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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전정희] 100세 맞은 철학자 김형석 교수
우리 시대의 철학자이자 그리스도인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올해 우리 나이로 100세가 됐다. 3·1운동 이듬해 태어나 백수(白壽)가 된 것이다. 고향 평남 대동은 여전히 갈 수 없는 땅이다. 김 교수는 일본 조치대학 철학과를 졸업한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다. 1980년대 초까지 연세대에서 수많은 후학을 길러냈다. 그가 60, 70년대에 쓴 ‘고독이라는 병’ ‘영원과 사랑의 대화’ 등의 철학산책 저서는 우리네 팍팍한 삶에 위로가 되곤 했다. 동료 철학자 안병욱, 수필가 피천득 등과 함께 서정적 문체의 힘을 보여주는 현자였다. 새해 ...
입력:2019-01-02 04:10:01
[한마당-염성덕] 국내 10대 뉴스와 새해 소망
요즘 인터넷에는 분야별 10대 뉴스가 넘쳐난다. 교육, 환경, 노동, 부동산, 종교, 외교·안보, 스포츠, 게임, 경마, 부패, 정보·기술(IT), 자동차, 제약, 에너지, 소비자, 소상공인, 지역, 지방자치단체별로 뽑은 10대 뉴스가 즐비하다. 10대들이 선정한 10대만의 10대 뉴스도 있다. 연말이 되면 국내외 10대 뉴스는 언론사의 단골 메뉴였다. 서울에 본사를 둔 종합 일간지들은 저마다 국내외 10대 뉴스를 엄선해 보도했다. 신문 정기 구독자라면 국내외 10대 뉴스를 보면서 지난 1년을 되돌아본다. 올해에는 국내외 10대 뉴스를 다룬 일간지들이 예년보다 ...
입력:2019-01-01 04:05:01
[한마당-라동철] 황금돼지해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에서는 연도를 육십갑자(六十甲子)로 표기한다.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등 10개로 이뤄진 천간(天干)과 자(子) 축(丑) 인(寅) 묘(卯) 등 12개의 동물(띠)을 가리키는 지지(地支)를 순서대로 조합해 60년마다 한 순번이 돌아간다. 병인양요(1866) 갑신정변(1884) 을미사변(1895) 을사늑약(1905) 경술국치(1910) 기미독립선언(1919) 등 여러 역사적인 사건들이 육십갑자를 앞세워 호명됐다. 내년은 2019년이면서 육십갑자로는 기해년(己亥年)이다. 지지에 해당되는 게 해(亥)니 돼지의 해다. 돼지는 한자어로 저 돈(豚) 시(豕)로 쓰이지만 해(亥)...
입력:2018-12-31 04:10:01
[한마당-라동철] 사이코패스
‘자신의 감정과 고통에는 매우 예민하나 타인의 아픔이나 기쁨에는 공감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대단히 충동적이며 즉흥적인 성향을 보인다. 철저히 자기중심적이며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다. 포악하고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반사회적 인격장애증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사이코패스(psychopath)의 주요 특징들이다.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를 개발한 캐나다의 범죄심리학자 로버트 헤어 박사에 따르면 100명 중 1명꼴로 사이코패스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흡사한 점이 많아 같은 부류가 아니냐는 의심...
입력:2018-12-29 04:05:01
[한마당-신종수] 윤창호법
국내에서 사람 이름을 붙인 법은 그리 많지 않다. 법안을 발의한 사람이나 피해자 또는 가해자 등의 이름을 붙여 부르기 쉽고 알기 쉽게 하려는 취지다.김영란법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2012년 당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발의한 김영란법의 정식 명칭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2004년 당시 오세훈 의원이 제안한 ‘정치자금법 개정안’도 정치권에서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유명한 법이다. 성범죄자가 음주 등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 제정된 조두순법(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
입력:2018-12-28 04:05:01
[한마당-이흥우] 산낙지 먹기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외국 여행 시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하는 한국인이 적지 않다. 베트남을 처음 여행했을 때 쌀국수를 먹다 향채 때문에 고생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 사람이라도 처음 맛본 현지 음식에 대한 이런 트라우마는 하나쯤 있을 듯하다. 외국 여행 필수품으로 김치며, 김이며 각종 밑반찬과 된장, 고추장을 바리바리 싸가는 그 마음, 충분히 이해된다.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 아닐까. 한식이 과거에 비해 세계화됐다 해도 대다수 외국인에게 생소한 음식인 건 틀림없다. 그중에서도 날음식에 대한 거...
입력:2018-12-27 04:10:01
[한마당-태원준] 사자성어
네 글자로 말을 만드는 건 묘한 재미가 있었다. 시험을 앞두고 부자유친(父子有親) 붕우유신(朋友有信)의 삼강오륜을 외우는 게 지겨웠던 아이들은 사자성어 말하기 시합을 했다. ‘임전무퇴(臨戰無退)’ ‘타산지석(他山之石)’ ‘용두사미(龍頭蛇尾)’ 하면서 고사성어를 하나씩 꺼내다 밑천이 드러나면 ‘신속배달’ ‘조조할인’을 말하곤 했다. 어린 시절의 사자성어 놀이를 아련히 기억하는 어른들은 네 글자의 뜻을 바꿔가며 논다. 어느 온라인 게시판에 정리된 직장인용 사자성어에서 순망치한(脣亡齒寒)은 ...
입력:2018-12-26 04:05:01
[한마당-김용백] 유전자 정보
1970, 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공포에 떨게 했던 연쇄살인범 ‘골든스테이트 킬러’가 첫 사건 발생 42년 만인 지난 4월 체포됐다. 이후 수십년 묵은 미제사건들의 범인들이 붙잡히면서 사건들이 해결되고 있다. 범인 검거엔 유전자 추적이 결정적이었고 온라인상에 공개된 DNA 족보 사이트가 활용됐다. 은퇴한 특허변호사 바바라 래-벤터 박사가 이 사이트를 이용해 경찰수사를 도왔다. 중국 과학자 허젠쿠이 교수는 지난달 25일 유전자가위로 유전자를 편집하는 유전체공학 기법을 써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저항성을 지닌 쌍둥이 여아를 건강하게 ...
입력:2018-12-25 04:05:02
[한마당-염성덕] 중국의 안티 크리스마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누가복음 2장 14절) 아기 예수의 탄생 의미를 압축적으로 서술한 성경 구절이다. 복된 성탄절을 앞두고 세계 곳곳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를 합창하고 있다. 거리에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인터넷에는 산타클로스들의 선행이 넘쳐난다. 내전의 상흔이 짙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는 산타클로스 장난감이 팔리고, 무슬림 국가인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남자들이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프랑스 ...
입력:2018-12-24 04:10:01
[한마당-신종수] 박항서의 민간외교
베트남전에 한국은 1964년 9월부터 73년 3월까지 32만명의 병력을 파병했다. 미국(55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처음에는 비전투부대를 파병했으나 지상전이 가열되던 65년부터 맹호부대 청룡부대 백마부대로 불리는 전투부대를 보내 남베트남을 도왔다. 수도사단, 제2해병여단, 제9사단 등이 순차적으로 투입됐다. 하지만 베트콩들은 체구가 큰 미군들은 다니기 어려운 낮고 좁은 대규모 터널로 이동하거나 정글에 매복하는 게릴라 전술로 장기전을 벌였다. 60년에서 75년까지 이어졌던 전쟁에서 결국 미국이 졌고 베트남은 공산화 됐다. 닉슨 대통령이 미국...
입력:2018-12-22 04:05:02
[한마당-배병우] 부활한 ‘서별관·녹실회의’
지난 10일 취임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행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비공식 협의 내지 대화 채널의 보강이다. 먼저 홍 부총리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간 금요 회동이다. 홍 부총리와 김 실장은 매주 금요일 점심을 함께하며 비공식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 ‘관치의 온상’으로 비판받아 2016년 6월 이후 사라졌던 이른바 ‘서별관회의’도 복원됐다. 비공식 거시경제금융점검회의 성격인 서별관회의는 청와대 일반문인 연풍문 근처에 있는 서별관에서 열린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경제수석, 관련 부처...
입력:2018-12-21 04:10:01
[한마당-라동철] 침묵의 살인자
은밀하게 다가와 목숨을 앗아가는 존재를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 뇌졸중 고혈압처럼 이렇다 할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들에 붙어 있다. 단열재 보온재 등 주로 건축자재로 쓰이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연중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불청객 미세먼지, 폐암 등을 유발하는 담배도 이런 달갑지 않은 별칭을 갖고 있다. 다들 그럴듯한 이유를 갖고 있지만 침묵의 살인자의 대표주자는 일산화탄소라고 할 수 있다. LPG 등유 연탄 목재 등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 연소돼 발생하는 이 물질은 색도, 냄새도, 맛도, 자극성도 없는 그야...
입력:2018-12-20 04:05:01
[한마당-전정희] 3·1운동 백주년과 공동체 정신
36년 전 대학생 기자 시절에 찾은 경기도 화성군 제암리교회는 농촌의 한적한 예배당 풍경 그대로였다. 1919년 3·1운동 당시 수십명이 문이 잠긴 이 교회에 갇혀 불에 타 죽었다. 일본은 4월 15일 ‘독립운동에 가담하는 자는 최소 징역 10년, 독립자금을 대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포고문을 냈고 제암리교회 학살은 시범 사례가 됐다. 이후 교회는 감시에 눌려 해방 후까지 전임 목회자가 없었다. 교회는 59년 이승만 대통령이 친필을 내린 후에야 조직교회로서 틀을 갖췄고 69년 일본의 기독교인들이 대신 사과하고 성금으로 예배당을 지어주면...
입력:2018-12-19 04:10:01
[한마당-이흥우] 진실의 수호자
미얀마 국적의 로이터통신 소속 와 론, 초 소에 우 두 기자는 1년 넘게 미얀마 내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슬람계 소수 민족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군의 집단 살해 사건을 집요하게 추적하다 미운털이 박힌 탓이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미얀마 지도자 아웅산 수치는 국제사회의 들끓는 여론에도 로힝야족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진실을 찾기 위한 두 기자의 끈질긴 추적보도가 없었다면 아웅산 수치는 여전히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으로만 남아 있었을 게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는 지난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잔인하게 살해...
입력:2018-12-18 04:05:01
[한마당-김용백] 카토비체의 역설
197개 당사국 대표들이 막판 협상을 통해 가까스로 기후변화협약에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의 일정으로 열렸던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4)가 폐막을 하루 넘기면서까지 열띤 논의 끝에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 COP24는 파리 기후변화협정(파리협정·2015년)의 구체적 이행 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였다. UNFCCC 사무국은 비교적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에 도출된 지침으로는 지구 온난화의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명확한 규정집 없이...
입력:2018-12-17 04:05:01
[한마당-이흥우] 역간척
휴전 직후 남한 면적은 9만6900여㎢였다고 한다. 6·25 전쟁 전 9만3600여㎢에서 약 3300㎢ 늘었다. 전쟁 전 남한에 속했던 개성, 개풍, 옹진, 연백 등지를 빼앗기고 연천, 철원, 양구, 인제, 양양, 고성 등을 수복해서다. 이후 남한 면적은 꾸준히 늘어 현재 10만300여㎢에 이른다. 박정희 정권 시절부터 국가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한 간척사업 덕분이다. 그 결과 여의도 1170배 크기의 새로운 땅이 생겼다. 서해안에는 대규모 간척으로 상전벽해가 된 곳이 수두룩하다. 보릿고개 시절, 식량 자급자족은 국가 최우선 당면 과제였다. 인구는 많은데 국토는 좁은 ...
입력:2018-12-15 04:10:01
[한마당-태원준] 연말 총화
해마다 이맘때면 북한 장마당의 돼지고기 값이 뛴다고 한다. 몇 해 전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12월 초순 장마당 물가를 전했는데 돼지고기 1㎏이 평양은 1만2000원, 신의주는 1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일주일 전보다 2000원쯤 오른 거라고 했다. 쌀과 밀가루도 그만큼은 아니지만 평소보다 비쌌다. 까닭은 각급 기관·단체마다 이 무렵 개최하는 ‘연말 총화(總和)’였다. 이 행사를 치르면 꼭 음식을 나눠먹어야 해서 식재료 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특히 주부들로 구성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이 총화를 하면 가족들 ...
입력:2018-12-14 04:05:01
[한마당-김명호] 모멸감
이른바 적폐 수사로 1심에서 징역형을 받고 수감 중인 한 정치인이 있다. 몇 달 전 어느 날 구속 상태에서 조사받기 위해 검찰청사로 불려갔다. 그런데 복도에서 정부 고위직에 있을 때 직속 부하였던 공직자와 마주쳤다. 자신이 극구 부인하던 뇌물 혐의와 관련해 그 공직자를 참고인 조사하기 위해 검사가 부른 것이다. 수의에다 포승줄에 묶인 모습을 보고 그 공직자는 충격을 받았단다. 죄의 유무와 관계없이 그때 포승줄에 묶인 당사자가 느꼈을 모멸감은 다른 사람이 쉽게 가늠할 수 없을 게다. 포승줄에 묶여 있는 상태에서 아랫사람과 마주친 그 장면. 검사가 의도한 ...
입력:2018-12-13 04:05:01
[한마당-신종수] 연동형 비례대표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투표의 득표율대로 의석수를 배분하는 제도다. 1인 2표제로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 어느 정당이 연방하원 의원 선거 정당 투표에서 30%를 득표했다면 총 의석수 598석 중 30%인 179석을 배분받는다. 지역구에서 150석을 얻었을 경우 비례대표는 29석을 배정받는다. 만일 지역구 의석을 179석보다 더 얻었을 경우 총 의석수 598석에 맞추지 않고 초과 의석을 인정한다. 598석을 기본으로 하지만 선거 때마다 정원이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총 의석수를 300명으로 동결할 경우 정당에 따라 비례대표를 한 석도 배정...
입력:2018-12-12 04:10:02
[한마당-염성덕] 에너지 빈곤층
고학생(苦學生)의 생활은 사계절 내내 어렵다. 공부를 하면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절약해도 학비와 숙식비, 교통비와 용돈 등 돈 쓸 곳은 차고 넘친다. 데이트 비용 마련은 언감생심이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아니라 주독야경(晝讀夜耕)에 내몰린다. 주말에는 아르바이트 두세 곳을 전전한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고학생의 삶은 더욱 고달프다. 고학생에게 봄과 가을은 그나마 지내기 편한 계절이다. 혹서와 혹한과 싸워야 하는 여름과 겨울은 빨리 지나가기만 기다린다. 강추위가 몰아치는 겨울은 사계절 가운데 최대 난적이다. 1980년대 초반 고학...
입력:2018-12-11 04:10:01
[한마당-태원준] 국민소득 3만 달러, 이런 거였어?
1만5000달러=커피, 2만 달러=와인과 골프, 3만 달러=크루즈, 4만 달러=요트. 1인당 국민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사람들의 기호가 이렇게 바뀐다고 한다. 한국인의 소득이 1만5082달러를 기록한 2004년 서울에 스타벅스 100호점이 문을 열었다. 2만1695달러였던 2007년에는 와인 수입액이 처음 1억 달러를 돌파했고, 2만 달러 시대가 10년 넘게 이어지며 골프는 대중 스포츠가 됐다. 요즘 여행사 광고에선 크루즈 상품을 어렵잖게 볼 수 있으니 3만 달러 시대도 마침내 오긴 한 듯하다. 한국은행은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124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2006년 2...
입력:2018-12-10 04:05:01
[한마당-염성덕] 인사 항명
노태우 대통령 때의 일이다. 경무관 승진 대상자 명단이 내무부에서 청와대로 올라갔다. 내무부에 파견 나간 경찰이 총경 A씨에게 축하전화를 했다. A씨는 곳곳에서 축하인사를 받았고, 조촐한 축하연도 열었다. 그런데 청와대 지시로 A씨를 포함해 3명이 빠지고 새로운 3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조어 ‘백무관’과 ‘억무관’이 등장했다. 경찰 사이에 소문이 무성했다. 여권 최고 실세의 먼 친척인 총경은 백무관, 돈을 바리바리 싸들고 청탁을 하러 다닌 총경은 억무관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둘만 교체하기가 머쓱했는지 구색을 맞추기 ...
입력:2018-12-08 04:05:01
[한마당-김용백] 청바지의 상징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지난달 말 회장직 사의를 발표했다. 스스로는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다시 창업의 길을 걷겠다고 밝혔다.연단의 이 회장은 검은색 터틀넥 셔츠에 청바지 차림이었고 ‘도전’ ‘용기’ ‘청년’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 차림은 미국 애플사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1955~2011)의 상징이다. 잡스는 신제품 프레젠테이션 무대에 일관되게 이 옷차림을 유지했다. 유명한 자신을 평범하게 하는 반전 속에 신제품에 주목도를 높이고, IT기업의 혁신 이미지 등을 효과적으로 구축하려는 의도였다. 한국...
입력:2018-12-07 04:10:01
[한마당-배병우] 중국 잡는 데는 라이트하이저
“라이트하이저가 미·중 간 무역 협상을 이끈다는 발표에 중국이 놀라고 있다.(CNBC)” 지난 주말 미·중 정상회담 이후 봉합됐다고 생각했던 양국 무역분쟁에 다시 먹구름이 짙어졌다. 백악관이 소문난 대중(對中) 강경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중국과의 ‘90일 무역협상’의 얼굴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중국이 놀랄 만도 하다. 라이트하우저는 지금까지 협상을 이끈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물론 또 다른 강경파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보다 훨씬 상대하기 어려운 ‘중국 ...
입력:2018-12-06 04:10:01
[한마당-라동철] 황사눈
황사는 중국에서 날아와 대기를 떠돌다 가라앉는 미세한 모래 먼지다. 타클라마칸 사막, 고비사막, 내몽골 고원지대, 지린성 남부 커얼친사막 등이 발원지다. 그곳의 건조한 모래 먼지가 상승 기류를 타고 하늘로 치솟은 뒤 편서풍과 북서계절풍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날아든다. 황사는 시각적으로 불쾌할 뿐 아니라 인간이나 가축의 호흡기·심혈관 질환과 눈병 등을 유발한다. 섞여 있는 석회 등 알칼리성 성분이 토양과 호수의 산성화를 방지하고 식물과 바다의 플랑크톤에 유기염류를 제공하는 등의 이점이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크다. 햇빛을 가려 농작...
입력:2018-12-04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