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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이토록 다양한 일상
SNS를 하면서 감탄하는 것 중 하나는 세상에 이토록 다양한 일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종종 대리만족을 경험한다. 앉은 자리에서 해외여행을 하기도 하고 각 지역의 음식을 눈으로 맛보기도 한다. 누군가는 콘서트 사진을, 누군가는 전시회 사진을 찍어 올린다. 한 사람의 SNS에 올라오는 글은 한 가지 색이 아니다. 활기로 가득 찬 삶을 보여주던 사람이 어느 날 우울의 정점을 찍기도 하고 늘 담담한 어조를 유지하던 사람이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여기저기서 완전히 다른 이야기들이 경쟁하듯이 올라올 때도 있다. 누군가는 헬스장에서 역기를 들어 올리...
입력:2020-03-23 04:10:01
[한마당] 정의당의 추락
‘게도 구럭도 다 잃었다.’ 무슨 일을 하려다가 아무 소득도 얻지 못하고 도리어 손해만 보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정의당의 형편이 딱 그렇다. 정의당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 정의와 공정을 저버렸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여당 편을 들었다. ‘정의당을 위한 법’이라는 말까지 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얻기 위해서였다. 지역구 의석 대비 정당득표율이 높은 정당에 유리한 연동형 비례제 특성상 정의당은 교섭단체까지 가능하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비례 위성정당 출현으로 모든 게 틀어졌다. 미래통합당의 ...
입력:2020-03-23 04:05:02
[한반도포커스] 코로나19 대하는 세계(2)
지난달 24일 ‘코로나19 대하는 세계’라는 제목의 시론을 쓴 지 한 달이 지났으나 여전히 바이러스의 기세는 꺾일 줄 모르고 세계 정치에 미치는 암울한 전망은 늘어만 간다. 우선 배타적 민족주의에 기반한 자국 우선주의의 반세계화 물결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확산할 것이다. 세계화 시대에 글로벌 기업은 필요한 부품을 자국의 창고에 쌓아 놓기보다는 수요에 맞춰 필요할 때 공급받는 ‘무재고 적기공급 생산 방식’을 선택했다. 애플의 최고 경영자인 팀 쿡은 “재고는 악(惡)과 같다”고 선언하면서 공급망 관리를 강조했다. 그러나 전 ...
입력:2020-03-23 04:05:02
[한마당] 코로나 대응 평가, 국내 해외 다른 이유
해외에서는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로 돼 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영국의 로이터 가디언 등 공신력 있는 언론을 비롯해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사이언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까지 한국의 대응을 모범 사례로 꼽으며 극찬한 내용을 일일이 소개하기 어려울 정도다. 예를 들면 워싱턴포스트는 “하루에 두 번씩 보건 당국이 브리핑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도록 한 문재인 대통령”이라든지, “한국 보건 당국의 투명성과 능숙도의 높은 수준은 다른 국가에 교훈을 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국내에서...
입력:2020-03-21 04:10:01
[한마당] 심리적 거리 줄이기
출퇴근 때 버스를 두 번 갈아탄다. 하루 3시간 가까이 버스 안에 갇혀있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요즘 가장 부담스럽고 긴장되는 시간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 30~40명과 창문이 꽉 닫힌 밀집공간에 같이 있기 때문이다. 승객 중 누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언제부턴가 옆좌석 사람과 가급적 접촉하지 않으려고 잔뜩 몸을 움츠리고 마스크를 꽉 눌러쓴 채 코로만 숨을 쉰다. 그나마 모든 승객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게 위안이다. 아직까지 버스나 지하철에서 집단감염됐다는 얘기가 없으니 다소 안도하면서도 늘 신경은 ...
입력:2020-03-20 04:10:02
[바이블시론] “너희는 깨어 있으라”
인류는 BC와 AD로 나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영원의 시간을 갈라놓았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거부하는 인류는 이제 인간의 역사가 BD와 AD로 나뉜다고 믿었습니다. 디지털(Digital)이야말로 뚜렷한 분기점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벽두에 코로나(Corona)19를 만났습니다. 사태의 파장을 보면 이제 인류는 BC와 AC로 나뉠 전망입니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마치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과 같습니다. 온통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가 이 시대를 사는 모두에게 주어졌습니다.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
입력:2020-03-20 04:10:01
[살며 사랑하며] 마음 운동
다리를 다친 후 재활치료를 받다 보니, 평소 잘못된 습관과 태도가 몸에 불균형을 만들어 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익숙한 자세로만 지내왔던 세월이 쌓이며 차곡차곡 병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현대인들은 구부정한 C자 자세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 복근과 허벅지뿐 아니라 등 근육까지 많이 망가져 있다고 한다. 그러니 목, 허리, 무릎, 발목과 같이 무게를 지탱하는 부위들에 통증과 이상이 자꾸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편하고 어색한, 평소에 하지 않던 움직임을 일부러라도 해서 몸의 균형을 맞춰야 한단다. 돌이켜보니 그동안 등과 옆구리의 근육을 생각하며 살아...
입력:2020-03-20 04:10:02
[한마당] 헬리콥터 머니
코로나19와의 전투에 나선 각국 정부가 ‘현금 지급’ 카드를 빼놓지 않고 챙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1조 달러(약 1245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1인당 1000달러(124만원)씩 지급’을 포함시켰다. 호주, 싱가포르 등이 이미 시작한 현금 풀기에 미국도 나선 것이다. 일본 정부와 여당도 다음 달 내놓을 긴급경제대책에 국민 1명씩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현금 급부’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재난기본소득’이란 이름으로 현금 지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입력:2020-03-19 04:10:01
[시온의 소리]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며
재난만큼 우리 삶을 순식간에 뒤바꾸어 놓는 것도 없는 것 같다. 모여서 예배하지 못한 지 4주째 접어들면서 어느덧 일상에 일어난 많은 변화들이 하나둘씩 자연스러워져 가고 있다. 처음에 느꼈던 당황스러움과 달리, 이제 홀로 카메라를 보며 성도들과 말씀을 나누는 일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당회와 교역자 회의도 화상회의로 진행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어졌고, 기침 예절과 손 씻기가 몸에 밴 지 오래다. 기약 없이 흘러가는 시간들이 무심하게 느껴질 뿐, 재난이 불러온 변화들이 어느덧 우리 삶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 같다. 얼마 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신종 ...
입력:2020-03-19 00:10:01
[한마당] 생필품 사재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생필품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호주 일본 등 선진국이라 자부해 온 국가들도 예외가 아니다. 빵, 분유, 생수, 화장지, 상비약 등을 싹쓸이해 가는 바람에 대형 마트의 진열대가 텅 비었다. 생필품을 서로 먼저 차지하겠다고 다투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보인다. 생필품이 가득 담긴 카트를 끌고 계산대로 향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각자도생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읽힌다. 각국 정부가 ‘이웃을 위해 멈춰 달라’고 호소하지만 사재기 열풍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
입력:2020-03-18 04:10:01
[너섬情談] 프리츠커상과 한국건축
올해의 프리츠커상은 아일랜드의 여성 듀오 건축가 이본 패럴과 셀리 맥나마라에게 돌아갔다. 지난 40여년간 일관되게 건축물이 지어질 장소, 기능뿐 아니라 그곳에 거주하고 사용할 사람들을 위해 노력한 점을 시상의 배경으로 꼽았다. 건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은 한두 개의 건축물보다는 오랜 기간을 통해 건축가의 창작 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하얏트재단에서 주는 상이다. 주최 측은 “건축예술을 통해 재능과 비전, 책임의 뛰어난 결합을 보여주어 사람들과 환경에 일관적이고 중요한 기여를 한 생존한 건축가에게 수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입력:2020-03-18 04:10:01
[살며 사랑하며] 나눔의 확산
최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감동적인 기사를 몇 편 읽었다. 어느 장애인이 파출소에 마스크를 기부한 사연이었는데 그분이 쓴 편지에는 ‘부자들만 하는 게 기부라고 생각했는데 자신도 도움이 되고 싶어 용기를 낸다. 너무 작아서 죄송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어느 자치구에서는 마스크를 만들어 나누어주기 위해 자원봉사자를 모았는데 300명이 자원했다고 한다. 구청 대강당에 모여 함께 마스크를 만드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어릴 적, 아버지는 매일 신문을 스크랩하셨다. 빼놓지 않고 모으던 기사는 미담에 관한 내용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
입력:2020-03-18 04:10:01
[청사초롱] 짚신도 제짝이 있다?
‘짚신도 제짝이 있다’는 속담이 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사람도 어울리는 제짝이 있다는 뜻으로, 괴팍한 성격이나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그에 딱 맞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고 그 사람과 결혼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속담은 결혼이 늦어지거나 결혼하고 싶으나 짝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향해 덕담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과연 각 사람에게 어울리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일까. 특별히, 예부터 전해오는 말처럼 (서로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는) 상호 보완적인 사람을 만나면 서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성...
입력:2020-03-18 04:10:02
[한마당] 코로나 식당
지방자치단체는 관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동선을 공개한다. 대략적인 집 주소와 최근 들른 곳, 만난 사람, 이동 수단 등이 공개 대상이다. 확진자가 머문 장소에 대해 우리는 결코 관대하지 않다. 바이러스가 남아 있지 않다는 설명에도 찜찜함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식당의 경우는 ‘코로나19’라는 낙인이 찍히는 순간 치명상을 입는다. 대형 유통업체 등과 달리 동네 식당은 대안이 널려 있다. 메뉴를 바꾸면 되고, 굳이 그 메뉴를 원하더라도 다른 식당이 얼마든지 있다. 이 때문에 확진자가 다녀간 식당은 방역을 위한 1~2일 잠정 폐쇄에 그치...
입력:2020-03-17 07:05:02
[돋을새김] 한국 모델, 봉쇄 이길까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법정 전염병에 포함시킨 건 지난 1월 20일이었다. 당국은 3일 뒤인 23일 바이러스의 진원지 후베이성 우한의 하늘길과 철길을 막고 도로에는 바리케이드를 쳤다. 전격적인 도시 봉쇄였다. 진출입을 막는 봉쇄는 이틀 뒤 인근 도시로, 2주 뒤엔 주변 성의 14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지난달 17일에는 후베이성 전역에 외출금지령이 내려졌다. 도시 봉쇄선은 총 든 공안이 지키고, 주택단지 정문에서는 보안요원이 24시간 외출증 검사를 했다. 미국 언론의 추산으로는 14억4000만명 인구 중 절반인 7억6000만명이 이런 완벽한 관리 시...
입력:2020-03-17 07:05:02
[칼럼] 하나님 초청장엔 ‘돈 없이, 값 없이 오라’
예배는 하나님의 초청이다. 예배는 사람의 고안물이 아니다. 하나님의 초청이 없었다면 사람들은 예배를 알지도 못했고 시작도 못 했을 것이다. “오호라 너희 모든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 너희는 귀를 기울이고 내게로 나아와 들으라 그리하면 너희의 영혼이 살리라.”(사 55:1~3) 하나님의 초청은 돈 없이, 값없이 오라는 초청이다. 왜 돈 없이 값없이 오라고 초청하셨을까. 예배가 값싼 것이어서 그럴까. 아니다. 예배에는 어떤 값(price)으로도 담아낼 수 없는...
입력:2020-03-17 07:05:02
[시온의 소리] 안식(安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대 혼동을 겪고 있다. 바이러스는 중국과 한국을 넘어 유럽을 초토화시키고 미국을 삼키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현실화된 가운데 현시대 사람들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긴 줄을 서리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그러나 우리는 지금 마스크 두 장을 확보하기 위해 일주일을 기다린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린 지 수 주가 흘렀다. 언제까지 지속할지 가늠하기 힘들다. 바이러스의 공포는 실제 현장에서,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에서 나날이 퍼지고 있다. 언제든지...
입력:2020-03-17 07:05:02
[살며 사랑하며] 셀프빨래방
늦은 밤 셀프빨래방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대체로 계절이 바뀌는 시점에 빨래방에 간다. 빨래방에서 빨래를 하고 나면 계절을 마무리 짓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때마침 세탁기가 고장 나는 바람에 평소보다 자주 빨래방에 가야 했다. 자정이 넘은 시각이지만 손님이 두 명 있었다. 이십대 여성은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문제집을 풀었고 중년 남성은 건조기에 옷을 넣은 다음 한쪽에 놓인 안마의자에 앉아 안마를 받았다. 나는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그리고 건조기로 옮긴 세탁물이 건조되는 한 시간 남짓 동안 텔레비전을 봤다. 건조가 끝난 후 건조기에서 세탁물...
입력:2020-03-16 04:10:01
[한마당] 이탈리아의 ‘사회적 거리’
영화사에서 위대한 걸작으로 꼽히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에는 인상적인 결혼식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돈 코를레오네(말런 브랜도)의 딸 결혼식에 모인 가족 친지 수십 명이 대저택 정원에서 흥겹게 춤을 춘다. 손과 허리를 잡고 볼 키스를 하고 유쾌한 대화를 나눈다. 친밀감 표현에 스스럼이 없다. 이들은 미국에서 건너온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족이다. 이 장면은 이탈리아인의 ‘사회적 거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가족과 이웃을 중시하는 이탈리아인의 공동체 문화는 잘 알려져 있다. 가까운 사이면 볼 키스는 예사이고, 떠들썩하...
입력:2020-03-16 04:10:01
[한반도포커스] 한·일 관계가 위태롭다
모든 것은 징후가 있는 법이다. 다가올 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일 관계의 크고 작은 갈등은 또 한번 위기를 암시하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19 대책을 이유로 한국인 입국자를 2주간 자비부담 격리하고, 기존의 90일간 사증면제를 중단하고, 입국 가능한 공항을 나리타·간사이국제공항 두 군데로 한정했다. 지난 9일 하루 동안 매일 2만명이던 방일 한국인은 단 5명으로 줄었다. 일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사전에 한국과 충분히 협의했다고 주장하지만, 불합리하고 과도한 조치에 청와대는 크게 실망했고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외교부는 비자...
입력:2020-03-16 04:05:02
[한마당] 전혀 새로운 경제위기
매일같이 아시아 유럽 북미로 시간대를 바꿔가며 전 세계 주가지수가 급락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에는 ‘이번 경제 위기는 다르다’는 시장참여자들의 공포가 자리잡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난 3일 ‘빅 컷(통상보다 큰 금리 인하)’이 이런 공포심에 불을 붙인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요동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글로벌 경제에 유례없고, 대응하기 매우 어려운 도전이라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자산시장 버블과 모럴 해저드에서 비롯된 2008년 글로벌 위기는 본질적으로 금융 문제...
입력:2020-03-14 04:10:01
[빛과 소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신천지’
대한민국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신천지(新天地)’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꽃샘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분증을 들고 약국 앞에서 줄을 서는 진풍경을 이어가고 있다. 공무원도 아닌 약사가 정부의 지시를 받아 마스크를 공급하는 세상이 됐다. 기침을 많이 하는 사람이나 호흡기 질환자,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 등에 대한 배려도 없다. 마스크 5부제 시행으로 누구나 평등하게 1주일에 한 번, 최다 두 장이 허락될 뿐이다. 이러다간 쌀과 빵, 과일과 채소, 기저귀와 분유를 사기 위해 요일별로 줄을 서고 신분증을 내밀어야...
입력:2020-03-14 04:05:01
[최현주의 알뜻 말뜻] 저는 사모님이 아닙니다
한때 ‘미시(Missy)’라는 용어가 미디어를 통해 시중에 널리 쓰였다. 일부러 ‘미스(Miss)’와 ‘미즈(Mrs)’를 혼동하라고 만든 신조어. 영어로는 아가씨라는 뜻이지만 미국 본토에서 원래의 뜻이 그러든 말든 우리는 아가씨 같은 주부라는 뜻으로 살짝 비틀어 썼다. 결혼하고도 아줌마가 아니라 아가씨라고 불리기를 갈망하는 여성들에게 ‘미시’라는 말은 사탕처럼 달았다. 나를 아가씨로 착각해주는 곳이라면 얼마든지 상품 값을 지불할 의향이 있고말고. 90년대 대한민국의 백화점에는 미시들이 넘쳐났다. 백화점에...
입력:2020-03-14 04:05:01
[살며 사랑하며] 봄, 봄, 봄비
세상에. 봄비가 온다. 토닥토닥 빗소리에 번잡한 세상의 소음은 먼지와 함께 한 톤 낮아진다. 차분히 앉아 창밖을 보면 내 마음이 한 뼘 더 가까이 느껴진다. 감염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지만, 지나치게 부대끼며 경쟁하던 현대사회에서는 심리적으로도 필요한 노력 같다. 참으로 안타깝지만 인류 역사상 사회가 과열되고 인구가 폭증할 때마다 새로운 전염병이 나타났다. 우리의 삶도, 마음도 그간 지나치게 과열되지는 않았는지 돌아본다. 식사만 균형이 필요한 게 아니다. 사람 간의 거리도, 삶의 모습도 균형이 필요하다. 하나 더, 사...
입력:2020-03-13 04:10:01
[혜윰노트] 표정 비우게 하는 마스크
춘천에는 한국전쟁도 몰랐을 정도로 오지에 있는 문배마을이 있다. 지금은 구곡폭포를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이 허기를 달래기 위해 쉽게 드나들지만 당시에는 여의치 않았다. 그때를 회상하며 어떤 이는 지형 탓에 소식이 닿지 않아 전쟁도 몰랐으니 다행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사정은 좀 다르다. 정보에 어두우면 불편함이나 부끄러움을 넘어 생명까지 위협받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보의 가치가 때론 돈보다 큰 사회다. 최근 그에 따른 격차가 주목받고 있다. 이른 아침에도 줄은 길었다. 사람 수를 세던 담당자는 다섯 사람 앞에서 끊어질 거라고 했다. 그래도 ...
입력:2020-03-13 0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