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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나를 녹여 너를 드러내는 소금처럼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한국교회는 신임 대통령이 갈라진 국론을 하나로 모아 국민과 사회를 통합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교계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의 하나 됨과 안정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상처 입은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고, 경쟁자를 동반자로 끌어안는 협치의 대로를 열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한국교회 역시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올해 하나 됨을 더욱 견인하기를 바랍니다. 신임 대통령이 정치 사회 등의 영역에서 하나 됨을 추구한다면 한국교회는 영적인 면에서 하나를 이뤄야 합니...
입력:2017-05-15 00:05:01
[건강칼럼] 세균없는 생명체는 지구상에 없다.
가난했던 시절을 겪은 어르신들이 하는 말씀이 있다. 옛날 아이들은 지저분한 데서 아무렇게나 길러도 씩씩하게 자랐는데 요즘 애들은 깨끗하게 잘 먹는데도 더 골골한다고. 약이며 백신 같은 게 훨씬 좋아졌다는데 아토피니, 비염이니 하며 병원을 찾는 아이들은 줄지 않는다. 이런 요즘 아이들을 보면서 어르신들은 "온실 속에서만 키웠으니 툭 하면 아프지…" 하면서 혀를 찬다. 옛날보다 모든 면에서 깨끗해졌다. 아이들의 성장 환경도 마찬가지다. 예전 같으면 아이들이 흙에 뒹굴며 야생 동식물과 자연스럽게 접촉하면서 자연계의 온갖 바이러스나 ...
입력:2017-05-31 20:22:08
[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기득권 내려놓으면 함께 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죄로 말미암아 멸망 아래 있던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그분의 기득권을 포기하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는 섬김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섬기기 위해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누릴 수 있는 기득권을 포기하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늘 보좌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이 땅에 오셨고, 이 땅에서도 섬김을 받을 수 있는 기득권까지 포기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가슴에 담긴 생각은 기득권 포기입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은 제자훈련 과정을 이수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예수님...
입력:2017-05-08 00:10:01
[조용래 칼럼] 투표와 당선, 그리고 그 너머를 생각할 때
제19대 대통령 선거도 끝자락이다. 대통령 파면이 빚은 초유의 ‘돌발대선’인데도 투표만큼은 마치 봄꽃잔치처럼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지난달 25∼30일 벌어진 재외국민투표를 비롯해 4∼5일 사전투표를 통해 유권자 4명 중 1명은 이미 투표를 마쳤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마침내 내일 공식투표일을 맞는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10일 등장할 당선자와 새 정부는 이전 정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산적한 국내외 문제군(群)에 직면할 테니 말이다. 지난 반년 동안은 사실상 국정 공백 상황이었지만 새 정부는 내각 구성도 못한 채 그야말로 개문발...
입력:2017-05-30 10:40:01
[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나부터 용서해 하나 되겠습니다
‘나로부터의 변화’를 이끄는 성찰과 변혁의 과정은 자신을 용서하는 지점에서부터 비로소 출발할 수 있습니다. 깊고 어두운 욕망의 동굴에 갇힌 채 상처 입고 고통당하며 신음하는 자신을 성령의 내적 조명과 그 하나님의 은총의 빛 아래 새롭게 발견하고 아프게 그러나 기꺼움으로 끌어안아야 합니다. 탐욕의 덫에 걸린 채 육체의 소욕의 노예가 돼 돈과 권력과 명예를 추구하며 갈등의 가시밭 덩굴 속을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로 이끌어 내야 합니다.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우상숭배와 주술과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
입력:2017-05-01 00:05:01
[타향 삶 보듬기] “용서는 나를 위한 것이다”
박희민 목사 (새생명선교회 대표)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갈라지고 찍기고 분열된 세상이다. 불신과 갈등이 너무 심각하다. 가진자와 못가진자, 배운자와 못배운자, 보수와 진보, 고용주와 고용인, 부모와 자녀, 부부지간, 신자와 불신자간, 갈등의 요소는 어느 곳에선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런 시대의 모습을 보며 오늘 날처럼 용서와 사랑, 화해와 평화의 사역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가 없다. 우리는 모두 다 죄인들이다. 죄로 죽을 수밖에 없는 실존들이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로 죄 씻음을 받고 새 사람 되었으며 ...
입력:2017-05-12 14:32:40
[한마당-한민수] 홍석현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열심히 취재한 적이 있다. 2004년 12월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입기자들과 송년 저녁을 하며 “주미 대사로 깜짝 놀랄 만한 빅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팀장을 하며 보름 전쯤 고급 취재원으로부터 “누구도 예상치 못하는 인사가 발탁될 것”이라는 제보를 받은 터였다. 발에 불이 날 정도로 뛰어 빅카드가 홍 전 회장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데스크로부터 “홍석현, 그는 누구인가”라는 기사를 급히 출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때 집안 내력과 함께 그가 ‘더 ...
입력:2017-05-12 14:05:22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엄마의 종이컵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오이김치와 얼갈이 열무김치 담가 놨으니 가져가라고. 내가 가지러 가면 엄마는 집에 없을 거라 하셨다. “어디 가시는데?” “우리 엄마한테!” 외할머니는 3년 전 유방암 수술을 하셨는데, 그때가 구순이었다. 할머니는 살만큼 살았으니 땅으로 돌아가더라도 암 덩어리는 떼고 들어가고 싶다고 하셨다. 고령이라 암세포도 더디 컸다. 통증보다 수술과 항암치료가 더 무리일거라 해서 7년을 키운 종양이었다. 종양은 깔끔하게 제거되었고, 다른 부위 전이는 없었다. 할머니가 처음 암센터에 오셨을 때 조직검사를 하느...
입력:2017-05-12 14:02:54
[조용래 칼럼] 동아시아의 지평 중시하는 후보 뽑자
5년 전 나는 개발연대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매섭게 비판한 유인호(1929∼92) 교수의 삶과 학문에 대한 책 ‘유인호평전-사회변혁을 꿈꾼 민중경제학자의 삶-’을 썼다. 집필과정에서 그의 경제기본권 주장과 동아시아의 지평을 중시해야 한다는 자세에 크게 공감했다. 그는 유신정권이 무너지던 79년부터 헌법에 경제기본권 7개 규정을 명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7개 규정은 부정한 방법의 재산취득 방지, 경제 질서 수립, 사회적 약자 보호, 근로자·농어민·소상품생산자 권리 보장, 경제력 집중 방지, 노동권 및 환경권 보장이다. 경제민주화론의 ...
입력:2017-05-12 13:58:40
[건강칼럼] “불치병은 없다 불치의 습관만 있다”
최근 미국 의료계가 요술을 부렸다.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가 12일 발표한 내용이다. 요약하면 현재 3600만명에 달하는 고지혈증약(스타틴) 복용자를 7000만명 정도로 늘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10년 이내에 심장병 확률이 20% 이상일 경우에만 스타틴 계열 약을 처방하도록 했으나 앞으로는 그 대상을 두배로 늘린 것이다. 즉 심장병 전력이 있거나,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이 190 mg/dl 이상이거나, 40~75세 당뇨환자, 40~75세로서 10년 내 심장병 확률이 7.5% 이상인 사람들에게는 스타틴을 처방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가이드라인 작성에 참여 한 노...
입력:2017-05-12 13:55:30
[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분쟁없는 교회 위해 앞장서겠습니다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은 내년에 설립 10주년을 맞습니다. 화재중재원 일을 하면서 목도하는 것은 화해와 평화를 추구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교회의 현실입니다. 최근 교회 분쟁의 전형적 패턴은 재정과 관련해 교인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입니다. 교회 안팎에서 재정 투명성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고, 이를 둘러싼 민·형사 사건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원로목사와 신임목사 간 주도권 싸움이 원인이 된 다툼도 많습니다. 서울의 어떤 교회는 원로목사 측과 담임목사 측이 갈라져 10년 넘게 민·형사 재판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
입력:2017-04-24 00:03:55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가슴에 묻은 아이들
우리 집안엔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가 몇 있다. 25년 전에 큰집 큰언니의 다섯 살 된 큰아이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 아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우리 집안에선 금기였다. 누구의 어떠한 말로도 언니와 형부를 위로해줄 수 없었다. 그들을 위로해줄 자격이 되는 사람은 둘째 큰아버지와 아버지 사이에 다른 자식이 있었는데 홍역으로 그 아이를 잃은 우리 할머니, 그리고 열아홉 살 아들을 오토바이 사고로 잃었던 서울 당고모뿐이다. 그 외의 가족들은 그저 기대고 싶을 때 안아주고, 실의에 빠져 있을 때 손만 잡아줄 수 있었을 뿐. 사촌언니의, 당고모님의, 그리고 ...
입력:2017-04-28 16:02:53
[한마당-박현동] 노숙여인과 대선후보
봄바람에 벚꽃이 흩날리던 그제 여의도공원에서 그녀를 만났다. 용케도 혹한을 잘 견뎌냈나 보다. 내심 반가웠다. 그녀는 나에겐 봄의 전령사다. 긴 겨울 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봄이면 어김없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올해도 그랬다. 오히려 더 멋진 모습으로. 작은 키에 통통한 몸매, 단발머리 그대로였다. 얼굴은 여전히 퉁퉁 부었다. 손등도 마찬가지다. 오랜 노숙 탓이리라. 누구와 대화하듯 뭔가를 말했으나 사실 혼잣말이다.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치마와 빨간 립스틱으로 한껏 멋을 부렸다. 베이지색 등가방을 멨다. 지난가을엔 엉클어진 머리에 꽃 장식을 하기도 ...
입력:2017-04-28 15:59:49
[삶의 향기-송세영] 복음적 낙관주의
한국교회의 양대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이 지난 12일 통합을 위한 선언을 전격 발표했다. 양 기관은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정관 등 구체적인 통합 방안을 조율할 계획이다. 모임에선 다음 달 9일 대통령 선거 전에 통합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다. 시한을 못 박지 않아도 양 기관을 대표하는 통합추진위원들이 거룩한 부담을 갖고 협의 테이블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인 올해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이룬다면 최고의 선물이 될 듯싶다. 안타까운 것은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에 비관적 시각이 교계에 여전하다는 점이다. ...
입력:2017-04-28 15:57:15
[건강칼럼] “누가 명의를 모르시나요?”
좋은 의사-한의사 포함-를 소개시켜 달라는 부탁을 가끔 받는다. 병원을 가야할 이유가 생겼는데 믿을 만한 의사를 모른다는 것이다. 게다가 의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를 들었다면 아무 병원이나 찾는 건 더욱 망설여질게다. 그런 문의를 받을 땐 참 난감하다. 모든 의사들을 일일이 경험해보지도 않았을 뿐더러 묻는 사람의 ‘좋은 의사'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때 나는 웬만하면 특정의사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다만 확신에 찬 의사보다는 겸손한 의사, 환자 자신이 생활습관을 바꿔야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말하는 의사를 찾으면 안심해도 좋을 것이라고...
입력:2017-04-24 13:47:33
[특별기고] 기독교냐, 그리스도교냐
루터가 95개조 논제를 작성한 이래 500년이 지났습니다. 지금 다시 개혁의 기치를 내걸 때가 된 것 같습니다. 500년 전에 중세 가톨릭과 온 유럽사회가 그랬던 것처럼, 21세기의 한국교회와 한국사회도 역시 개혁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물론 종교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 변화가 필요하지만 시작은 역시 교회가 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교회 안에서 시작되어야 할 개혁의 첫걸음으로 한 가지 실천사항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기독과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의 대상으로 하는 종교를 가리켜 우리는 기독교나 그리스도교라고 부릅니다. 영어로는 ‘Christianity’...
입력:2017-04-17 15:33:52
[한마당-서윤경] 삼성전자와 안철수
2011년 애플과 삼성전자의 소송이 전 세계에서 진행됐다. ‘둥근 모서리 소송’이라 불리는 디자인 관련 1차 특허 소송이었다. 이듬해 ‘밀어서 잠금해제’ 등으로 2차 소송이 이어졌다. 삼성전자도 전자사진 기술 특허 침해로 맞불을 놨다. 현재까지도 법정 공방은 계속되고 있지만 업계에선 2012년 일찌감치 ‘결론’을 내렸다. 실질적 승자는 삼성이라는 것이다. 소송 이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이 2010년 경영 복귀와 함께 “10년 내 삼성의 대표 제품들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면서...
입력:2017-04-14 17:51:48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딸기를 먹다가
퇴근하는 남편이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딸기를 세 팩이나 사왔다. 웬 딸기를 이렇게 많이 샀느냐고 묻자 세 팩을 묶어 할인해서 팔기에 사왔다는 알뜰주부 같은 대답. 이제 곧 하우스 딸기의 끝물인 것이다. 딸기를 씻으려고 보니 윗줄은 싱싱했었는데 아랫줄은 상한 것이 많았다. 상한 것을 도려내 다듬어 접시에 딸기를 올려 본다. 상한 딸기를 다듬고 나면 손에서 한동안 상큼한 딸기 향이 난다. 딸기 향을 맡으면 자동으로 어릴 적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다. 어릴 때 우리 집도 딸기 밭이 있었다. 수확해서 팔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고, 부모님은 사남매 먹일 정도로만 하셨...
입력:2017-04-14 17:46:54
[조용래 칼럼] 우리의 고통 대신 져 줄 후보는 없다
매년 4월 첫 토요일엔 집안행사가 있다. 원래는 부모님 추도모임인데 해를 더할수록 흩어졌던 형제들이 함께하는 축제의 시간이 됐다. 특히 올해는 아버님 탄생 100주년과 어머님 별세 20주년을 맞아 부모님의 존재감을 각별하게 새겨봤다. 이날 함께 나눈 얘깃거리는 얼마 전 개봉작 ‘사일런스’. 일본의 엔도 슈사쿠(1923∼96)가 66년 발표한 소설 ‘침묵’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영화화한 것이다. 400여년 전 규슈에서 벌어진 기독교(가톨릭) 신자들과 예수회신부들의 순교와 배교(背敎)에 대한 얘기다. 1549년 시작된 일본의 천주교 포교는 1...
입력:2017-04-14 17:43:37
[건강칼럼] 발견해서 살래? 방치했다 죽을래? ‘- 매모그램’
‘매모그램'으로 알려진 유방암 X 레이 검사는 중년 여성들에게 괴로운 숙제처럼 인식되고 있다. 한번 경험해 보면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끔찍하게 생각하지만 의사들은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 적극 권한다. ‘조기 발견해서 살래? 방치했다 죽을래?'라는 질문 앞에서 버틸 여자들은 많지 않다. 그래서 미국에서 매년 3900만 명에 달하는 여성들이 50억 달러의 비용을 들여 매모그램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여성들의 경험담을 들어 보면 매모그램은 정신적·육체적 '고문'에 가깝다. 심지어는 모르는 사람에 게 차가운 철판 두 개로 가슴을 눌러 달라...
입력:2017-04-14 17:02:37
[독자기고] 신앙과 삶에 필요한 바른 시선
남편은 과묵한 성격의 사람이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약간의 자폐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모른 채 단지 말 없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하며 살았다. 이혼 후 남편을 생각할 때 마다 마음이 아프다. 남편에게 소홀했던 순간들이 미안하게 느껴진다. 처음에 우리가 만났을 때에는 매우 즐겁고 밝고 명랑했다. 하지만 결혼해서부터의 삶은 우리의 생각과 다르게 펼쳐졌다. 점점 개인감정 표현에 소홀해 지기 시작을 했고 상대의 감정에 무디어져 갔다. 사랑의 점검을 확인 하는 것 보다는 생활을 잘 견뎌 내는 것이 더 중요했다. 어느 날 우리는 오랫동안 섬기던 교...
입력:2017-04-13 10:05:18
[타향 삶 보듬기] “들판의 꽃들처럼 활짝 피어나라”
두 주전 전교인 산상기도회를 다녀왔다. 기도원 가는 길은 눈이 시리도록 봄의 정취가 가득했다. 충만한 봄기운으로 샛노란 들판을 보면서 탄성이 절로 나왔다. 몇 년 간의 가뭄을 끝내고 지난 연말부터 내린 복된 소낙비들을 맞아 야생화들이 만개한 모습은 거듭 탄성을 지르게 했다. 새 봄의 신선함에 꽃향기까지 더해져 야외 피크닉을 다녀왔다고 해도 손색이 없는 기분 좋은 날이 었다. 전에도 종종 산상기도회를 다녀왔지만 사정상 근 일 년 만에 찾게 되는 기도원이어서 그랬는지 많은 교인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교인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우리 교인들이 ...
입력:2017-04-12 17:41:01
[한마당-박현동] 풍계리와 송이버섯
네이버에 ‘풍계리(豊溪里)’를 치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외에 경기도 이천, 충남 보령의 풍계리가 나온다. 한반도 남쪽에 살고 있음에도 내가 들어본 곳이라곤 북한 풍계리뿐이다. 1952년 북한 정권의 행정구역 통폐합 과정에서 신설됐다. 갈 수 없는 곳이다. 불과 2㎞ 떨어진 곳엔 ‘16호 수용소’라고 불리는 북한 화성정치범수용소가 있다. 좀 슬프다. 구글에 풍계리를 입력하면 67만9000개의 검색결과가 뜬다. 절대다수는 북핵 관련 뉴스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철옹성’이다. 핵실험장이 있는 만탑산은 높이가 해발 2205m. 학무산(16...
입력:2017-04-12 17:07:39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봄날은 간다
4월이다. 곳곳에 꽃소식도 들리곤 하지만, 북쪽에 위치한 우리 동네엔 아직 한 송이 꽃도 피지 않았다. 봄이라는데 봄 같지 않은 뉴스들이 넘쳐나고, 내가 아는 이들은 하나같이 다들 지쳐 있다. 봄은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가버린 기분. 하늘은 미세먼지로 뿌옇고. 4월은 잔인한 달이다.   어릴 때 살던 동네에는 거의 모든 집 앞에 작은 텃밭이 있었다. 그 텃밭들엔 상추, 깻잎, 쑥갓, 풋고추와 오이, 가지. 그때그때 먹을 반찬으로 만들 푸성귀들을 키우곤 했다. 겨울이면 그 텃밭 옆에 연탄재를 쌓아 내놓던 집도 있었고. 아이들은 연탄재를 굴려 눈밭이 ...
입력:2017-04-12 17:02:58
[삶의 향기-박재찬] 가보지 않은 길
시시때때로 올라오는 굵직한 뉴스들로 스마트폰에 얼굴을 파묻고 산다. 바닷속에서 건져 올려진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왔다. 배 안에서는 또 어떤 뉴스와 사연이 쏟아져 나올지 자못 궁금하기도 하고, 그걸 바라봐야 하는 유족들과 미수습자 가족들의 심정을 헤아리니 ‘아이고’ 탄식부터 나온다. 결국 영어의 몸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 소식도 한참을 들여다봤다. ‘박정희의 딸’ ‘첫 여성 대통령’ ‘첫 파면 대통령’ ‘구속’이라는 뉴스 타이틀을 손가락으로 밀어 올리면서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그의 이력들이 초라해 보인다. &lsqu...
입력:2017-04-12 17: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