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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꿈틀이’ 대권 주자
1995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6월 19일 자 미국 시사주간 ‘타임’과 인터뷰를 하면서 “차기 대통령은 반드시 세대 교체된 깜짝 놀랄 만한 젊은 인물이 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15대 대통령 선거를 2년 반가량 앞둔 시점이었다. 이후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이 인물이 누구인지를 놓고 관측이 무성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 것은 이인제 경기도지사였다. 그는 재선 의원으로, 김영삼정부 출범 직후 45세의 최연소 노동부 장관에 임명됐고 95년 6월 27일 제1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당시 여권 내부에는 ‘9룡’이...
입력:2020-07-06 04:10:01
[한마당] 코로나 청정국과 북한
세계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3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1100만명 정도다. 이로 인한 사망자는 52만여명이다. 그런데 이같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코로나 청정국’으로 남아 있는 나라가 있다. 유엔 통계상 세계에서 가장 외국인과 접촉이 적은 나우루나 키리바시 등 남태평양 섬나라 7개국 정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의도적으로 환자를 숨기고 있거나, 진단검사 등 역량이 부족해 환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 스스로 청정국이라고 주장하...
입력:2020-07-04 04:05:01
[살며 사랑하며] 장마가 아픈 사람들
어렸을 적 나는 비 오는 날을 좋아했다. 등하굣길이면 평소에 못 입던 우비와 장화 차림이 마치 무적의 갑옷인 양 물웅덩이를 텀벙였다. 어른이 된 지금은 비 소식을 들으면 다른 사람들처럼 출퇴근길 걱정에 한숨부터 나오지만, 내가 더욱 비 오는 날을 싫어하게 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어떤 아이들은 궂은 날씨에 증상이 더 안 좋아진다. 치료를 잘 받는 성인 환자라면 자신의 상태를 잘 알고 있으니 면담도 가능하고 그에 맞는 약 처방도 수월하다. 하지만 중증 자폐나 발달 지연이 있는 아이들은 자신의 불편한 몸과 기분을 다룰 줄 몰라 부지...
입력:2020-07-03 04:10:01
[한마당] 세계 1위 자동차 업체 테슬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독특함은 타고난 것이라고 해야 하나. 자동차 회사가 실리콘밸리의 중심인 캘리포니아주 팰로 알토에서 시작됐다는 것부터 ‘남다른’ 운명을 예고한 것 같다. 팰로 알토는 스탠퍼드대학교의 소재지일 뿐 아니라 휴렛팩커드(HP) PARC 스카이프 등 유명 첨단기술 기업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2003년 7월 엔지니어 출신인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이 창립했지만, 오늘의 테슬라를 만든 건 이듬해 투자자로 참여해 최대 주주가 된 일론 머스크(49)다. 머스크는 고가 차종인 모델S와 모델X로 부유층 고객을 우선 공략한 뒤 시장이 성...
입력:2020-07-03 04:10:01
[한마당] 렘데시비르,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Remdesivir)는 미국의 제약업체 길리어드사이언스가 2009년 개발한 항바이러스 치료제다. 원래 의약물질 이름은 GS-5734, 상품명은 베클러리(Veklury)다. 렘데시비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의약물질 명칭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공식적으로 부여한 국제일반명(INN)이다. 신종 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개발했던 길리어드사는 애초 C형 간염 치료제로 렘데시비르를 개발했으나, 2015년 서아프리카 에볼라가 창궐하자 실험용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예비 임상시험 결과는 훌륭했지만 2018년 콩고 키부 에볼라 유행 당시 추가 임상시험에선 효능이 떨어지는 것으...
입력:2020-07-02 04:10:01
[살며 사랑하며] 좋은 엄마가 되려면
딸아이가 네 살 때의 일이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주다가 문득 아이가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궁금해졌다. 특히 어떤 부분이 좋은 걸까 알고 싶어졌다. 자신의 마음을 과연 어디까지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상상이 가지 않았지만 일단 물어보았다. “넌 엄마의 어떤 점이 좋아?” 질문을 받은 아이는 깊이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래, 네 살 아이가 대답하기에는 쉽지 않은 질문이겠구나 싶었다. ‘맛있는 음식을 주어서 좋아’라고 대답하려나? 아니면 ‘나랑 놀아주어서 좋아’ 혹은 ‘엄마와 숨바꼭질을 할 때 좋아’라고 답할지도...
입력:2020-07-01 04:10:01
[한마당] 해피 먼데이
올해 현충일이 토요일이라 ‘쉬는 날 하루가 없어졌네’ 하고 서운했다면, ‘해피 먼데이’ 제도를 반길 듯하다. ‘행복한 월요일’이란 뜻의 이 제도는 특정 공휴일을 날짜 대신 월요일로 못 박아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3일 연달아 쉬게 하자는 취지다. 미국 일본은 이런 제도가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미국의 공휴일을 보자. 마틴 루서 킹 데이는 1월 셋째 주 월요일, 대통령의 날은 2월 셋째 주 월요일, 현충일은 5월 마지막 월요일, 노동절은 9월 첫째 주 월요일, 콜럼버스 데이는 10월 둘째 주 월요일, 추수감사절은 11월 넷째 주 목...
입력:2020-07-01 04:10:01
[청사초롱]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기
‘인재일록(忍齋日錄)’은 조선 중기 충남 덕산의 선비 조극선(趙克善·1595~1658)의 일기다. 15세부터 29세까지 14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그날의 일과와 감상을 꼼꼼히 적었다. 행여 일기를 쓰지 못한 날이 있으면 나중에라도 반드시 채워넣었다. 14년치가 쌓였으니 조선시대 시골 선비의 일상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다. 흔치 않은 자료다. 대부분은 평범한 일상의 기록이다. 오늘은 어딜 가서 누굴 만났는지, 무슨 물건을 주고받았는지,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따위다. 남이 볼 일이 없다고 여겨서인지 속내를 솔직히 드러냈다. 자신의 치부, 가...
입력:2020-07-01 04:05:01
[칼럼] 예배는 하나님 닮음 확인하는 자리
“맞다, 맞아. 똑같다.” “저 눈 좀 봐, 똑 닮았잖아.” 방송 카메라가 두 사람을 각각 클로즈업했다. 흥분에 찬 수군거림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생방송 중인 KBS홀에 있던 사람들과 전국에서 시청하던 사람들이 함께 눈물과 탄성을 쏟아냈다. 어제가 6월 30일이니까 지금부터 꼭 37년 전, 1983년 6월 30일에 시작해 그해 11월 14일까지 138일, 총 453시간 45분 동안 가장 긴 생방송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던 프로그램, KBS의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이야기다. 6·25전쟁이 가져다준 크나큰 상처는 이산가족 문제였다. 전쟁 통에 부...
입력:2020-07-01 00:10:01
[한마당] 슬기로운 전세생활
문재인 정권은 ‘빨리 집 팔아라’라는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사는 집 말고는 다 팔라”고 다그친다. 절정에 이른 건 작년 12월.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섰다. 수도권 내에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공직자는 1채 빼곤 처분하라고 권했다. 대상자는 11명이었다. 이틀 뒤 경제부총리가 정부 고위 공직자들을 향해 외쳤다. 거주하는 집을 제외한 주택은 모두 처분하자고 했다. 다음 날 여당 원내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총선 출마자들은 거주 목적 외 주택 처분을 서약하자는 제안이었다. 청와대와 정부의 의지는 확고했다. ...
입력:2020-06-30 04:10:01
[돋을새김] ‘공짜’에 갇힌 데이터 노동
오전 5시5분, 눈을 뜨고 베개 옆 스마트폰부터 주워든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뉴스 소비자(독자)들은 무엇에 관심을 갖는지 살펴본다. 포털의 인공지능(AI)은 여러 매체에서 쏟아낸 콘텐츠 가운데 내가 선호할 만한 걸 골라낸다. 고생이 많다, 복잡한 내 취향을 파악하느라. 이런 저런 기사를 보다 페이스북을 연다.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이 쏟아낸 사진과 게시물을 보면서 ‘좋아요’ 등을 누르다 보면 시간은 훌쩍 뛴다. 지하철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신문 스크랩 앱, 포털 앱, 페이스북 앱을 부산스럽게 오간다. 온갖 광고들은 불쑥불쑥 머리를 들이민...
입력:2020-06-30 04:05:02
[살며 사랑하며] 친구의 편지
친구로부터 새 편지를 받았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병역의무를 마친 후 먼저 이민 간 가족을 찾아 미국으로 떠났다. 우리는 그렇게 헤어지게 됐다. 둘 다 가난한 시골 출신인 우리는 늘 학우들 사이에서 주류에 끼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처지였다. 그래서 서로 의지하며 힘든 대학생활을 보냈던 것 같다. 그가 떠난 뒤 가끔씩 편지를 주고받았다. 얼마 후 미군에 입대했다며 제복 차림의 사진 한 장을 보내 왔다. 서울이 그리워 미치겠다고 했는데 한국 근무를 명받았다며 불쑥 나타났다. 용산에서 4년을 보내고 다시 캘리포니아, 텍사스, 그러다가 독일 근무 후 미국으로 ...
입력:2020-06-29 04:10:01
[한마당] 햄버거병
최근 경기도 안산 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증세 발병자 가운데 원생 15명이 일명 ‘햄버거병’ 증상을 보여 이 병에 대한 경각심이 일고 있다. 이 중 4명은 상태가 위중해 신장투석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은 단기간에 신장을 망가뜨리는 희귀 질환으로 정식 명칭은 ‘용혈성요독증후군(HUS·Hemolytic Uremic Syndrome)’이다.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일종으로 신장이 불순물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해 체내에 쌓이면서 발생하게 된다.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가 들어간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이 병에 걸렸다는 주...
입력:2020-06-29 04:10:01
[한마당] 니트족
“여동생이 27살인데 대학 졸업 후 취업 준비를 전혀 안 하고 집에만 있어요. 맨날 집에서 TV와 휴대전화만 보면서 지내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동생이 ‘니트족’이라는 한 네티즌이 온라인 상담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니트(NEET)는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머리글자를 딴 말이다. 이들은 학생도 아닌데 무직이면서 취업훈련도 받지 않는다.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포자기 상태로 더 이상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15~34세 청년들이다. 젊어서 이미 좌절을 겪은 이들은 대개 우울감과 박탈감 상실...
입력:2020-06-27 04:10:01
[한마당] 비대칭 전력
어제가 6·25전쟁 70주년 기념일이었다. 북한은 이날을 국가 명절 ‘전승절’로 기리고 있으나 동족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쟁범죄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북한군은 기습 남침 사흘 만에 서울을 점령하고 이후 파죽지세로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갔다. 당시 단 한 대의 전차도 갖고 있지 못했던 국군은 소련제 전차를 앞세운 북한군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임진왜란 초기 전황도 6·25 때와 비슷했다. 조선군은 조총으로 무장한 왜군에게 패전을 거듭해, 난 발발 18일 만에 한양도성을 빼앗기는 굴욕을 당했다. 6·25와 임진왜란 ...
입력:2020-06-26 04:10:01
[청사초롱] 여름 단상
‘나는 여름이 좋다/ 옷 벗어 마음껏 살 드러내는,/ 거리에 소음이 번지는 것이 좋고,/ 제멋대로 자라나는 사물들,/ 깊어진 강물이 우렁우렁 소리 내어 흐르는 것과/ 한밤중 계곡의 무명천에/ 신이 엎지른 별빛들 쏟아져 내려/ 화폭처럼 수놓은 문장들/ 보기 좋아라 천둥 번개 치는 날/ 하늘과 땅이 만나 한통속이 되고/ 몸도 마음도 솔직해져/ 얼마간의 관음이 허용되는 여름엔/ 절제를 모르는 아이와 같이/ 나를 마구 들키고 싶고/ 내 안쪽 고이 숨겨온 비밀 몰래 누설하고 싶어라’(졸시 ‘나는 여름이 좋다’ 전문) 본격적으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입력:2020-06-24 04:05:02
[살며 사랑하며] 질투라는 감정
대학원 시절 동기 중에 목소리가 아주 예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맑고 예쁜 목소리로 발표문을 읽으면 항상 주목과 칭찬을 받았다. 목소리가 더 예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오던 나는 그 친구가 발표문을 읽으면 질투가 났다. 발표문을 읽을 때 억지로 기침을 한 적도 있었다. 유치한 행동을 하는 자신이 무척이나 형편없어 보였지만 질투의 감정을 억누르지는 못했다. 질투심에 빠져 허우적대는 자신을 보며 한없이 괴로워졌고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질투의 대상은 계속 바뀌었다. 가족에 대한 질투부터 시작해 친구에 대한 질투, 내가 이루고 싶은 일을 수월하게 이룬 ...
입력:2020-06-24 04:05:02
[칼럼] 선교 최종 목적은 예배
나무도 몸살을 앓는다. 나무를 옮겨 심으면 새로운 땅에 적응하기까지 큰 진통을 겪는다. 태평양을 배로 건너보았는가. 비행기도 힘든데, 배로 이동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몸살과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1885년 4월 5일 부활주일에 제물포에 첫발을 디딘 언더우드 선교사다. 그의 기도는 이렇게 시작된다. “오, 주여!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님, 메마르고 가난한 땅, 나무 한 그루 시원하게 자라 오르지 못하고 있는 땅에 저희들을 옮겨와 앉히셨습니다. 그 넓고 넓은 태평양을 어떻게 건너왔는지 그 사실이 기적입니...
입력:2020-06-23 00:10:01
[살며 사랑하며] 샛강의 흰뺨검둥오리
서울 여의도 샛강은 물이 잔잔해서 물고기들의 좋은 산란처이다. 더구나 주변에 버드나무 숲이 우거져 있고 그늘이 져 고기들이 찾아들기 좋은 곳. 여기서 먹이를 찾는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 왜가리 같은 물새를 쉽게 볼 수 있다. 사진작가 J씨가 처음 보내온 사진에는 어미 흰뺨검둥오리가 새끼 여덟 마리를 이끌고 나란히 길을 건너고 있었다. 수많은 자전거들이 오가는 포장도로였다. 그 위험한 길을 오리 가족이 나란히 걷고 있다니. 사진에는 역광을 받아 반짝이는 새끼들의 깃털과 눈동자까지 선명하게 포착돼 있었다. 비록 사진이긴 해도 서울에서 이런 감동적인 ...
입력:2020-06-22 04:10:01
[살며 사랑하며] 바람을 맞으며
저녁에 비가 온다더니 바람에 날린 머리카락이 습한 피부에 달라붙고 눈을 찌른다. 평소라면 대충 묶고 나섰을 텐데 습기와 더위 때문인지, 심란한 일로 꼬인 심사 탓인지 도무지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았다. 끈질기게 달라붙는 머리카락을 떼며 생각해보니, 머리를 손질할 때가 한참 지나기도 했다. 다음 장소로의 이동 시간을 계산하며 잠깐 망설이다 미용실로 방향을 돌렸다. 언제나 쑥대머리 상태로 나타나곤 했던 내가 익숙해서인지, 원장은 불쑥 들어서는 나를 보자마자 ‘쯔쯔쯔’라는 표현으로 머리 상태 진단과 인사말을 대신했다. 그는 잘못된 머리손질법에 ...
입력:2020-06-19 04:05:30
[청사초롱] ‘노빈손 세대’와 수평적 리더십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박경수·박상준 글, 이우일 그림, 뜨인돌)는 배낭여행을 하다가 비행기 사고로 홀로 무인도에 떨어진 노빈손이 바닷물을 증류해 식수를 만들고, 물렌즈를 이용해 불을 피우면서 생존하는 모습을 그린 책이다. 게임 형식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읽어 나가다 보면 과학 지식은 팁으로 제공된다. 새 밀레니엄이 시작되기 직전인 1999년에 출간돼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남극이나 아마존 등으로 무대를 바꾸며 ‘신나는 노빈손 어드벤처’ 시리즈가 계속 출간돼 10년 이상 인기를 이어갔다. ...
입력:2020-06-17 04:05:40
[칼럼] 무엇을 위해 아낌없이 시간을 쓰는가
비목(碑木)은 비장하게 흐른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가슴 먹먹한 노래이다. 이름 모를 깊은 계곡에 비목 하나 남기고 떠난 그들은 누구인가.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군인들이다. 6월은 그래서 마음이 저민다. 현충일과 6·25전쟁, 연평해전 등은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위해 소중한 생명을 기꺼이 계곡에 묻고 바다에 던진 젊은 군인들을 기억하게 한다. 모든 아름다운 열매에는 보이...
입력:2020-06-16 00:05:02
[청사초롱] 결혼의 비밀?
‘친구와 가장 빨리 갈라서는 방법이 뭘까?’ 어렸을 때 아버지가 나에게 던졌던 질문이다. 머뭇거리던 나에게 아버지는 ‘룸메이트를 하면 된다’고 했다. 어찌 친구가 룸메이트가 되면 원수로 변한단 말인가. 하지만 타인과 함께 살아본 사람이라면 이 말에 크게 공감할 것이다. 해외에 살며 전화를 자주 드리는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좋은 며느리가 될 수 있지만, 한 집에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때마다 식사를 차리는 며느리는 좋은 며느리가 되기 어렵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우리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함께 살기로 서약한다. 다...
입력:2020-06-10 04:05:02
[칼럼] 인종차별 시위·폭동 사이에서 해야할 일
만델라를 기다렸다. 너무나 처절한 차별과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이유 없는 죽음의 슬픈 현실을 끝내고 자유를 가져다주리라 믿는 만델라를 그들은 기다렸다. 뮤지컬 영화 ‘사라피나’에서 흑인 학생들의 간절한 바람은 만델라가 오랫동안 투옥돼 있던 교도소에서 돌아오는 것이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자행됐던 인종차별정책 ‘아파르트헤이트’에 항거하던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를 본 지가 꽤 오래됐는데 요즘 다시 생각난다. 왜 그런가. 오늘의 미국에서 흑인들은 누구인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현주소를 ...
입력:2020-06-09 00:15:01
[칼럼] 땅, 하늘 어디에 플러그 꽂을 것인가
문패를 보곤 했다. 그 집에 전세를 사는 사람의 이름이 아니다. 물론 사글세를 사는 사람의 이름도 아니다. 문패는 그 이름의 사람이 그 집의 주인이며 그 집안에 지금 살고 있음을 나타낸다. 지나가다 대궐같이 크고 멋진 집에 걸린 문패를 볼 때 나도 저런 집에 내 이름을 새긴 문패를 걸고 살았으면 했던 생각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나님도 그 이름을 걸어두고 싶으신 집이 있으셨다. 어딜까. 성전이다. “내 이름을 둘 만한 집을 건축하기 위하여…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고.”(왕상 8:16, 20) 성전은 ...
입력:2020-06-02 00: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