겐 한동안 ‘팬텀싱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것을 안다. 하지만 ‘팬텀싱어’에 나온 후배들의 성장을 도운 것은 또 다른 기쁨”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독일로 유학을 떠난 그는 베를린 국립음대 석사, 드레스덴 국립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세계적 권위의 프랑스 마르세이유 콩쿠르, 오스트리아 모차르트 콩쿠르, 그리스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한 후, 독일을 넘어 유럽 주요 극장 무대에 서왔다.

188cm의 큰 키에 훈훈한 외모는 유럽 성악가들과 맞설 수 있는 그의 또다른 무기였다. 하지만 가족이 있는 한국에서 좀더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운명처럼 ‘팬텀싱어’와 만나게 됐다. 그는 하반기 ‘팬텀싱어’ 시즌2에도 심사위원으로 참가할 계획이다.

그는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한국에 적응하도록 하고 싶어서 귀국을 결정했다. 예전에는 유럽을 거점으로 한국 활동을 이어갔다면 지금은 그 반대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오니 경주마가 달리는 것처럼 늘 분주하다. 이런 사회일수록 휴식을 위해 클래식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웃었다.

첫 단독 리사이틀에서 그는 슈베르트, 슈트라우스, 라벨, 라흐마니노프 등의 예술 가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그는 “오케스트라와 협연해야 하는 오페라 아리아와 달리 가곡은 피아노 반주뿐이다. 그만큼 성악가의 순수한 예술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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