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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염성덕] 폴더인사
유치원생들은 배꼽인사부터 배운다. 양손을 포개서 배꼽 부근에 대고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한다. 무릎을 꺾거나 머리를 너무 많이 숙이는 바람에 고꾸라질 것처럼 위태롭게 보일 때도 있다. 부모는 배꼽인사를 보고 자녀가 이만큼 컸구나, 대견해한다. 대학 연극학과 신입생들도 배꼽인사를 한다. 군기의 세기를 짐작할 수 있다. 항공사 승무원들의 인사법은 남다르다. 고개를 너무 숙이지도 않고 덜 숙이지도 않는다. 꼭 필요한 만큼만 고개를 숙이지만 절도와 품위가 있다. ‘갑질’ 인사들은 사과할 때 머리를 조아린다. 그렇다고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보지 않는...
입력:2018-10-05 04:10:01
[한마당-김용백] 겨울 한파
지난겨울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상품으로 대유행을 했던 ‘평창 롱패딩’이 시즌2 롱패딩으로 변화해 벌써부터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있다. 올여름 폭염에 이어 올겨울 혹한(酷寒)이나 한파(寒波)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기상학자들의 예측을 활용한 마케팅이 작용하고 있다. 한파를 예상하는 주장은 북극 해빙(海氷)이 점점 작아지는 것에 근거한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올라 빙하가 줄면 우리나라가 속한 중위도 지역 상층에 부는 제트기류가 약해져서 겨울이 더 춥다는 것이다. 제트기류는 서에서 동으로 빠르게 흘러 남북 기단의 중간차단막 역할을 ...
입력:2018-10-04 04:05:01
[한마당-태원준] 계절의 여왕
봄은 완패했다. ‘계절의 여왕’ 타이틀은 이제 가을에 넘겨줘야 한다. 한반도에서 가장 좋은 계절을 꼽을 때 여름과 겨울은 덥고 추워 일찌감치 탈락했다. 많은 문학작품이 봄과 가을을 예찬하며 두 계절의 대리전을 벌여 왔다. 언제부턴가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부르게 되면서 전세는 기울었다. 어느 시인의 작명이지만 우리 봄은 이 왕관을 쓸 만큼 충분히 아름다웠다. 이양하의 ‘신록예찬’을 보자. ‘봄 여름 가을 겨울 두루 사시(四時)를 두고 자연이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 혜택이 가장 아름답게 나타나는 것은 봄. 봄 가운데도 만산...
입력:2018-10-02 04:05:01
[한마당-김준엽] ‘하루 1달러’의 속임수
애플은 올해 처음으로 “아이폰이 비싸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전에도 아이폰은 스마트폰 중 가장 비쌌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지난해 아이폰X도 고가 논란이 있었는데 살 사람은 군말 없이 샀다. 반면 올해는 공개된 날부터 가격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미국 IT 매체들은 아이폰Xs 리뷰 기사마다 단점으로 비싼 가격을 꼽는다. 논란이 이어지자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하루 1달러 수준”이라며 비싸지 않다고 항변했다. 아이폰 가격이 1000달러에 육박하지만 보통 통신사와 약정을 맺고 기기를 할부로 사기 때문에 하루 ...
입력:2018-10-01 04:10:01
[한마당-배병우] 한은 총재 ‘진실의 순간’
요즘 정책당국자 중에서 가장 고심이 깊은 사람 중 하나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일 것이다. 지난 3월 2일 44년 만의 첫 연임 한은 총재로 지명됐을 때만 해도 이 총재는 고용과 경기가 이처럼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3.1%는 잠재성장률 상부에 해당하는 ‘양호한’ 성적표였다. 물가상승률 1.9%는 한은의 물가억제 목표인 2%에 근접했다. 이 총재는 이들 지표를 바탕으로 이미 금리 인상 궤도에 진입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따라 한은 기준금리도 곧 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을 것이다. 금리 인상은 1500조원까지 불어난 한국...
입력:2018-09-29 04:05:02
[한마당-김명호] ‘피 흘리지 않는 전쟁’
인민해방군의 6·25 참전을 결정한 중국의 마오쩌둥이 이런 말을 했다. “피 흘리는 정치가 전쟁이고, 피 흘리지 않는 전쟁이 정치다.” 그보다 훨씬 전 1820년대 “전쟁은 정치적 행위일 뿐 아니라 진정한 정치적 수단이고 정치적 접촉의 연속이며 정치적 접촉을 다른 수단으로 실행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건 칼 폰 클라우제비츠다. 프로이센 장군이자 군사 사상가인 그가 나폴레옹 전쟁을 겪고 나서 쓴 전쟁론은 군사이론서의 고전이다. 전쟁과 정치의 본질과 상관관계를 이렇게 간결하고 명쾌하게 설명한 말들이 또 있을까 싶다. 종전선...
입력:2018-09-28 04:10:01
[한마당-라동철] 반려동물 유기
반려동물 1000만 시대다. 핵가족화로 가족 구성이 단출해지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심리적 안정감과 친밀감을 얻으려는 욕구를 반려동물이 충족시켜주기 때문일 게다. 반려동물 가운데 가장 많은 건 개와 고양이다. 귀여운 데다 인간과 희로애락의 감정을 주고받고 의사소통까지 할 줄 알아 사랑을 받고 있다. 밤늦게 퇴근해도 반갑게 맞아주는 가족은 반려견뿐이라는 중년 남성의 넋두리가 헛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자식처럼 애지중지하는 게 낯선 풍경이 아니다. 대형마트에 가면 반려동물 용품만 별도로 전시한 코너가 있고 애견미용실, 애견호...
입력:2018-09-27 04:10:01
[한마당-라동철] 동물원의 불편한 진실
동물원은 맹수를 비롯해 다양한 희귀 동물을 우리에 가둬두고 관람할 수 있게 한 시설이다. 고대 이집트나 중국 은나라 때 동물원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역사가 장구하다. 근대 최초의 동물원은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조가 1752년 빈에 설립한 쇤브룬 동물원이다. 우리나라는 1909년 11월 서울에서 개장한 창경원동물원이 최초다. 일제가 순종 황제의 처소였던 창경궁 내 건물들을 헐어버린 뒤 우리를 지어 전국에서 각종 동물을 수집하고 일본에서 코끼리 사자 호랑이 곰 낙타 원숭이 공작 등을 들여와 문을 열었다. 현재 국내에는 창경원동물원이 이전해 ...
입력:2018-09-22 04:05:01
[한마당-염성덕] 카퍼레이드
이에리사 휴먼스포츠 대표는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다. 국회의원 출신인 이 대표는 열아홉의 나이에 19게임을 전승하며 우승을 견인했다. 우리나라 구기 역사상 첫 세계 제패였다. 이 대표는 한 달간 전국을 돌며 카퍼레이드에 참가했다. 스포츠 스타와 감독의 금의환향은 환영대회와 카퍼레이드로 이어졌다. 미국 대통령을 맞을 때도 성대한 카퍼레이드는 단골 이벤트였다. 가장 많은 인파가 동원된 것은 74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방한한 때였다. 초등학생을 포함해 180만명이 거리에 나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79년 지미 ...
입력:2018-09-21 04:05:02
[한마당-이흥우] SOS 친 구상나무
크리스마스 하면 산타클로스, 선물이 우선 연상된다. 이와 더불어 빠지지 않는 게 크리스마스트리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전나무가 많이 쓰이지만 구상나무만 못하다. 높이 20m 안팎, 폭 7∼8m까지 자라는데다 수형이 아름다운 덕분이다.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침엽수, 구상나무의 학명은 ‘Abies koreana WILS.’이다. 학명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한민국 고유종이다. 그래서 유럽에선 구상나무를 한국전나무(Korean Fir)라고 부른다. 구상나무가 세상에 알려진 건 약 100년 전쯤이다. 분비나무와 생김새가 비슷해 분비나무 일종으로 인식되어 오다 1920년 미국의 ...
입력:2018-09-20 04:10:01
[한마당-신종수] 이재용의 방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방북은 삼성 총수로서는 처음이다. 삼성은 이렇다 할 대북사업을 한 적도 없고 할 의사도 없었다.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는 이상 대북 투자도 불가능하다. 더구나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제공 혐의로 1·2심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재판은 재판이고 일은 일이다”라고 말했지만 대법원 재판거래 의혹에서 드러났듯이 정부와 이 부회장의 밀착이 일종의 면죄부로 작용해 재판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불법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인사...
입력:2018-09-18 04:10:02
[한마당-서윤경] 망치 그리고 못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본명은 사무엘 랭그혼 클레멘스다. 작가가 되기 전 자신의 본명으로 샌프란시스코 지역 신문에서 기사를 썼다. 1865년 단편 ‘캘리베러스의 명물 도약 개구리’를 내놓은 뒤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2년 뒤 유럽과 팔레스타인 등을 여행하고 쓴 기행문 ‘철부지의 해외여행기’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 그럼에도 그를 대변하는 소설은 따로 있다. 모험 시리즈인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다. 초등학생들의 필독서이면서 고전으로 꼽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소설은 보물찾기...
입력:2018-09-17 04:05:01
[한마당-김명호] 지구를 구하는 작은 영웅들
모처럼 반갑고 기분 좋은 뉴스를 봤다. 2년 전 이맘때 이 난을 통해 ‘놀라운 바다 청소’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21세의 네덜란드 청년 보얀 슬랫은 비영리단체 ‘오션클린업(OceanCleanUp)’을 만들어 태평양에 형성된 한반도 7배 크기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2년 전 북극해에서 자신이 고안한 수거 장치를 시험 가동을 했다. 그게 현실이 됐다. 지름 1.2m, 길이 600m의 U자형 띠 형태의 수거 장치가 지난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했다.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거대 ‘쓰레기 섬’ 주변에 도착하면 이 장...
입력:2018-09-15 04:05:02
[한마당-김용백] 고령사회 1인 가구
‘혼밥(혼자 먹는 밥)’ ‘혼행(혼자 하는 여행)’ ‘혼영(혼자 보는 영화)’ 등등 나 홀로 하는 행위 관련 신조어가 늘고 있다. 홀로 사는 20, 30대가 급속히 증가하면서부터다. 고령사회가 되면 노인층 1인 가구는 증가하기 마련이지만 한국의 경우 20, 30대 1인 가구 비율이 60세 이상의 경우를 앞질렀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2017년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가구 수는 지난해 11월 1일 기준 2016만8000가구였다. 1인 가구는 28.6%를 차지했다. 2인 가구(26.7%)나 3인 가구(21.2%)보다 많았다. 한국도 65세 이상 인구가 711만500명...
입력:2018-09-14 04:10:01
[한마당-라동철] 출산이 축복인 사회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출산주도성장’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출산을 국가 성장을 위한 도구로 여기는 인식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 그렇다고 출산과 육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자는 취지까지 싸잡아 비난할 건 아닌 것 같다. 신생아 1인당 출산장려금으로 2000만원을 지급하고 20년간 매월 33만원씩 총 1억원을 지원하자는 제안인데 실행된다면 저출산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다.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언의 진정성을 입증해야 하는 건 김 원내대표의 몫이다. 저출산이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회 문제라는 ...
입력:2018-09-12 04:05:02
[한마당-김명호] 나는 레지스탕스다
익명의 기고가 백악관과 워싱턴 정가를 들쑤시고 있다.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레지스탕스 일원이다’는 제목의 뉴욕타임스 기고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도덕적이고 반민주주의적이라고 공격한다. 언론들이 앞다퉈 제각각 2∼5명의 고위 관리를 기고자로 압축해 보도하자, ‘나는 아니다’고 적극 해명하는 이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 미국 정치에서 사례가 거의 없던, 재미있는 현상이다. 하기야 보기 드문 대통령이 출현했으니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겠다. 그저 미국 정치의 새로운 현상에 또 하나의 목록이 추가됐다고나 할까. 레지스...
입력:2018-09-11 04:05:01
[한마당-김현길] 1998년과 2018년
“전후방에서 젊음을 바쳐 조국을 지키는 장병들에게 감사드리고 존경한다.” 1999년 11월 6일, 4주의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32사단 훈련소 정문을 나온 만 26살의 박찬호는 이렇게 말했다.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게 된 박찬호로선 동년배에 대한 미안함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가 병역 특례를 받은 1998 방콕아시안게임은 프로야구 선수의 참여를 처음으로 허용한 대회다. 최강 드림팀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이 출전했던 관례에 따라 프로(12명)와 아마(10명)로 팀이 꾸려졌다. 특이한 건 아마 ...
입력:2018-09-10 04:10:01
[한마당-태원준] 디지털 독재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는 올해 대한해운과 영국 BAE시스템 등 9개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한해운은 환경 피해를, BAE시스템은 핵무기 생산 관여를 문제 삼았다. GPFG는 1118조원을 운용하며 9000개 기업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윤리위원회를 두고 기업을 심사해 환경, 인권 등 기준에 미달하면 투자를 철회한다. 담배회사 석탄기업 무기업체 등 지금까지 200곳 이상을 배제했다.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대상은 애플과 구글이다. 각각 8조원과 6조원이 넘는다.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등 글로벌 IT 기업이 투자액 상위 10곳에 다수 포함돼 있다. 올 초 주주...
입력:2018-09-08 04:10:01
[한마당-태원준] 연설의 점수
사흘간 여야 교섭단체 대표 3명이 국회에서 연설을 했다. 각각 1만자가 넘는 긴 원고를 들고 나왔다. 차이는 뚜렷했다. 정치적 입장이 아니라 연설 방식이 그랬다는 말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치인 연설의 틀을 충실히 따랐다. 첫째, 둘째, 셋째 하면서 당면 과제 5가지를 나열하고 방향을 제시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연설문은 따옴표가 유독 많았다. ‘문워킹’ ‘사람 잡는 경제’ ‘세금 뺑소니 정권’ ‘오지랖퍼’ 등 감정이 듬뿍 실린 조어를 동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건조한 문장을 택하는 대신 &ldquo...
입력:2018-09-07 04:10:01
[한마당-이흥우] 이용호의 참회록
세상에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산 윤동주도 참회록을 썼다. 윤동주는 시로밖에 일제에 저항하지 못한 문약한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그는 참회록을 통해 각오를 다잡으며 시인이 걸어가야 할 시대의 양심을 되새겼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참회록을 썼다. 이 의원은 지난해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시절 소득 상위 10%를 아동수당 지급대상에서 제외한 아동수당법 제정을 강하게 주장했다. 고소득자 자녀에게까지 수당을 지급하는 건 비합리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결국 아동수당법은 이 의원 주장대로 만들...
입력:2018-09-06 04:10:01
[한마당-전정희] 송도 주차 사건과 배척 공동체
‘단지 내 주거민 외 외부인의 출입을 금합니다(CCTV 작동 중).’ 여의도 한 아파트단지 정문 옆 담장에 걸린 현수막 문구다. 단지를 둘러싸는 다른 출입문에도 같은 현수막을 걸어 놓았다. 대개의 아파트단지는 외부 사람이라고 해서 출입을 통제하지 않는다. 80%가 외부인에 대한 개방을 택하고 있다. 외부 차량 주차를 막기 위한 자동개폐 장치가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서울 여의도와 마포, 서대문 등지서 외부인 출입을 금하는 현수막을 자주 본다. 다중을 향해 ‘CCTV 작동’ 운운하며 그렇게 엄포를 놓아야 할까. 그 단지 밖 길을 걷는 사람, 대...
입력:2018-09-05 04:10:01
[한마당-이흥우] 전직 대통령의 품격
39대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재임 1977∼81년)는 재임 시 인기가 없었다. 임기 중 발생한 이란 이슬람혁명과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도 막지 못했다. 임기 내내 초강대국 미국의 자존심을 심하게 훼손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반대파는 ‘가장 허약한 대통령’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고 결국 그는 재선에 실패했다. 선거에서 참패한 카터는 알거지나 다름없었다. 고향 조지아로 돌아온 그에게 남은 거라곤 100만 달러가 넘는 빚더미뿐이었다. 그는 저서 ‘나이 드는 것의 미덕’에 ...
입력:2018-09-04 04:05:01
[한마당-지호일] 다시, 공화주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국체(國體)를 언급한 헌법 제1조 1항은 ‘민주’와 ‘공화’의 절묘한 결합으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짓누르는 무게 탓이든, 박정희 군사정권 아래의 ‘공화당’이 막연한 기피증을 키운 탓이든 한국 사회에서 공화주의는 화석화된 정신 최급을 받거나 무관심, 반감 속에 자리하고 있다. 마치 질주하는 민주에 기생하는 부속물같이. 동양에서 공화(共和)라는 말이 등장한 건 거의 3000년 전이다. 중국 주나라의 려왕이 폭정을 일삼자 제후들이 왕을 쫓아내...
입력:2018-09-03 04:10:01
[한마당-신종수] 김&장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사이의 갈등이 봉합되는 모습이다. 최근 두 사람은 50여일 만에 만났다. 둘 중 한 사람이 그만두거나 둘 다 그만둬야 할 것 같았는데 두 사람 모두 유임됐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개각을 앞둔 며칠 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선택이 아니라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장 실장(소득주도성장), 김 부총리(혁신성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공정경제)은 유임된다는 말로 들렸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당분간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
입력:2018-09-01 04:05:01
[한마당-김용백] 문화접대비
정부가 28일 확정한 ‘2018년도 세법개정안’에는 기업의 문화접대비를 확대하는 내용이 있다. 적절성 논란이 있었지만 기업이 100만원 이하 미술품을 증정용으로 구입한 비용을 문화접대비에 포함시켰다. 식사 주류 등의 가격을 포함한 기업의 관광공연장 입장권도 전액을 문화접대비로 인정했다. 문화·예술·관광 부문 지원이라는 취지를 이해하지만 기업들의 문화접대비 활용이 얼마나 늘지는 의문이다. 문화접대비는 문화 진흥 또는 기업의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을 위해 일반 접대비 이외의 접대성 문화비를 조세법에 따라 추가 손비(損費)...
입력:2018-08-30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