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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라동철] 검사들의 줄사표
취업시장에서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가장 큰 이유로는 직업의 안정성을 들 수 있다. 중대한 과오가 없다면 정년까지 일할 수 있다는 건 커다란 매력이다. 일반 공무원의 정년은 60세이지만 더 긴 직렬도 있다. 교사는 62세이고 검사는 63세(검찰총장은 65세)다. 정년 보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민간기업 종사자들에겐 부러울 따름이다. 그런데도 검찰 역사를 통틀어 정년퇴임한 검사는 20명이 안 된다. 상명하복과 기수문화가 강한 조직 특성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검사들은 사법연수원 동기나 후배에게 밀려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하면 사표를 던지는 관행에 익숙해져 ...
입력:2019-07-02 04:10:02
[한마당-염성덕] 제2의 중동 특수
박정희 대통령이 공무원들에게 한국 기업의 중동 진출과 관련한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고 한다. 중동을 답사한 공무원들은 부정적인 보고서를 올렸다. ‘옥외 작업을 하기에 기온이 너무 높다. 공사에 필요한 물도 턱없이 부족하다. 온통 모래와 돌만 있어 공사하기가 어렵다.’ 체질적으로 변화를 싫어하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공무원들이 보여준 무사안일한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이 공무원들의 보고서를 보고 중동 진출의 꿈과 의지를 버린 것은 아니다. 한국 경제 개발과 성장을 위해서는 중동의 오일머니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1세대...
입력:2019-07-01 04:05:01
[한마당-이흥우] 중국의 ‘부채외교’
아프리카 여행 중 동양인을 만난다면 십중팔구 중국인일 가능성이 크다. 유커(游客)도 적지 않지만 현지에 체류하는 중국인이 많아서다. 현재 아프리카에 체류 중인 중국인은 약 2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현지에 설립한 기업이 1만개가 넘고, 곳곳에 차이나타운이 들어섰거나 들어서고 있다.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은 2000년대 들어 본격화됐다. 중국이 2005년 이후 사하라사막 남쪽 아프리카 국가들에 투자한 금액은 2970억 달러(약 343조5400억원)에 이른다. 과장을 조금 섞어서 아프리카에 깔린 대부분의 도로와 철도를 중국이 건설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중국이 지어...
입력:2019-06-29 04:10:01
[한마당-김용백] 쓰레기 산, 쓰레기 밭
세계적으로 오명을 떨친 경북 의성군 ‘쓰레기 산’이 해체되고 있다. 높이 10m의 말굽형 모양으로 쌓인 쓰레기 17만3000여t이 지난 21일부터 재처리되는 중이다. 비용은 정확하진 않지만 어림잡아 쓰레기 선별과 소각에 150억원, 부대시설과 환경보존까지 감안하면 300억원은 거뜬히 넘을 거라는 얘기가 나온다. 장마가 시작됐으니 당장 집수탱크와 완충 저류시설, 쓰레기토사 매립시설이 필요한 터다. 환경부 조사로는 전국의 크고 작은 쓰레기 산은 235곳이고 양으로는 120만t이다. 처리 비용은 전량 소각할 경우 최소 3600억원으로 추산됐다. 환경부가 연내 처리...
입력:2019-06-28 04:10:01
[한마당-배병우] ‘그림자 전쟁’
2001년 9·11 테러는 미국의 전쟁 개념과 안보 전략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 사건과 이후 소탕전은 전쟁이란 국가와 국가 간 벌어지는 유혈을 동반한 싸움이라는 고정관념을 뒤흔들었다. 이후 미국은 알카에다, 탈레반, 이슬람국가(IS) 등 비정규 무장조직이나 테러집단과의 전쟁에 국력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정보기술(IT)의 급속한 발달은 전쟁의 개념에 더욱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2월 출간된 ‘전쟁의 새로운 규칙: 지속되는 무질서 시대의 승리(The New Rules of War: Victory in the Age of Durable Disorder)’는 새로운 전쟁을 다룬 대표적 저서다. 저자...
입력:2019-06-27 04:05:02
[한마당-전정희]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정부
1950년 6월 24일 육군참모총장 채병덕 소장은 장교클럽 낙성 기념 파티에서 술을 마시고 2차로 명동에 진출해 25일 새벽 2시 귀가했다. 4시20분쯤 춘천지구 6사단 7연대장으로부터 화천 방면 전면 침공과 포격 보고를 받았다. 흔한 충돌이려니 생각했다고 한다. 오전 7시 다된 시각 서울중앙방송국(KBS 전신) 스튜디오. 위진록 당직 아나운서가 국방부 정훈국장 이선근의 확인을 거친 임시뉴스를 읽었다. ‘임시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새벽 북한 공산군이 38선 전역에 걸쳐 전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안심하십시오. 우리 국군이 건재합니다. 거듭 말...
입력:2019-06-26 04:10:01
[한마당-라동철] 건강 100세
100세 나이를 상수(上壽)라고 한다. 사람의 수명 중에서 가장 위라는 뜻이다. 중국의 고전 서경(書經)에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다섯 가지 복(福) 가운데 첫 손가락으로 꼽은 게 장수(長壽)인 걸 보면 100세 인생은 축복 받은 삶이다. 행정안전부가 관리하는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보면 지난 5월 현재 우리나라의 만 100세 이상 인구수는 1만9574명이다. 전체 인구(5184만339명)의 0.038%이니 드물지만 ‘넘사벽’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건강관리에 신경 쓰고, 의료기술도 발달해 이제 100세는 큰 병이 없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넘볼 수 있는 그런 나이가 돼가고 ...
입력:2019-06-25 04:05:01
[한마당-김용백] 생활 속 골든아워 확보
골든아워(golden hour)는 원래 의학용어로 응급 상황의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초동조치 시간을 말한다. 이젠 안전 또는 안전한 상황 확보에 필요한 조치의 적기(適期)를 의미하며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그만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다. 경기도에선 지난 18일 ‘응급의료전용헬기 이착륙장 구축 업무협약’ 행사가 있었다. 24시간 운영되는 이른바 ‘닥터헬기’ 이착륙장으로 도내 공공청사(77곳), 학교운동장(1755곳), 공원 등 2420개소를 개방하는 내용이었다. ‘닥터헬기 비상착륙 행정명령’도 발령됐다. 응급구조 행위 ...
입력:2019-06-24 04:10:01
[한마당-염성덕] 17번째 ‘투키디데스 함정’
요즘 ‘투키디데스 함정’이 종종 언론에 등장한다. 세계 도처에서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대결구도를 설명할 때 쓰이는 말이다. ‘예정된 전쟁’의 저자인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미·중이 17번째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이 말은 기원전 5세기 지중해 패권을 쥐고 있던 스파르타와 급부상하고 있는 아테네가 격돌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발발 원인을 기술한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역사서를 분석한 뒤 앨리슨이 정의한 개념이다. 신흥 강대국이 세력을 확장하면 기존 강...
입력:2019-06-22 04:05:01
[한마당-김명호] 반향실에서 걸어 나와야 한다
특수재료로 벽을 만들어 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잘 되울리도록 만든 방을 반향실(反響室·echo chamber)이라고 한다. 소리를 메아리처럼 울리게 만든 방이니 무슨 소리를 내든 똑같은 소리만 되돌아온다. 사람들은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그 생각을 공유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반복되면서 그 생각은 점점 확고해진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하는 얘기는 대화가 진행될수록 점점 구체화하면서 신념과 믿음이 증폭되고 강화된다. 이런 현상을 반향실 효과라고 한다. 결국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된다. 그러면 그것...
입력:2019-06-21 04:05:01
[한마당-전정희] ‘녹두꽃’ 고부의 풍경
“약자, 한없이 약하고 더없이 힘없는 진짜 약자. 세상을 바꾸는 건 항상 약자였다.” 방영 중인 SBS 드라마 ‘녹두꽃’에서 동학농민항쟁을 이끄는 전봉준 장군(최무성 분)의 대사다. 당시 전봉준 등 전근대 지도자들이 봉건적 유토피아의 환상을 넘어섰다면 시민혁명도 가능했을 출발점이 고부 민란이다. 고부 민란은 조선 조정의 학정과 탐학으로 촉발돼 반일·반외세의 기치로 나아가 ‘동학농민혁명’으로까지 발전된다. 반면 농민군의 정치역량의 한계가 분명해 ‘항쟁’이라는 말도 맞다. 혁명 또는 항쟁은 실패했으나 우리 ...
입력:2019-05-15 04:10:01
[한마당-이흥우] 몸값, 자리 값
456만7888달러(약 54억원). 고작 점심 한 끼 같이 먹는 데 쓴 비용이라면 믿겠는가. 암호화폐 트론의 창시자 저스틴 선 트론 CEO는 올해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점심 한 끼 하는 대가로 이 돈을 썼다. 선은 포브스가 2017년 ‘아시아를 움직이는 주목할 30대 이하 창업가 30인’으로 선정한 인물이다. 트론의 현재 시가 총액은 220여억 달러 규모다. 선이 투자의 귀재 버핏과 식사를 함께하면서 얼마나 많은 재테크 노하우를 전수받을지 모르겠으나 한 끼 식사에 54억원이라니 부자들의 돈 자랑에 보통사람들은 상대...
입력:2019-06-20 04:05:02
[한마당-염성덕] 피플파워
피플파워(People Power)는 시민혁명을 뜻한다. 시민혁명을 가능하게 한 ‘민중의 힘’을 지칭하기도 한다. 주로 독재정권, 타락한 정부, 부정부패, 민의에 반하는 정책을 타깃으로 한다. 독재자를 권좌에서 쫓아내거나 잘못된 정책을 철회시킨 피플파워 사례들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다. 필리핀은 2차례 피플파워를 경험했다. 1차 피플파워는 1986년 2월 독재자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대통령을 겨냥했다. 필리핀 국민은 부정선거를 자행한 마르코스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국외로 추방했다. 필리핀 첫 여성 대통령인 코라손 아키노가 전 세계의 지지를 ...
입력:2019-06-19 04:05:01
[한마당-태원준] 이상한 재건축, 둔촌주공
멱감을 시냇물이 흐르고 서리할 참외밭이 있어야 고향이란 법은 없다. 어려서 “넌 고향이 어디니” 물으면 “둔촌주공 324동이요” 하던 작가 이인규는 2013년 ‘안녕, 둔촌주공아파트’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43개동 5930가구 대단지가 재건축을 하게 되자 사라지기 전에 그 모습을 기록해두는 일이었다. 구석구석 사진을 찍고 얽힌 이야기를 엮어 다섯 권의 책이 만들어졌다. 프로젝트에 동참한 비디오그래퍼 라야는 다큐영화 ‘집의 시간들’을 지난해 상영관에 올렸다. 둔촌주공의 여덟 집을 찾아가 세월의 흔적을 카메라...
입력:2019-06-18 04:10:01
[한마당-배병우] 중국의 ‘말라카 딜레마’
지난 13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지나던 유조선 2척이 피격되면서 중동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공격 이유나 주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을,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배후에 있다고 비난한다. 국제유가의 움직임은 예상과 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2% 상승하는 데 그쳤다. 14일에도 전날보다 배럴당 0.4% 상승한 52.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이 화염에 싸이면 국제유가가 단숨에 100달러로 치솟던 것은 옛날얘기가 됐다. 우선, 미·중 ...
입력:2019-06-17 04:15:01
[한마당-김용백] 자연스러워질 채식주의
뉴욕 증권거래소에선 지난달 초 눈이 휘둥그레질 일이 벌어졌다. 미국의 식물성 고기 제조 업체인 비욘드미트(Beyond Meat)의 주가 상승이었다. 상장 첫날 공모가 25달러에서 종가 65.75달러로 163% 올랐다. 시가총액도 37억7600만 달러(약 4조4179억원)로 올해 기업공개(IPO) 업체 중 최고 실적을 냈다. 비욘드미트는 식물성 단백질로 일반 고기와 같은 맛이 나는 ‘인조고기’를 만든다. 이 회사의 주식은 상장 이후 첫 1분기 실적 발표를 한 지난 6일 종가 99.50달러를 찍었다. 채식 열풍에 글로벌 식품 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는 상황이다. 식물성 고기의 ...
입력:2019-06-15 04:10:01
[한마당-라동철] 이순자씨의 조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고(故) 이희호 여사 장례 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빈소를 찾았다. 대통령 부인이자 민주투사, 여성운동가, 평화전도사로서 민주화와 인권, 남북 화해협력을 위해 애써 온 그의 삶을 추모하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가장 눈길이 가는 인물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였다. 짧은 조문이었지만 그는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전두환, 김대중 두 사람은 1980년대 격동의 시기에 각각 철권통치자와 야당 지도자로 대척점에 있었다. 12·12쿠데타로 군권을 장악한 신군부 세력의 수장이었던 전 전 대통령은 1980년 5·17 비...
입력:2019-06-14 04:10:01
[한마당-태원준] 고유정, 사이코패스가 아니어서 더 섬뜩한…
강력범죄 수사기록만 본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사이코패스로 엄인숙을 꼽아야 한다. 스물아홉이던 2005년 24건의 범행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진주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보험설계사였던 그는 가족과 친지를 보험금 타내는 도구로 여겼다. 신경안정제를 먹인 뒤 높은 데서 떨어뜨리거나 바늘로 눈을 찌르거나 방에 불을 질러 중상을 입히고는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 과정에서 첫째 남편과 둘째 남편이 사망했고 엄마와 오빠가 실명했고 가사도우미 가족이 불에 타 숨졌다. 경찰이 체포 후 사이코패스 검사(PCL-R)를 했다. 40점 만점에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하는데 ...
입력:2019-06-13 04:10:01
[한마당-전정희] ‘미스트롯’ 송가인과 흥친구들
전남 진도대교를 건너자 ‘미스트롯’ 송가인의 수상을 축하한다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이달 초 진도 벽파교회 순교자 오교남 전도사의 삶을 추적하던 길이었다. “겁나게 좋제. 좋을 일이 뭐 있었당가.” 주민들은 세월호 사건 이후 우울했던 마음을 걷어내는 경사로 받아들였다. 판소리 전공자가 트로트경연대회에서 수상한 것인데도 진도의 자랑으로 받아들였다. 이처럼 기뻐하는 것은 1980년대 초 진도대교가 생기면서 모든 인적 인프라가 광주·서울로 빨려들어가면서 우리 가락과 남종화의 맥을 잇는 땅 진도의 향토성이 흔들...
입력:2019-06-12 04:05:01
[한마당-김명호] 국회해산
“이렇게 가면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는 것이 낫다.” 급기야 국회해산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거칠게 맞서면서 국회 정상화가 점점 멀어져가자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탄식조로 내뱉은 말이다. 국회해산은 모든 의원의 자격을 법정 임기만료 전 동시에 소멸시켜 국회 존립을 일시적으로 상실시키는 것이다.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 현행 헌법에는 국회해산 조항이 없다. 제1공화국 이래 국회해산은 몇 차례 있었다. 국회해산 사례는 우리 헌정사의 굴곡을 반영한다. 1960년 4월 혁명으로 국회는 개헌을 한 뒤 의결로써 스스로 해산...
입력:2019-06-11 04:10:01
[한마당-신종수] 기독교인들 부끄럽게 하는 전광훈 목사
헌법 제20조 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명시했다. 이른바 정교분리 원칙이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미국은 물론이고 기독교 정당이 있는 독일도 마찬가지다. 기독교가 직접 정치에 개입하는 일은 없다. 독일의 집권당인 기독민주당만해도 합법적이고 국민들이 수긍하는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 공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최근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 명의로 홈페이지에 시국선언문을 올렸다. “한기총은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말까지 하야할 것과 내년 4월 15일 총선에서 대통...
입력:2019-06-10 04:10:01
[한마당-라동철] 석패율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 있는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권역별 50%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함께 석패율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석패율제는 지역구에서 낙선한 후보 가운데 일부를 비례대표로 당선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역구를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는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는 대신 지역구 낙선자 중에서 석패율(당선자 대비 득표율)이 높은 일부를 구제해 주자는 취지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정당별 열세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어 지역주의를 완화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입력:2019-06-08 04:05:01
[한마당-배병우] 전략적 모호성의 종언
2015년 이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커질 때 박근혜정부가 취한 외교전략이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이다. 전략적 모호성은 첨예한 이슈에서 행위 주체가 전략적으로 특정한 입장을 취하지 않음으로써 위험 부담을 줄이는 행위를 말한다. 사드 배치를 거부하려니 동맹인 미국의 눈치가 보이고, 배치하자니 중국의 보복이 두려웠다. 박근혜정부는 사드 배치 직전까지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보복은 그대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기간 사드 배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전략적 모호성...
입력:2019-06-07 04:05:02
[한마당-김용백] 미세먼지 마시는 아이들
영국 웨일스 남부 철강도시인 포트 탤벗(Port Talbot)의 개인차고 벽에 그려진 벽화 ‘스노(SNOW)’가 최근 크레인에 의해 벽과 함께 통째로 한 갤러리로 옮겨졌다. 이 그라피티(Graffiti)가 유명한 것은 대기오염에 대한 충격과 경각심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한 아이가 즐겁게 혀를 내밀어 받아먹는 눈송이가 실은 불이 활활 타고 있는 통에서 내뿜어지는 재라는 사실을 풍자했다. 대기오염의 원인과 결과를 인류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를 통해 압축적,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Banksy)가 현지 주민의 작품 요청을 받...
입력:2019-06-06 04:10:01
[한마당-염성덕] 용산공원을 기다리며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주한미군 용산기지는 역사적으로 군사 요충지였다. 한강을 통해 서울 중심지에 상륙할 수 있고, 쉽게 병력과 물자를 나를 수 있으며, 퇴로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요해지로 꼽혔다. 용산 일대에 외국군이 첫발을 내디딘 것은 13세기 고려 말이다. 고려를 침입한 몽고군이 용산지역을 병참기지로 활용했다. 임진왜란 때는 왜군이 원효로와 청파동에 주둔했고, 임오군란이 일어난 1882년에는 청나라 병력이 용산지역에 진을 쳤다. 러일전쟁을 앞둔 1904년 일제가 수많은 병사들이 주둔할 수 있는 병영을 지었다. 일제는 조선주둔일본군사령부와 조선...
입력:2019-06-05 0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