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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염성덕] AI의 일탈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6년 3월 인공지능(AI) 챗봇 ‘테이(Tay)’를 야심차게 공개했다. MS는 트위터 같은 소셜 메신저를 통해 사용자와 대화할 수 있는 챗봇을 기대하며 테이를 만들었다. 다양한 유머와 농담을 구사하는 테이는 대화 과정에서 진화하도록 설계된 AI였다. 문제는 테이가 몰지각한 사람들로부터 인종·성차별과 폭력적인 언어를 배우게 된 것이다. 흑인을 비판하거나 나치를 두둔하기도 했다. MS는 공개한 지 불과 16시간 만에 테이를 폐기하고 정중히 사과했다. MS는 테이가 공격적인 언어를 방어하는 기능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고백...
입력:2019-04-04 04:05:01
[한마당-전정희] 왜구, 부정적 타자에 대한 재해석
오는 5월 1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에 맞춰 그들의 연호가 레이와(令和)로 결정됐다. 국내 언론도 그 의미까지 담아 신속히 보도했다. 그렇지만 나루히토에 대한 심층 보도보다 연호 결정에 비중을 더 두는 듯해 유쾌하진 않다. 더구나 일본 정부가 보수 세력을 의식해 처음으로 그들의 고전, 즉 시가에서 문구를 따왔다니 일제의 침략을 경험한 우리로서는 우경화 메시지로 인식되기도 한다. 우리는 임진왜란과 일제 36년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며 그들과 선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 일본 여행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동시에 독도와 위안부 ...
입력:2019-04-03 04:10:01
[한마당-이흥우] 레이와 시대
연호(年號)를 처음 사용한 중국 황제는 한무제다. BC 140년 유학자 동중서의 건의로 건원(建元)이란 연호를 사용하면서부터다. 한무제는 주변국에도 자신의 연호를 쓰도록 강요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영락(永樂)이란 연호를 사용한 게 시초다. 이후 신라, 고려, 후고구려, 발해 등 여러 왕조에서 독자 연호를 사용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중국 연호를 그대로 썼다. 조선은 고종 이전까지 명·청의 연호를 차용하다 고종 31년(1894년)이 돼서야 개국(開國)이라는 독자 연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건양, 광무를 거쳐 순종 때 융희를 끝으로 왕조의 ...
입력:2019-04-02 04:10:01
[한마당-김명호] 이 정도면 확실히 고장난 것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31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설명하면서 “부실 학회 참석 사실을 밝히지 않았고, 검증에서 걸러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 검증이 “공적 기록과 세평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 인사청문회와 언론 취재는 검증의 완결”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인사 추천 및 검증 기능이 붕괴됐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말로 들린다. 실망스럽다. 이럴 바에야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19세 이상 유권자로부터 추천을 받아, 거짓말인지 아닌지도 모를 자기신고서...
입력:2019-04-01 04:05:01
[한마당-이흥우] 핀란드 vs 부탄
지난 2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행복의 날이었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매년 이날을 기념해 세계 행복보고서를 발표한다. 행복지수는 1인당 국내총생산, 사회적 지원, 기대수명, 사회적 자유, 관용, 부정부패 정도 6개 항목을 측정해 산출한다. ‘2019 세계 행복보고서’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로 핀란드가 선정됐다. 그 뒤를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스위스, 스웨덴,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가 이었다.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 5.895점으로 156개 피조사국 가운데 54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4단계 아...
입력:2019-03-30 04:05:02
[한마당-김용백] 도시숲 조성의 그늘
온 국민이 재난 수준의 미세먼지에 시달린 뒤부터 미세먼지 저감사업은 지방자치단체들의 필수 역점 사업이 되고 있다. 특히 도시숲 조성은 정부가 경기 활성화와 미세먼지 대응이라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의욕적으로 추진되는 측면이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지역밀착형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확충 방안’의 세부 투자계획 10대 과제에 포함됐다. 미세먼지 대응과 저감에 2000억원을 들이고 우선 도시바람길 숲 10개와 미세먼지차단 숲 60㏊를 조성한다는 내용이었다. 산림청도 사업 대상 도시 11곳에 2년간 숲 조성에 나선 상태다. 서울시의 경우...
입력:2019-03-29 04:05:02
[한마당-염성덕] 유엔 결의 걷어찬 트럼프
골란고원은 시리아 이스라엘 요르단 레바논 국경과 접하고 있다. 면적 1800㎢인 골란고원은 해발고도가 높아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6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스라엘 식수의 30%를 공급하는 식수원이다. 골란고원은 시리아 영토였다. 지금도 국제법상으로는 그렇다. 이스라엘이 1967년 ‘6일전쟁’으로 불리는 3차 중동전쟁 때 골란고원을 탈취했다. 시리아는 73년 4차 중동전쟁을 일으켰지만 골란고원 탈환에 실패했다. 이스라엘은 81년 일방적으로 골란고원법을 선포하고 자국 영토로 병합했다. 유엔은 ...
입력:2019-03-28 04:10:01
[한마당-신종수] 스냅백
스냅백(snapback)은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관세 혜택을 빠른 시일내에 철회하는 일종의 무역보복 조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자동차 분야에도 이 조항이 있다. 우리가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못하거나 미국 자동차의 판매 및 유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이 철폐키로 한 관세를 6개월 내에 다시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에겐 대표적인 불평등 독소조항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스냅백을 전제로 대북제재 완화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일부 대북제재를 해제하되 북한...
입력:2019-03-27 04:05:01
[한마당-이흥우] 날지 않는 비둘기
전화나 무전기가 없던 시절, 가장 빠른 통신수단은 비둘기였다. 비둘기 발목에 전할 내용을 묶어 날려 보내면 수백 ㎞ 떨어진 곳도 신통하게 잘 찾아간다. 적토마라 한들 비둘기의 비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통신수단이 발달하면서 전서구(傳書鳩)의 역할은 사라졌지만 경주용 비둘기 수요는 꾸준하다. 얼마 전 중국의 한 경매에 ‘아만도’라는 이름의 전서구 한 마리가 무려 140만 달러(15억9000만원)에 낙찰됐다. 전서구 경주가 인기인 중국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비둘기는 예로부터 인간과 친숙한 새다. 노아에게 올리브 잎사귀를 물어다 준 새도 비둘기였...
입력:2019-03-26 04:05:01
[한마당-태원준] 부가티
슈퍼카 브랜드 부가티의 창립자 에토레 부가티는 이런 말을 하고 다녔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차를 만든다. 누가 사겠다고 하면, 글쎄… 팔 수도 있겠지.” 그는 엔지니어보다 예술가에 가까웠다. 할아버지는 건축가, 아버지는 디자이너, 동생은 조각가인 이탈리아 밀라노의 집안에서 1881년 태어났다. 예술학교에 다녔는데 아버지의 제안으로 모터사이클 회사에 취직했다. 이륜차, 삼륜차, 사륜차를 차례로 디자인하며 두각을 보인 뒤 1909년 프랑스에서 자기 이름을 딴 자동차회사를 차렸다. 명성을 얻은 건 자동차경주를 통해서였다. 1924년 선보인 부가...
입력:2019-03-25 04:05:02
[한마당-신종수] 개츠비와 만수르
‘위대한 개츠비 곡선’은 소득 불평등이 커질수록 세대 간 계층 이동성이 작아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래프다. 빈부 격차가 클수록 부모의 소득과 지위를 자녀가 세습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론이다. 최근 작고한 세계적인 노동경제학자 앨런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가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버닝썬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빅뱅의 승리가 개츠비를 빗대 승츠비로 불린다. 성공한 사업가로서 화려한 파티를 즐기는 이미지가 오버랩되는 별명이다. 버닝썬에서 판매했던 1억원짜리 ‘만수르 세트’를 보면 빈부 ...
입력:2019-03-23 04:10:01
[한마당-라동철] 전태일기념관
서울 동대문종합시장과 평화시장을 잇는 청계천 버들다리 보도에 상반신 형태의 동상이 서 있다. 작업복 차림의 이 청년은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인 고(故) 전태일(1948~70) 열사다. 그는 1960년대 후반 인근 평화시장 봉제공장에서 시다(보조원), 재단사로 일하며 개발 시대 노동운동의 씨앗을 뿌렸다. 당시 일대에 밀집했던 봉제공장들에서는 10대 중·후반 여공들이 커피 한 잔값인 50~70원의 일당을 받고 하루 14시간씩 일했다.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먼지 투성이의 다락방에서 일하다 병에 걸리고 부당하게 쫓겨나는 일이 다반사였다. 전태일은 상대적으로 좋은 대...
입력:2019-03-22 04:10:01
[한마당-배병우] 브루클린 브리지와 한강 인도교
서울 시계 내 한강에는 28개(잠수교와 반포대교 따로 계산)의 다리가 있다. 가장 서쪽에 신행주대교, 가장 동쪽엔 강동대교다. 지하철과 철도가 통과하는 철교는 잠실철교 한강철교 당산철교 마곡대교 등 4개다. 길이로는 마곡대교가 2930m로 가장 길다. 한강 다리의 역사는 119년 전인 1900년 시작됐다. 그해 7월 한강철교가 완공되면서다. 당시 한강 남쪽의 노량진역에서 끊겨 있던 경인선을 강북의 용산역과 연결시키기 위해 건설됐다. 한강을 가로지르는 두 번째 다리가 한강철교 바로 옆에 위치한 한강대교다. 1917년에 사람과 우마차가 다니도록 인도교(人道橋)로 ...
입력:2019-03-21 04:05:01
[한마당-전정희] “고양이를 쏘지 마세요”
광주 호남신학대학 캠퍼스 산자락에 허철선(찰스 베츠 헌틀리·1936~2017) 선교사의 사택이 지금도 남아 있다. 지역 선교단체가 그의 의료선교와 인권운동을 기리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허철선은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기독병원 원목과 호남신대 상담학 교수였다. 1980년 5월 27일 밤. 광주의 선교사지구가 공수부대에 고립됐다. 허철선, 언더우드 등 선교사 성인 가족은 언더우드 집에 모여 기도 모임을 했다. 그 시각 무장한 사복이 허철선 부부의 집을 수색했다. 광주에서 태어난 부부의 딸 제니퍼(당시 11세)가 집에 있었다. 계엄군은 허철선이 ...
입력:2019-03-20 04:05:01
[한마당-김명호] 굿 이너프 딜
협상의 기술을 말할 때 ‘배트나(BATNA·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란 개념이 있다. ‘협상이 결렬됐을 때 취할 수 있는 최상의 대안’을 뜻한다. 단순한 대안이 아니라 수많은 대안 중에서 가장 좋은 대안을 말하는 것이다. 당연히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 협상 당사자가 온갖 변수와 경우의 수를 고려해 짜내고 개발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상대의 배트나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분석·대응하는 것이다. 그런데 협상이 진행 중이더라도 조건과 환경은 변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배트나를 제시했다 하...
입력:2019-03-19 04:10:01
[한마당-김용백] 바비와 포용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지난 11~13일 잇달아 진행됐다. 정책적 협력 분위기는 고사하고 다시 싸움박질로 정국이 경색됐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 사회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각성을 우려하며 혁신성장과 공정경제 완성을 통한 포용국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사회 통합을 위한 포용을 강조했다. 이 내용은 하루도 못 넘기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설로 인해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종적도 없다. 사실 우리 사회 포용의 필요성은 광범위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정치적이나 경제적만이 아닌 다양한 사회 구성원, 인종, 문화 등에까지 적용돼야 진정한 ...
입력:2019-03-18 04:10:01
[한마당-염성덕] 미군은 용병인가, 조폭인가
국방부를 출입하던 1990년대의 일이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앞두고 미국 언론이 첨단 무기에 대한 기사를 게재한다. 가공할 파괴력과 완벽한 방어력을 지닌 무기 성능을 소개한다. 북한과 대치 중인 한국의 방위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 정부와 방위산업체가 무기를 팔려고 합동작전을 벌인 것이다. 한국 특파원들이 미 언론의 기사를 재해석해 송고하면 한국 언론이 크게 보도한다. 미 국방장관은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국의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유리한 협상 고지를 선점하려고 노력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 분담액을 대...
입력:2019-03-16 04:05:02
[한마당-라동철] 잉여인간 일자리 프로젝트
19세기 초 영국의 직물공업지대 곳곳에서 노동자들이 공장의 기계를 파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자동화된 직물 기계 도입으로 일자리에서 밀려난 노동자들이 주도한 러다이트운동이다. 기계화·자동화와 기존 노동자와의 갈등은 200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형이다. 현금인출기가 설치되고 온라인·모바일 뱅킹이 확산되자 은행 창구 일자리는 쪼그라들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 징수원들은 하이패스 설치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자율주행이 보편화되면 운전으로 먹고사는 사람들도 온전할 리 없다. 이코노미스트의 글로벌 경제 전담 기자인 라이언 아벤트는 ...
입력:2019-03-15 04:05:01
[한마당-김명호] 모두를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 사건에 대해 조사기한 연장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을 모양이다. 따라서 이달 말에 조사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에 따라 재수사가 이뤄질지, 아니면 의혹 없음으로 끝날지 관심이다. 이 사건은 검찰과 경찰이 근본적인 입장 차이를 갖고 있다. 조사 결론에 따라 한쪽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있다. 그러니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있는 두 기관이 조사 진행 상황과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만하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검찰과 경찰이 부딪힐 일이 많을 것 같다. 조사...
입력:2019-03-13 04:10:01
[한마당-태원준] 클럽 아레나
서울 강남의 클럽 아레나가 업계 1위에 오른 건 철저한 ‘입뺀 시스템’ 덕이라고 한다. ‘입구 뺀지’란 속어를 줄인 말로 외모와 차림새가 볼품이 없으면 입장을 막는다는 뜻이다. 이 클럽의 한 MD(영업사원)는 “이런 입뺀 시스템이 아레나에 입장하는 이들에게 큰 자부심을 준다”고 블로그에 적었다. 시간대별 입뺀 기준을 1~4단계로 정리한 글이 지난해 인터넷에서 회자되자 유튜버 사이에선 아레나 입뺀 체험 방송이 유행했다. 어느 여성 유튜버는 ①힙합룩 ②청바지 스타일 ③노출패션으로 세 차례 도전했는데 입장에 성공한 건 ...
입력:2019-03-12 04:10:01
[한마당-신종수] 마스크
마스크는 1900년대 초 세계적으로 인플루엔자가 유행하였을 때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요즘처럼 한 나라 국민 전체가 일제히 마스크를 쓰다시피 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주한미군마저 정책을 바꾸는 방안을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육군은 제복을 입었을 때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산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 기승과 중국산 마스크 판매 증가는 병 주고 약 주는 식의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샤오미 마스크의 경우 일회용 한 개에 2000원, 6개월 동안 쓸 수 있는 외피 1만원에 8시간 사용 ...
입력:2019-03-11 04:05:02
[한마당-김용백] 반려묘 슈페트
요즘 반려묘(猫) 슈페트(Choupette)가 부유한 반려인의 재산을 상속받을지 관심사다. 반려인은 샤넬의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Karl Lagerfeld)로 지난달 19일(현지시각) 타계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고 직계 존비속이나 형제자매가 없다. 라거펠트와 2011년부터 함께 산 슈페트는 올해 여덟 살인 버마산 암고양이로 하얀 털에 푸른 눈동자를 지녔다. 라거펠트는 전용기로 슈페트와 같이 다녔고 슈페트에 경호원 1명과 보모 2명을 24시간 붙여줬다. 전속 운전기사, 주치의까지 따로 있었다. 슈페트는 저명하다. 2012년 소셜미디어인 트위터 계정에 처음 얼굴을 ...
입력:2019-03-09 04:10:01
[한마당-이흥우] 기후이민
‘예상치 못한 사태나 괴이한 변고’. 이변의 사전적 정의다. 그러나 이변이 잦다면 그것은 이미 이변이 아니다. 기상이변이 그렇다. 세계적으로 흔한 일이 되다 보니 사람들도 적응해 많이 둔감해졌다. 대다수 학자들은 지구온난화를 기상이변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인류가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게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전 400~500년 주기로 1.5도 안팎의 변화를 보이던 지구 연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후 10년 주기로 0.1도씩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이 주기가 빨라질지도 모른다. 미국 항...
입력:2019-03-08 04:10:01
[한마당-염성덕] 장사꾼 트럼프
소년 시절에 도널드 트럼프는 군사학교를 다녔다. 아버지가 아들을 엄격한 교육 환경에서 키우기 위해 군사학교를 선택했다. 미국 뉴욕의 부동산업자인 아버지를 보면서 트럼프는 재테크 수완을 하나둘씩 몸에 익혔을 것이다. ‘트럼프그룹’을 일구며 부동산 재벌 반열에 올랐다. 그의 자산은 31억 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한다. 부동산 개발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협상장에서도 장사꾼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한 문서를 ...
입력:2019-03-07 04:05:02
[한마당-전정희] 비곗덩어리들
“우리가 죄를 범한다 해도 의도가 순수하다면 주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없습니다.” 프랑스와 프로이센의 보불전쟁(1870~1871)을 배경으로 한 기 드 모파상의 소설 ‘비곗덩어리’에서 신심 깊은 수녀가 프로이센군의 군홧발을 피하고자 마차로 탈출하면서 일행을 향해 한 말이다. ‘의도가 순수한 죄는 죄가 없다’는 메시지다. 늙고 박색인 수녀는 젊고 예쁜 수녀를 데리고 르아브르의 자국 부상 군인을 간호하기 위해 탈출하는 거라고 유독 강조한다. 탈출 마차 안에는 세 쌍의 부부와 코르뉘데라는 공화주의자, 손가락이 소시지와...
입력:2019-03-06 04:10:01