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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발사 때 사이버교란? 기술적으로 어렵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6일 미국의 사이버 교란 작전으로 북한 미사일 발사가 실패했다는 일부 분석에 대해 “현재로선 기술적으로 어려운 수준”이라며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북한이 14일 발사한 ‘화성 12형’이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 X밴드 레이더에 탐지됐다는 사실도 밝혔다.

한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3∼4월 실시된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 실패와 교란 프로그램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에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보지만 기술적으로 현재 매우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교란 프로그램에 의해 실패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 교란 프로그램 수준이 그런 걸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미국 사이버 교란 프로그램인 ‘레프트 오브 론치’(Left of Launch·발사 직전 교란)는 2013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 도입했다. 미국 언론에선 북한 미사일이 최근 공중에서 폭발했을 때 실패 원인으로 이 프로그램을 꼽았다.

한 장관은 화성 12형 발사와 관련, “성주에 배치된 레이더도 탐지했다는 것을 미국 측에 확인했다”고 말했다. ‘탐지거리가 600㎞인데 어떻게 탐지했느냐’는 질문엔 “600㎞ 내지 800㎞라고 말해 왔다. 어느 정도인지 몰라도 탐지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답했다. 한 장관은 “성주에 배치된 그 전력이 5월 1일부터 초기 운용 능력을 확보했고 야전 배치됐다는 사실을 유념해 달라”고 설명했다. 실전 운용에 들어간 사드 레이더가 성능을 발휘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한 장관은 정권교체 이후 사드 배치 입장과 관련해 “군 입장이 바뀐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금 배치된 사드를 철수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엔 “(현 정부가) 그런 결정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 장관은 또 “북한이 우리를 공격할 징후가 확실하다면 선제타격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화성 12형에 대해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에 미치지 못한다고 봤다. 한 장관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성능이 향상된 IRBM급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탄두 (대기권) 재진입의 안정성 여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신형 IRBM 실전 배치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IRBM급 이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려면 이동식 발사대(TEL)가 필요하다. 일부 국가만 보유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도 난제다.

북한은 미국의 계속된 압박에 대한 보복을 다시 한번 다짐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세계에서 가장 완성된 무기체계가 결코 미국의 영원한 독점물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도 상응한 보복수단을 쓸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오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백상진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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