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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포커스] 해상군사역량부터 갖춰야
한반도 안정의 관건인 북핵 문제가 답보 상태인 가운데 안보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그동안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서해 북방한계선 등 최전선에서의 우발적 군사충돌을 방지하자는 한반도 평화안정 구축 시도에 따라 지난 2년간 평화의 기운이 감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상과 현실은 다르다. 분명한 현실 인식과 점검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장 한반도 안보환경의 변화를 직시해 적절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과 남북 소통의 실종으로 안보 불확실성이 다시 증폭되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중국과 관계 복원에 성공했...
입력:2020-02-10 04:05:02
[한마당]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최근 첫 회의를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준법감시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권고로 만들어졌다. 이 부회장은 1심 실형 선고 뒤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석방됐지만 대법원은 2심의 36억원보다 많은 86억원을 뇌물·횡령액으로 판단했다. 현행법상 50억원 이상 횡령은 최소 징역 5년이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 징역형에 대해 가능하다. 재판부가 형량의 절반까지 직권으로 깎을 수 있는 ‘작량감경’을 하지 않으면 이 부회장은 재수감된다. 여기서 찬반 양론이 생긴다. &lsqu...
입력:2020-02-08 04:10:01
[한마당] 신종 코로나 인사법
문화와 풍습이 다양한 만큼 지구상엔 수많은 인사법이 존재한다. 무수히 많은 인사법 중에서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용되는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인사법이 악수다. 악수의 기원은 분명치 않다. 고대 바빌론에서 기원했다는 설도 있으나 이론이 많고, 수백 년 전 영국에서 악수한 사실은 여러 사료를 통해 확인됐다. 현재는 남녀 간에도 악수를 하지만 악수는 원래 남자의 인사법이었다. 칼을 들고 싸우던 시대, 손에 무기가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상대에게 빈손을 내민 게 현대적 의미의 악수로 보고 있다. 당시 여성들은 칼을 들 일이 거의 없어 악수할 필요가 없었다...
입력:2020-02-07 04:10:01
[살며 사랑하며] 겨울의 꿈
파삭한 이파리조차 남지 않은 메마른 나무들이 보인다. 황량한 칼바람에 옷깃을 힘껏 여미다 보면 과연 따스한 봄이, 연한 새싹이 이 얼어붙은 땅을 뚫고 나올 날이 올지 믿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아무리 겨울이 혹독해도 봄은 언제나 왔다는 것을. 심리적 고통은 지금의 괴로움이 끝없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악화된다. 어쩔 수 없이 상황이 나빠지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계절이 지나가듯, 하루하루 차이는 안 보여도 어느새 옷이 짤막해지는 아이의 키처럼 그 ‘순간’은 변해 간다. 극적인 불안에 쫓기는 공황 발작의 경우에도 시...
입력:2020-02-07 04:05:01
[한마당] 신종 코로나 사태와 인간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 이후 여러 인간 군상이 등장하고 있다. 마스크와 손세정제 같은 방역물품을 매점매석하거나 터무니없이 값을 올린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남의 곤경을 돕지는 못할망정 불행을 조장해 돈을 버는 것은 양심에 반한다. 시민들의 불안감에 편승해 가짜뉴스를 만들거나 확산시키는 행태도 ‘공공의 적’이다. 본인에게는 재미있거나 팔로어가 느는 이득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사회 전체의 신뢰 체계를 붕괴시키는 반사회적 행위다. 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를 헤집고 다니는 감염의심자의 무신경은 엄청난 민폐다. ...
입력:2020-02-06 04:10:01
[한마당] 바이러스와 싸우는 법
이탈리아 국립전염병연구소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환자의 세포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순수한 샘플이 확보되자 이를 각국 연구진이 활용토록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호주 멜버른대학 감염·면역연구소는 감염자 시료에서 바이러스를 추출·배양해냈다. 백신 개발에 착수했고, 역시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샘플을 공유했다. 미국 일본 홍콩 연구진도 바이러스의 정체를 파악하고 치료법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국적 기구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은 16주 안에 백신 완성을 목표로 접근법이다른 세 갈래 연구를 지원...
입력:2020-02-05 04:10:01
[살며 사랑하며] 선택의 두려움
초등학교 때 푹 빠져 보던 미국 드라마 중에 ‘타임머신’이라는 시리즈가 있었다. 주인공이 꼬마 아이와 함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모험담이었다. 시간장치에서 역사의 사건이 뒤바뀌었다는 신호가 오면 두 사람은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 이를 바로잡는다. 과거에 잘못된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설정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얼마 전 모임에서 만약 인생의 한 시기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면 언제로 다시 돌아가겠냐는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짧은 순간에 인생의 여러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고 취직을 했다면 ...
입력:2020-02-05 04:10:01
[청사초롱] 집이 운다
“가난한 사람들의 아파트엔 싸움이 많다/ 건너뛰면 가 닿을 것 같은 집집마다/ 형광등 눈 밑이 검고 핼쑥하다/ 누군가 죽여 달라고 외쳤고 또 누구는 실제로 칼로 목을 긋기도 한다(중략)대개는 이유도 없는 적개심으로 술을 마시고/ 까닭도 없이 제 마누라와 애들을 팬다/ 아침에 보면 십팔, 십팔 평 칸칸의 집들이 밤새 욕설처럼 뱉어낸/ 악몽을 열고 아이들이 학교에 간다/ (중략)먼지가 풀풀 날리는 교과서를 족보처럼 싸 짊어지고 아이들이 돌아오면/ 아파트는 서서히 눈에 불을 켠다(중략)밤이면 아파트가 울고, 울음소리는/ 근처 으슥한 공원으로 기어나가 흉흉...
입력:2020-02-05 04:10:01
[신종수 칼럼] 검찰 개혁 얘기 이제 그만하라
공수처 설치·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 인사까지 다 해 검찰 수사도 조국 사태부터 지금까지 충분히 할 만큼 해 검찰 개혁은 법무 행정에, 청와대 사건은 재판에 맡겨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가 국면을 바꿔 놓았다. 조국 사태 이후 검찰 개혁과 검찰의 현 정권 수사로 대립했던 정국이 소강 상태로 접어들고 온통 신종 코로나 소식뿐이다. 이런 판국에 검찰 개혁이니 검찰 수사니 하는 얘기를 하면 많은 국민들이 짜증을 낼 것 같은 분위기다. 바야흐로 정파와 진영으로 나뉘어 갈등하고 대립했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겨울이 가...
입력:2020-02-05 04:05:01
[한마당] 죽음의 카니발
강원도 화천군이 2003년부터 매년 겨울 개최하고 있는 화천산천어축제는 국내 대표적인 겨울축제다. 얼음썰매 타기, 얼음축구, 인간컬링, 눈사람 만들기대회, 문화행사 등 프로그램이 다양하지만 하이라이트는 얼음낚시다. 얼어붙은 화천천에 구멍을 뚫고 낚싯줄을 늘어뜨려 산천어를 잡아 올린다. 무릎 높이 정도로 물이 찬 수조에 들어가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는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다. 잡은 산천어는 즉석에서 회를 뜨거나 구워 먹는다. 1월에 3주 일정으로 열리는 이 축제에는 10년 넘게 해마다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왔다. 한파가 맹위를 떨쳤던 지난해에는 무려 1...
입력:2020-02-04 04:05:02
[돋을새김] 양승조와 이시종
지금 충청도는 전국의 시선이 모인 곳이다. 중국 우한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을 피해 전세기를 타고 온 교민들이 수용된 곳이기 때문이다.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 50㎞ 정도 떨어진 두 곳의 정부 소유 연수원 시설에는 우한 교민 700명이 수용돼 있다. 정확하게는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527명,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173명이다. 충청에 대한 관심은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됐다. 정부가 교민 수용시설을 충남 천안으로 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였다. 천안은 난리가 났다. 시민들은 물론 시의회와 각 시민단체가 “절대 안 된다”고 반대 목...
입력:2020-02-04 04:05:01
[살며 사랑하며] 만화경
주말마다 공원 놀이터에서 혼자 노는 아이가 있다. 그 아이를 본 것은 반년이 넘었다. 다른 아이들은 그네를 타거나 미끄럼틀 위에 올라가 있는데 그 아이는 늘 혼자 놀았다. 아이 엄마가 창문에서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집으로 들어오라고 해도 아이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아이는 눕거나 앉은 채로 오래도록 움직이지 않았다. 동네 주민이 그 아이에 대해 귀띔해주었는데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이후로 아이가 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아이를 더욱 유심히 지켜보게 되었다. 아이는 늘 허름한 옷차림이었고 낮시간에 공원 벤치에 앉아 무언가를...
입력:2020-02-03 04:10:01
[한마당] 영국의 고립
영국이 지난 31일 밤(현지시간) 유럽연합(EU)을 공식 탈퇴했다.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지 47년 만이고, 1993년 EU 출범 이래 첫 탈퇴국이다.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유럽 대륙에서의 거주 취업 교육이 자유로운 EU시민으로 살고 싶어하는 영국인들은 그 지위를 잃어버리게 됐다. 영국에 정착한 다른 EU회원국 국민 360만여명도 취업허가나 영주권을 따로 받아야 하는 등 불편함은 마찬가지다. 유럽 통합이란 개념을 묵직하게 처음으로 제시한 이는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다. 대서양 건너 미국의 힘을 일찍이 인식한 처칠은 미국을 오가면서 국경...
입력:2020-02-03 04:10:01
[한반도포커스] 코로나 사태로 한·중관계 읽기
신종 코로나 사태는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한·중 관계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중국에 대해 50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성의를 보였음에도 중국 정부는 한국 전세기 일정을 느닷없이 지연시키는 등 푸대접을 했다. 중국은 한국에는 오만한 패권국의 행태를 나타냈음에도 미국과 일본에는 전세기를 우선적으로 배정하는 등 다른 모습을 보였다. 중국이 한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문정부는 한·중 관계가 그리 나쁘지 않으며 사드(THAAD) 국면에 비해 호전됐다고 했지만, 이번 일로 대중 관계가 ...
입력:2020-02-03 04:05:01
[최현주의 알뜻 말뜻] 눈은 ‘스노’보다 눈답다
1930년대 문장가로 이름을 날린 소설가 이태준은 그의 수필집 ‘무서록’에서 시인 정지용의 말을 빌려 이런 글을 남겼다. ‘바다’라는 말이 일본어 ‘우미(ぅみ)’나 영어의 ‘씨(sea)’보다 더 크고 바다다운 것은 바다에 ‘아’라는 경탄음이 두 번이나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바다는 ‘아아’라는 경탄사를 절로 나오게 하는 것이라고. 오래전에 읽은 책이지만, 지금도 바다를 볼 때마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우리가 바다 앞에서 매번 ‘아아, 바다다!’라고 감탄하듯 산...
입력:2020-02-01 04:05:02
[한마당] 시노포비아
세계에서 음식 종류가 가장 많은 나라를 꼽으라면 단연 중국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중국인조차 평생 다 먹어 보지 못한다고 할 정도로 중국 음식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오죽하면 “중국인은 네 발 달린 것 중 책상과 의자 빼고 다 먹고, 날아다니는 것 중에선 비행기 빼고 다 먹는다”는 말이 있을까 싶다. 중국을 여행하다보면 재래시장에 살아있는 수많은 야생동물이 진열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애완용도 있지만 대개가 식용이다. 누구나 그렇듯 중국인도 신선한 고기를 선호한다. 중국인은 살아있는 것을 신선하다고 여겨 가공육이나 포장육에 대한 ...
입력:2020-02-01 04:05:02
[혜윰노트] 현대공예가 생명을 유지하려면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핀란드 디자인 10,000년’ 전이 열렸다. 기존의 전시가 대부분 전시품 위주였던 것에 비교해 해석을 앞에 두는 독특한 구성방식으로 화제가 되었다. 나 역시 꽤나 인상 깊게 보았는데, 전시와 별도로 목수인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전시장 한편에 붙어 있는 해설 문구였다. “장인정신은 오늘날 과학과 기술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장인의 손에 익은 ‘어떻게 할지를’ 아는 능력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아니다.” 이 문구는 공예 관련인들의 SNS에 포스팅되기도 했고, 공예가들 사이의 대화에서 언급되기...
입력:2020-01-31 04:05:01
[살며 사랑하며] 등굣길 풍경
아이 학교의 교통지도 봉사는 동네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직업상 봉사를 하려면 진료 없는 날로 스케줄을 맞추고 휴가도 내야 해서 처음에는 이 제도가 참 껄끄러웠다. 하지만 몇 번 하다 보니, 종일 건물 안에서만 머물며 어둑한 시간대에 출퇴근하다가 날 밝은 오전의 동네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껴보는 것에도 나름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 방학 중에는 안 한다지만 그래도 쨍쨍한 햇빛 아래이거나 살이 에는 추위 속에서는 아무래도 몸이 힘든데, 예년보다 추위가 덜한 요즘에는 40여분 한 자리를 지키는 것도 할 만하다. 길 위 아이들 모습은 정말 각...
입력:2020-01-31 04:10:02
[한마당] 마스크 대란
‘업체가 상품 품절로 고객님의 주문을 취소하여 안내드립니다. 환불은 지금 처리 중이며, 환불 완료 시 문자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지난 28일 오전에 받은 휴대폰 문자다. 전날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KF80 마스크를 구입하고 결제까지 했음에도 구매가 취소됐다는 사실에 조금 당혹스러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에 대한 우려로 너도나도 마스크를 찾고 있으니 품절될 만도 하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다음 날 해당 사이트를 다시 들어가보니 같은 제품이 버젓이 진열돼 있었다. 가격만 바뀐 채로. 개당 700원이...
입력:2020-01-31 04:05:01
[한마당] 가스라이팅
1944년 영화 ‘가스등(Gaslight)’은 값비싼 보석을 손에 넣으려는 살인범의 집요한 수법을 그렸다. 부유한 오페라 가수가 집에서 피살되자 조카딸 폴라가 그 저택을 물려받는다. 유학을 떠난 폴라는 잘생긴 음악가 그레고리와 결혼해 10년 만에 저택으로 돌아왔는데, 그와 살면서부터 사소한 물건을 자꾸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기억력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고 느끼며 심리적 불안에 빠져들 무렵 밤마다 가스등이 흐릿해지고 다락방에선 소음이 들려온다. 남편은 매번 “가스등은 평소처럼 밝다”며 폴라의 망상으로 몰아갔고, 그런 일이 반복되자 폴라...
입력:2020-01-30 04:10:01
[살며 사랑하며] 누구나 틀릴 수 있다
대학원 시절, 조교로 사무실에 근무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전화가 종종 걸려왔다. 국문과 사무실이었던지라 맞춤법이나 단어는 기본이고 고사성어나 속담을 물어오는 사람도 있었다. 이야기하다 서로 의견이 엇갈려 언쟁이 벌어지면 맞는 답을 찾기 위해 관련된 곳에 전화를 걸어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물론 그냥 궁금해서 전화를 건 사람도 있었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서로 언쟁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자신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이 틀렸다고 말을 하면 답답하기 마련이다. 퇴근 무렵 전화를 걸어 다급하게 ‘배나무밭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가 ...
입력:2020-01-29 04:10:01
[한마당] 처갓집 설민심
설에 장인 장모가 전남 여수에서 역귀성을 했다. 바리바리 싸 온 음식으로 맛있고 풍성한 식탁이 차려졌다. 그런데 첫 식사 자리부터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정치에 조금도 관심이 없고 음식 만들기나 집안일, 자식들 걱정밖에 모르던 70대 중반의 장모가 대뜸 “자네는 이번 검찰 인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왜요? 어머니”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장모는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과 말싸움을 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검찰 인사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검찰 인사에 문제가 많지만 검찰 개혁 여론도 많다고 했더니 “그게 뭔데 나중에 ...
입력:2020-01-29 04:05:01
[청사초롱] 자기연민의 시대
영화 ‘미안해요, 리키’의 주인공 리키는 택배기사다. 다니던 건설회사가 금융 위기로 파산하는 바람에 3D 업종을 전전하다 친구의 권유로 택배기사 일을 하게 된다. 리키는 힘겨운 노동을 하고 있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된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서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렸다고 했다. 지금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다 보니 도소매업이 점점 몰락해가면서 택배만 성업 중이다. 그러나 택배 업무마저도 곧 인공지능(AI)에 빼앗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내 110개의 창고, 45개의 분류센터 및 50여개의 배송 스테이션...
입력:2020-01-29 04:05:01
[길 위에서] 젊은 벗들에게
대학 입시를 앞둔 조카 앞에서 올해 설에도 묻지 못했다. ‘학교생활은 어떠니.’ 이건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최근 조사한 ‘설날에 듣기 싫은 말’ 가운데 7위다. 자연스럽게 나의 학창시절 이야기부터 풀어보려 했으나 이마저도 맘에 걸렸다. ‘나 때는 말이다’ 역시 듣기 싫은 말 3위였다. 명절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질문 1위는 ‘앞으로 계획이 뭐니’였다. 애먼 TV 리모컨만 무시로 돌려야 했다. 속으로 끙끙대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 너 잘되라고 하려는 말인데.’ 아차차. 이것도 듣기 싫...
입력:2020-01-29 00:05:01
[한마당] 코로나바이러스
주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코로나(corona)바이러스는 외형에서 이름을 따왔다. 전자현미경으로 바이러스를 관찰하면 둥글고 납작한 몸체 가장자리에 뾰족뾰족한 못들이 돌출해 있는 왕관 모양이다. 코로나는 라틴어로 왕관을 의미한다. 2002년 11월 중국 광둥성에서 첫 환자가 확인됐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32개국으로 퍼져나가 8300명가량을 감염시켰고 775명을 숨지게 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2015년 중동 지역에서 발생해 27개국 2468명이 감염돼 이 중 851명이 사망했다. 두 전염병 모두 코로나바이러스가 병원체였다. 치명...
입력:2020-01-28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